산행트레킹기

2009. 1/18 509차 고 조익래산케 3주기 추모 북한산(삼각산) 탕춘대능선-형제봉능선 산행기

새샘 2009. 1. 19. 19:03

산행로: 구기파출소-탕춘대능선-포금정사지-비봉-사모바위-청수동암문-대남문-대성문-형제봉능선-영취사-정릉탐방지원센터(9km, 5시간)

 

 

산케들: 重山양준영, 鏡岩이병호, 素山이승무, 이유상, 김영수, 仁山이상돈, 번둥김종석, 정수진, 道然배기호, 慧雲김일상, 如山장만옥, 百山이주형, 元亨김우성, 새샘박성주(14명) 도담산우회 백경봉대장

碧巖이충식은 뒤풀이 참석.

 

오늘은 故 조익래 산케의 3주기 추모 산행이다. 작년과 재작년의 추모산행은 고인과 함께 즐겨 찾았던 도봉산에서 했는데, 이번 3주기 산행은 도봉산 인근의 삼각산에서 하는 것이다. 이렇게 삼각산을 추모산행지로 집행부가 결정한 것은 고인의 혼령이 도봉산에서 벗어나 더 넓은 곳까지 돌아다니도록 하자는 의미라고 한다.

오늘 산행에는 생전에 고인과 절친하였던 중산은 아픈 허리를 붙잡고 대구에서 새벽 KTX를 타고 왔고, 또 다른 절친한 친구 김영수는 평소 근교 낮은 산들을 타면서 체력을 키운 다음 오늘 삼각산행에 아침 일찍 도착. 이 둘 외에도 금년 들어 처음으로 얼굴을 보인 경암을 비롯한 12명의 산케가 추모산행에 동참하였고, 현재 도연과 함께 정맥을 타고 있는 도담산우회의 백경봉 대장도 추모산행에 함께 하기 위해 도연과 함께 합류.

 

09:25 구기파출소를 지나 바로 왼쪽 주택가 길로 방향을 바꾸어 탕춘대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탕춘대(蕩春臺)는 세검정 동쪽 100m 지점에 위치한 산봉우리에 지은 정자인데, 군량미를 비축하는 창고를 짓고보호하기 위한 성을 쌓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탕춘대능선을 따라 20분쯤 걸어 오르니 왼쪽에는 족두리봉이 있고 우리가 걸어가는 정면으로 향로봉과 비봉으로 연결되는 삼각산 비봉능선이 보인다.

 

 

탕춘대능선에서 거북 모양의 거북바위에 이른다. 거북바위의 머리에 해당하는 둥근바위와 머리 양쪽으로 내밀고 있는 두 다리모양의 바위는 이틀전 내린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거북바위에 올라 첫번째 전체사진을 만든다. 단체사진에서 빠지기 일수인 새샘은 도담산우회 백대장 덕분에 모든 사진에서 모델의 일원이 되어본다.

 

 

 

 

향로봉과 포금정사지 갈림길에서 탕춘대능선을 벗어나 포금정사지 길로 들어서니 큰 코와 함께 큰 고대로마군인의 투구를 쓰고 있는 모습의 바위가 나타난다. 바위 이름을 병정바위(?)라고 붙여본다.

 

 

 

옛 절터인 포금정사지는 축대가 있는 너른 공터다. 축대 위가 건물이 있었던 곳인 것 같다. 축대 위에 앉아 쉬는데 누군가 산케현수막과 함께 단체사진을 박자고 제의한다. 아까 거북바위에서 찍을 때 현수막을 펴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봉으로 향하는 길 오른쪽으로 물개 모양을 하고 있는 물개바위가 보인다.

 

 

 

진흥왕순수비가 서 있는 비봉 왼쪽을 돌아 사모바위 도착. 이곳이 비봉능선에서 산행객들이 가장 붐비는 곳이다. 작년 경부합동산행때 여기서 50여명이 자리를 펴고 부산친구들이 가져온 싱싱한 회를 맛봤던 기억이 새롭다.

