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내

2010. 10/9-10 725 모임의 영주 부석사-봉화 춘양-영월 청령포 첫날

새샘 2010. 10. 20. 21:30

여행로: 서울-경북 영주 부석사-경북 봉화 춘양 만산고택(1박)-춘양 만석정-춘양 억지춘양시장-춘양 서벽과수원-강원 영월 청령포-영월 동강 민물매운탕-서울

 

725회원: 강희일 부부, 이순통 총무부부, 윤근성 회장부부, 박성주 부부(8명)

 

이른 09:00 서울을 출발하여 늦은 1:00 영주 부석사 주차장 도착. 가을을 상징하는 청명한 하늘과 흰구름이 우릴 맞는다.

 

이곳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다들 늦는다는 연락에 우리 부부 둘만 점심를 하고서 부석사를 구경하면서 일행을 기다리기로 한다. 모든 식당들이 자랑스럽게 써 붙여 놓은 메뉴 가운데 가을의 향이 물씬 풍기는 산채비빔밥으로 한다.

 

영주榮州 부석사浮石寺소백산국립공원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절로서, 신라 문무왕 때인 676년 의상국사가 세운 우리나라 화엄사 본찰이다. 삼국사기에 의상이 임금의 뜻을 받들어 부석사를 창건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부석사는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꼽히고 있으며, 한국 전통 불교건축물의 특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사찰로 인정받고 있다.

주차장을 지나 부석사로 향하는 길에서 가장 먼저 일주문을 만난다. 일주문 현판에는 '태백산부석사太白山浮石寺'라고 씌여 있다.

 

일주문을 지나 은행나무길을 걸어서 부석사로 향한다. 길 왼쪽으로 높은 2개의 돌기둥인 당간지주幢竿支柱(보물 제255호)가 나온다. 이것은 부처와 보살의 공덕을 기리거나 마귀를 물리치는 깃발(당幢)을 꽂는 깃대(간竿)를 고정시키는 돌기둥을 말한다. 높이는 4.28m이고 통일신라시대인 7세기경 부석사 창건 때 같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천왕상이 있는 천왕문을 지나면 창건 당시의 석조물인 돌계단과 석축을 지난다. 천왕문-범종루-안양루로 오르는 돌계단이 3품 3배단의 9품 만다라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맨 먼저 만나는 석탑은 종무소 앞에 있는 2개의 삼층석탑. 이 두 삼층석탑은 부석사에 있던 것이 아니라 부석사 동쪽 일명사터에 있던 것을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것.

 

종무소 앞의 2개의 3층석탑 바로 뒤가 부석사의 2개의 누각 가운데 먼저 만나는 범종루梵鐘樓. 범종루는 2층 누각인데, 2층에는 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큰 범종과 목어가 있고, 1층의 계단을 통해 다음 누각인 안양루로 오를 수 있다. 범종루 2층의 현판은 '봉황산부석사鳳凰山浮石寺'

 

 

범종루 1층의 돌계단을 오르면 다음 누각인 안양루安養樓가 눈 앞에 나타난다. 안양루 역시 아래의 범종루와 같은 형태인 2층누각. 2층 현판은 '부석사浮石寺', 1층 현판은 '안양문安養門'이라고 씌여 있다.

 

안양루를 오르기 전 왼편을 바라보면 큰 쇠종이 있는 범종각梵鐘閣이 보인다.

 

안양루 돌계단으로 오르면 부석사의 주불전으로 대웅전에 해당하는 국보 제 18호인 무량수전無量壽殿이 바로 앞이다. 무량수전은 아미타불을 모시는 불전이므로 아미타전 또는 극락전이라고도 부르는 절도 있다. 아미타불은 끝없는 지혜와 무한한 생명을 지녔으므로 무량수불으로도 불린다. 한때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었지만 그 자리를 안동 봉정사 극락전에게 물려주고 지금은 규모나 완성도 측면에서 최고의 고대불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무량수전 앞 마당 한가운데에 신라 문무왕 때 세워진 국보 제 17호인 석등石燈이 서 있다. 무량수전에 바라보면 석등 뒤로 '安養樓'라는 현판이 보인다.

 

 

안양루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범종루를 비롯한 부석사의 불전과 누각이 보이고, 그너머에 부석사를 둘러싸고 있는 소백산이 구름아래 아련하다.

 

무량수전 왼쪽으로 돌아가보면 부석사를 상징하는 공중에 떠 있다고 하는 크고 납작한  돌 즉 부석浮石이 있다.  이 부석의 전설은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때 대사를 사모한 '선묘'라는 낭자가 의상이 귀국한다는 소식에 선창으로 달려갔으나 배가 출발하여 그대로 바다에 몸을 던져 용으로 변신하여 의상대사의 배가 무사히 귀국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의상대사가 이곳 봉황산 기슭에 절을 지으려고 할 때 이교도들이 방해하자 선묘신룡이 나타나 이 바위를 공중으로 들어올려 물리쳤다고 해서 부석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아래 위 바위 사이에 약간의 틈이 있어 실을 넣어 당기면 걸림 없이 드나들어 뜬 돌임을 알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이리하여 절 이름을 부석사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돌에는 누가 쓴 것인지 모르지만 '浮石'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무량수전 오른편에는 보물 제 249호로 지정된 부석사 삼층석탑이 있다. 높이 256cm로 통일신라시대때 조성. 석탑은 통상 무량수전 앞에 서 있어야 하는데 이 석탑은 무량수전 동쪽에 세워져 있는 것이 특징.

