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12 541차 양평 청계산 산행기
산행로: 국수역-약수터-국수봉-형제봉(508)-청계산(658)-송골고개-팔당공원묘지-목왕리 시골마당(9km, 5시간30분)
산케들: 盤谷이철섭, 法泉정재영, 道然배기호, 素山이승무, 元亨김우성, 友齋정수진, 智山방효근, 새샘박성주, 百山이주형(9명)
오늘은 9시까지 국수역에 모이도록 되어 있다.
30분마다 다니는 국수행 전철을 생각하면 모두들 옥수역 7시57분발 국수행 전철을 타야하므로 오늘 산행에 참가하는 산케들은 모두 이 전철에서 만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옥수역에 내리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산행 중에는 그치겠지....
옥수역에서 모두 8명이 만나 전철을 같이 타고 간다.
앞차를 타고 국수역으로 가고 있다고 전화를 해온 법천을 우리 모두는 앞차가 아닌 바로 옆칸에서 발견한다.
이렇게 아홉산케 모두가 같은 전철을 타고 국수역에 내려서 곧바로 청계산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가다가 길거리카페에서 정상주도 준비하고.
청계산 들머리에는 청계산으로 오르는 산행길이 왼쪽과 오른쪽의 두 길이 있다.
도연의 안내로 왼쪽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오름길은 여기서 500m 후부터 시작된다는 이정표가 붙어 있다.
오름길 들머리에 서 있는 청계산 안내판을 보고서 도연이 오늘 산행로를 설명한다.
원래 예정된 산행로는 형제봉을 거쳐 청계산까지 갔다가 오른길을 다시 내려오는 왕복코스였다.
그런데 내림길을 단축하고 계곡에서의 목욕을 위해 청계산에서 계속 북쪽으로 내려가다가 송골고개에 이르러 왼쪽의 내림길을 따라 계곡에 도달한 후, 팔당공원묘지를 거쳐 목왕리 식당에서 뒤풀이를 한 다음 버스로 양수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변경한다고 설명한다.
비가 한두방울씩 뿌리는 가운데 습도가 다소 높기는 하지만 선선한 바람이 계속 불어 햇볕도 없고 먼지도 없는 쾌적한 산행길이 될 것 같다.
오름길의 시원하게 뻗은 잣나무숲 사이로 안개가 제법 자욱하게 끼기 시작한다.
위로 올라가면서 잣나무숲은 리기다소나무숲과 떡갈나무숲으로 바뀌고 안개가 점점 자욱하게 짙어진다.
청계산은 참나무 중에서 떡갈나무가 유난히 많은 것이 특징이다.
청계산 약 2km 전 청계산에서 두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형제봉(508m)을 오른다.
형제봉에는 산행객이 편하게 앉아 쉴 수 있는 나무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이 전망대에서 도연이 준비해온 영지주를 한잔씩 가볍게 하면서 남아있는 본격적인 오름길을 대비하여 마력수를 올리기 시작한다.
한편 안개는 더욱 심해지고...
출발 전 이곳에서 산행을 기념하는 첫번째 단체사진을 박아둔다.
형제봉에서 청계산으로 가는 길은 제법 심한 내림길로 시작된다.
얼마나 오르려고 이렇게 내려가는 것일까?
정상 이전의 이런 내림길이 가장 싫은건 모든 산행객의 공통된 느낌일게다.
안개는 줄어들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고...
하지만 주위가 확 트인 철탑을 지나 시작되는 오름길에서 고개를 들어보니 멀지 않은 곳에 봉우리가 보인다.
저곳이 청계산 정상이리라.
그러고보니 어느새 햇빛이 나기 시작하면서 안개는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드디어 오늘 산행의 최고봉 청계산(658m)을 오른다.
정상에서 수고했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약주와 아이스케키를 파는 장사꾼들이 우릴 반기는 것이다.
양평 청계산淸鷄山은 시내계溪자가 아닌 닭계鷄자를 쓴다.
양평군 양서면과 서종면 경계를 이루며 한강을 북한강과 남한강으로 가르는 용문산 산줄기 끝자락에 솟구쳐 있다.
흐린날이라서 보이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두물머리兩水里의 풍광이 일품이란다.
청계산 정상에서 정상주를 위해 1시간 정도의 휴식을 취한다.
출발 전 오늘산행의 출석부는 빠뜨릴 수 없는 필수 요소.
청계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난 좁은 몹시도 가파른 내림길을 따라 송골고개로 향한다.
내림길에서 청계산을 올려다본다.
내림길에서 우리나라 자생들꽃인 고려엉겅퀴의 화려한 보라색꽃을 구경한다.
청계산 정상을 떠난 지 약 30분 후 송골고개 도착.
여기서부터 청계산 주능선로를 벗어나 왼쪽으로 난 목왕리(팔당공원묘지) 내림길을 따라 내려가야한다.
송골고개에서 20분을 채 내려오지 않은 곳에 알탕을 위한 계곡이 우릴 맞이한다.
계곡 근처에서는 물론 지금까지 내림길을 내려오면서 단 한명의 산행객도 만나지 않았다.
너나 나 할 것없이 모두 팬티차림으로 계곡물로 뛰어들고...
알탕이란 말은 물속에서 아랫도리를 드러내는 거고, 거풍이란 말은 숲속에서 아랫도리를 드러내는 거라고 백산이 설명하여, 거풍 대신 알탕이란 용어를 쓰기로 한다.
시원한 20여분의 알탕을 마치고 점심 겸 뒤풀이가 기다리는 목왕리 식당으로 향한다.
그런데 출발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팔당공원묘지에 도착하니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승용차를 얻어타고 내려가는 산케, 우산 쓰고 내려가는 산케, 비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산케 등등 아뭏든 제멋대로 목왕리 식당인 시골마당으로 향한다.
5분도 채 못되어 비는 그치고...
식당인 시골마당으로 들어선다.
여기서 양수역을 다니는 버스는 1시간 간격으로 있다니 뒤풀이 시간은 약 1시간이다.
그 사이 열심히 마시고 먹고. 술은 막걸리 대신 옥수수동동주, 안주는 뭐였더라?
사진에서 보다시피 우재가 주인아주머니와 함께 술과 음식을 나르면서 모든 산케들을 즐겁게 해 준다.
식당 앞마당 화분에 핀 하얀 흰꽃나도샤프란은 시골 정취와 잘 어울리는 꽃일까?
전혀 어울리지 않는 꽃일까?
양수역에서 국철을 타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차창을 통해 밖을 바라본다.
푸르디 푸른 한강물과 두물머리가 더없이 아름다운건 결코 경치 그 자체의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리!!
2009. 9. 14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