 

 

사모바위에서 우리가 왔던 길을 돌아본 눈 덮힌 비봉과 향로봉은 앞에서 본 모습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사모바위를 배경으로 해서 찍은 사진은 많으니 이번에는 반대방향인 비봉(왼쪽)과 향로봉(오른쪽)을 배경으로 등정 기념촬영을 한다. 이 사진에는 백대장(경암 옆 맨 오른쪽)도 함께 한다. 원래 이 근처에서 추모제를 할려고 했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11시) 12시 경에 추모제를 지내고 제사음식과 약주를 먹기로 하고 출발. 

 

 

사모바위를 지나 앞을 바라보니 승가봉 뒤로 나한봉-문수봉-보현봉으로 이어지는 삼각산 의상능선이 펼쳐진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고비인 청수동암문 깔딱이를 오른다. 영수와 중산은 서로를 격려하면서 함께 깔딱이를 오른다. 깔딱이 끝지점인 청수동암문을 통과하면서 영수는 생애 가장 힘든 산행이었다고 고백한다.

 

 

대남문을 향하는 도중 산행로를 약간 벗어난 곳에 비교적 넓은 공터를 발견하고서 추모제 준비를 한다. 북쪽으로 배낭을 정열하고 준비한 제사음식을 차린다. 과메기, 눌린 돼지머리고기, 사과, 배, 귤, 막걸리에 이어 브랜디까지. 먼저 모든 산케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묵념을 올린 다음, 원형회장, 중산, 영수가 차례로 술을 올리고 절 한다. 오늘이 3주년 추모제이니 탈상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제 모두들 둘어앉아 제사음식과 술로서 산행주를 즐긴다. 모두들 막걸리로 건배하고서 경암이 준비해온 과메기를 미역에 싸서 초장, 미나리, 마늘, 고추를 얹어 입 속으로 넣는다. 15명이 한 줄로 둘러 앉을 수 없어 뒤에 서 있는 산케들은 앞에 앉은 산케가 싸서 전달. 새우젓에 찍어 먹은 눌린 돼지머리고기도 맛도 일품이다. 돌아가면서 고 조익래 산케와의 추억의 앨범을 펼치기 시작한다.

 

 

담소를 끝내고 하산을 시작한다. 눈이 얼어 미끄러운 내림길을 대비하여 모두들 아이젠을 착용한다. 대남문을 지나 대성문으로 향하는 내림길은 소복하게 눈이 쌓여 있다.

 

 

 

대성문에서 산성주능선을 따라 보국문으로 향하지 않고 바로 형제봉능선을 따라 정릉으로 향하는 내림길을 택한다. 영취사에서 따뜻한 공짜 커피를 한잔 씩 하고서 계곡을 따라 계속 내려간다. 계곡물은 꽁꽁 얼었으며, 보를 넘어오는 물 역시 얼었다. 하얀 얼음과 검은 돌이 대비되는 계곡의 풍광을 흑백으로 담아본다.

 

 

오늘 총  산행시간은 5시간. 정릉으로 내려올 때마다 식사를 위해 들리는 유명한 정릉 할머니 순대집으로 들어선다. 안에는 15명이 앉을 공간이 없어 길거리에 자리를 편다. 막걸리 건배로 점심과 뒤풀이 시작하면서 모듬순대와 순대국으로 즐겁게 배를 채운다.

 

 

금년 첫 산케가 된 교육인적자원부 대한민국학술원 이승무 국장의 환영식을 을지로골뱅이에서 연다고 집행부가 발표함으로써 버스로 이동. 종로에서 내려 을지로까지 걸어가는 도중 만난 청계천 겨울풍광을 흑백사진에 담는다.

 

 

을지로 골뱅이집 입구로 들어서는 중산과 도연. 대구에서 새벽열차 타고 올라온 중산은 피곤한 모양이다. 환영식장인 골뱅이집에는 벽암이충식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다.

 

 

승무 환영식을 마치고 산케들과 헤어진 원형회장, 백산대장, 영수, 새샘은 서울역까지 걸어간다는 중산을 배웅하기 위해 중산과 함께 서울역으로 걸어간다. 을지로입구역에 도착하자 중산은 혼자서 서울역까지 걸어가고 싶다고 다들 헤어지자고 한다. 모두들 중산과 악수를 나눌 수 밖에는. 서운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질까봐 디카를 꺼내어 네온사인이 번쩍거리는 을지로 야경을 담아 본다.

2009. 1. 19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