 

삼층석탑을 거쳐 조사당祖師堂으로 오른다. 이 건물은 부석사 조사들의 영정을 모신 불전으로서 고려 우왕 때인 1377년에 원응국사가 재건한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 조사당 벽화 6점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그리고 조사당이 서 있는 기단 위에 철망으로 보호된 구역이 있는데, 이곳에는 의상대사가 짚던 지팡이를 꽂았더니 가지가 돋아나고 잎이 피어 오늘에 이르른 '선비화'가 자라는 곳이다. 이 선비화라는 나무는 콩과식물인 골담초이다.

 

2009년 5월에 찍은 선비화 즉 골담초(cafe.daum.net/gold0807   포토안사동에서 펌)

 

조사당에서 내려가다가 갈림길에서 다시 오름길을 따라간다. 응진전應眞殿자인당慈忍堂을 들러기 위함이다. 이곳에서 윤회장 부부와 반갑게 만난다. 앞 건물이 응진전인데,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인 나한을 모신 전각으로 나한전이라고도 불린다. 뒤의 불전이 자인당으로서 선방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부석사 근처에서 발견된 폐사지에서 옮겨 온 석불을 모시고 있다. 자인당의 모신 3개의 석불 중 가운데는 석가여래, 좌우가 보물 제220호인 비로자나불.

 

무량수전으로 내려가다가 부석사 삼층석탑과 함께 이곳에서 반갑게 해후한 두 부인이 포즈를 취한다. 그 위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푸른하늘과 흰구름은 너무나도 평안하고 자유스럽다.

 

부석사를 빠져나오면서 바라본 일주문 현판에는 '해동화엄종찰海東華嚴宗刹'이라고 씌여 있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다가 올라오는 이총무 부부를 만난다. 우리가 이총무 부부가 내려올 때까지 주차장에서 기다리면서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주차장의 분수가 물을 뿜으면서 무지개를 만든다.

 

가까이 있는 과수원에도 들러서 붉은사과의 도움을 받아 젊은이의 기분도 내 본다.

 

봉화 춘양 만산고택에서 기다리는 강박사 부부를 향해 세 부부팀이 차를 부지런히 몰아  1시간 후 만산고택에 도착. 이 고택은 경북 민속자료 제12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고택체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조선 말기 문신인 만산晩山 강용姜鎔(1846~1934)이 고종 때인 1878년에 지은 한옥기와집이다. 지금은 만산의 4대손자가 관리하고 있으며, 이 분은 강박사의 친척으로 나이가 많은 조카뻘이라고 한다. 이 분의 안내와 설명을 들으면서 만산고택을 멋지게 구경한다.

 

만산고택은 앞면에 11칸의 긴 행랑채가 있고, 가운데에 솟을대문이 있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넓은 사랑마당이 나타나고, 왼쪽에 서실書室이 있다. 오른편에 별도의 담장을 돌려서 별당인 칠류헌이 있다. 담장은 행랑채 뒤로 까지 연결되어 있고 오른쪽의 작은 문을 들어서면 사랑채와 안채가 나온다. 사랑채의 앞면에는 대원군의 친필인 '晩山'이란 현판이 걸려 있고, 서당의 '한묵청연翰墨淸緣'이란 편액은 대한제국의 고종의 아들이자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이 8세때 쓴 글씨라 전한다.

 

행랑채와 안마당, 그리고 행랑채 오른쪽 뒤로 보이는 작은 문을 들어서면 보이는 사랑채에 걸려 있는 대원군의 친필 현판 '만산晩山'

 

솟을대문과 장작을 때는 아궁이, 그리고 아궁이가 있는 방인 다실茶室의 내부

 

 

 

서실과 영친왕의 친필인 서실의 편액 '한묵청연翰墨淸緣'

 

 

행랑채 오른쪽 담 뒤에 있는 별당 칠류헌七柳軒-고택체험자 숙소로 사용

 

이제 저녁 먹을 시간이다. 저녁은 춘양시장 근처 한우고깃집으로서 춘양의 명물인 송이를 곁들인 한우생고기와 한우불고기가 주메뉴다. 춘양 막걸리를 건배하면서 맛있는 저녁이 시작된다. 생송이를 그대로 찢어먹고, 구워서 기름에 찍어먹고, 한우에 싸먹고, 불고기에 넣어 먹고....송이맛이란 맛은 다 본다.

 

저녁을 배불리 맛있게 먹은 다음 다시 만산고택으로 돌아와 별당인 칠류헌 마루에서 간단한 술자리와 더불어 담소를 즐긴다. 강박사 친척인 주인도 함께 담소하면서 시간가는줄 모르게 시골고택의 밤은 깊어만간다. 더 이상 술이 들어가지 않게 되자 비로소 하나둘씩 뜨끈뜨끈하게 장작불이 타고 있는 온돌방에 들어가 몸을 눕힌다.

 

2010. 10. 20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