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28 551차 서울 북한산(삼각산) 탕춘대능선-비봉능선-대남문-구기계곡 산행기
산행로: 녹번역 3번출구-대림아파트-장군바위-탕춘대능선-포금정사터-비봉(560)-사모바위-문수봉우회-청수동암문(694)-대남문(683)-구기계곡-구기터널입구 목욕탕(10km, 5시간)
산케들: 長山손욱호, 道然배기호, 元亨김우성, 智山방효근, 友齋정수진, 새샘박성주, 如山장만옥, 慧雲김일상, 百山이주형(9명)
원형회장 얘기로는 산케들이 녹번역에서 탕춘대능선을 거쳐 삼각산을 올랐던 적이 딱 한번 있었다는데 지난 산행기를 다 훑어봐도 녹번역에서 출발한 기록은 보이질 않는다. 탕춘대능선을 오른 적은 몇번 있기는 한데, 출발지가 녹번역이 아닌 구기파출소와 상명대학이었다. 그러니 녹번역에서 탕춘대능선을 오르는 것은 이번 산행이 처음인 모양이다.
산 위에서 만나기로 한 도연을 제외한 산케 8명이 녹번역에서 정상주를 준비한 다음 대림아파트와 JR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선다. 탕춘대능선을 향하는 들머리는 아파트단지 끝 산자락에 있다.
09:20 들머리 돌계단길에 발을 올림으로써 오늘의 삼각산행은 시작된다. 오늘 날씨는 안개가 많이 끼어 햇볕이 없기는 하지만, 기온은 그다지 낮지 않고 차가운 산바람도 불지 않는다. 별로 춥지도 않고 땀도 별로 흘리지 않을 것 같은 겨울산행에는 딱 좋은 날씨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탕춘대능선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30분 이상은 걸어야 할 것 같다. 별로 급하지 않은 오름길을 따라 20분 정도 걸어 장군바위를 만난다. 펑퍼짐하게 큰 바위라고 해서 붙은 이름인 것 같다. 장군바위에서 남쪽으로 내려다보니 서울시가지와 시가지 너머로 산과 능선이 어렴풋이 보인다. 장군바위에 설치된 소개판에는 북악산, 인왕산, 청계산, 안산, 관악산, 63빌딩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기는하지만, 오늘은 흐린 날씨 탓에 시가지 너머로 어렴풋이 산능선만 보일 뿐이다.
장군바위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기념촬영을 한다.
산행시작 40분 후 산성인 탕춘대성에 이른다. 여기서부터 탕춘대능선이리라. 탕춘대성 암문에서 휴식하는 도중 도연과 조우한다.
탕춘대성길에서 노란꽃을 활짝 피운 개나리꽃을 만난다. 이렇게 시도 때도 모르고 천둥벌거숭이처럼 피는 꽃을 신세대꽃이라고들 부른다.
길바닥에 네발을 완전히 죽 벌리고 뻗어 있는 거북바위를 지나니
오른쪽의 구기계곡 너머로 형제봉능선이 뻗어 있다.
국립공원직원들이 산불방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탕춘대탐방지원센터를 지나니 향로봉(535)이 바로 눈앞이다.
향로봉 아래에서 직진하여 향로봉으로 오르지 않고 오른쪽길인 들어서서 포금정사터로 향한다. 포금정사布金精舍가 옛날 어떤 곳이었는지 인터넷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동명의 절은 있는 모양이다. 포금정사터 축대위로 올라가보니 평지 한쪽끝에 약수터가 있다.
포금정사터를 지나 비봉으로 조금 오르다가 오른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물개바위(?)가 보인다.
진흥왕순수비가 서 있는 비봉(560) 바로 밑에 다다른다. 비봉 위는 많은 산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람 없는 순수비만 있는 풍광을 찍기 위해 한참동안 비봉을 노려본 끝에 드디어 성공을 거둔다.
해발고도 540m의 사모바위 앞을 지나니,
바로 앞이 문수봉(727)이고 그 뒤로 삼각산으로 연결되는 산성주능선이 펼쳐진다.
문수봉을 우회하려면 사모바위에서 돌문을 지나 한참을 내려간 다음 다시 청수동암문(694)으로 올라야 하는데, 이 청수동암문 오름길이 비봉능선에서 가장 힘든 깔딱이다. 오름길 맨 아래에서 쉬지 않고 오르면 청수동암문까지 딱 10분이 걸린다.
대남문(683)에서 자리를 펴고 막걸리와 소주로서 40분 동안 정상주를 즐긴 다음, 출발전 오늘 함께 한 9명의 산케들이 출석부를 만든다.
원래 산행계획에는 대성문을 거쳐 정릉으로 내려가도록 되어 있었지만, 결혼식에 가려고 빨리 내려가야하는 산케들이 있어 대남문에서 바로 구기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내림길 왼쪽으로 산꼭대기에 바위가 위태롭게 서 있는 보현봉(725)이 우뚝 서 있고, 오른쪽으로는 지나왔던 사모바위(540)가 보인다.
구기계곡을 따라서 내림길은 계속된다. 물이 조금 흐르는 구기계곡의 시작점은 저 멀리 우뚝 서 있는 문수봉이리라!
산행을 시작한 지 5시간 후인 14:20 구기터널 입구 목욕탕으로 들어가 때빼고 광낸 다음, 길 건너 전통과 맛을 자랑하는 할머니두부집에서 두부찌개와 두부김치, 생두부로 뒤풀이를 즐긴다.
이어 낙원상가 짱께집에서 빼갈로 입가심하면서 팔보채와 양장피를 안주로 속을 확 풀고서야 비로소 집으로 향한다.
2009. 11. 30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