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트레킹기

2011. 2/12 608차 태백 태백산 눈꽃 산행

새샘 2011. 2. 13. 20:24

산행로: 화방재-사길령매표소-1174봉(능선길)-유일사고개쉼터-태백산장군봉(1567)-천제단(영봉, 1561)-용정-반재-삼거리-단군성전-당골광장-당골주차장(9km, 4시간30분)

 

산케들: 盤谷이철섭, 長山손욱호, 如山장만옥, 元亨김우성, 仁山이상돈, 새샘박성주, 번둥김종석, 素山이승무, 法泉정재영(9명)

 

 

오늘은 눈꽃산행날이다.

어제부터 강원도에 1m가 넘는 눈이 왔으므로 눈꽃산행에 대한 기대가 크다. 

원래 계획은 계방산이었지만 입산금지가 되어 태백산으로 바뀌었다.

 

산악회의 눈꽃산행에 함께 하여 양재역과 복정역에서 나누어 버스를 탄다. 

9명의 산케가 버스에 올랐다.

4시간을 달려 태백시 화방재 들머리 도착.

차안에서 산악회 대장의 안내에 따르면 평상시는 4시간 정도의 산행이 예상.

 

버스에서 내리니 눈발이 날리고 하이얀 눈만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은 50센티정도의 눈이 왔다고 한다.

아이젠은 물론 몇년만에 처음 스패츠도 차 본다.

들머리에서 기념촬영을 한 다음 산행 시작.

 

조금 올라가니 사길령매표소가 나온다.

국립공원은 무료이지만 지자체 공원은 거의 유료입장인 모양이다. 

 

매표소를 지나니 눈꽃을 가득 달고 있는 나무숲이 나타난다.

 

곧이어 가파른 오름길이다.  

태백산 능선길까지는 이렇게 가파른 오름길이 계속 이어진다. 

바람에 날린 눈꽃이 눈보라가 되어 해를 가린다.

 

앞장선 대장이 좀더 경치가 좋은 곳으로 안내하겠다면서 다져진 등산로를 벗어나 옆길로 들어서는 바람에 러셀까지 하고 가느라 여간 힘들지 않다.

푹신푹신하게 두텁게 쌓인 눈에 발이 미끄러지기 일수여서 아이젠이 거의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길가에 쌓인 눈의 높이는 50센티가 넘는데, 그 곳을 스틱으로 찔러보니 1미터 넘게 푹 들어간다.

 

미끄럼을 반복한지 20분 후 드디어 태백산능선길로 연결되는 해발 1,174m 고지에 오른다.

대장 말대로 눈꽃경치가 무척 맘에 든다.

그래서 모두들 만발한 눈꽃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부르짖는다.

 

능선길은 정상인 장군봉까지 계속 평탄하다.

백설과 함께 부드러운 산길을 걷는 기분이 이렇게 좋을 수가!!

북쪽의 유일사로 빠지는 유일사갈림길을 지나 유일사고개쉼터에 이른다.

이곳 해발고도가 1,275미터이니까 여기서부터 앞에 보이는 장군봉까지 300미터 높이를 더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이곳은 유일사매표소에서 올라오는 산행객도 많아 병목현상이 생겨 양쪽으로 줄지어 서서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마치 고속도로 정체를 방불케 한다.

 

 조금가다가 서다를 반복하기를 20분 정도 한 후에 드디어 길이 뚫린다.

장군봉에 가까워질수록 완전히 눈꽃으로 덮힌 보호수 주목이 다른 나무들을 압도한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의 명성 그대로다.

주목 껍질은 항암제인 택솔이란 약품의 원료로 쓰인다.

 

장군봉을 몇백미터 남겨두고 고목이 되어 버린 주목 아래서 정상주 타임.

너른 평원인 장군봉 정상은 바람이 많이 불어 오래 머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정상주를 끝내고 장군봉을 오르기 전에 고개를 돌려 뒤쪽의 함백산을 쳐다본다.

함백산 쪽은 햇빛이 드리우고 있다.

 

드디어 오늘이 목표인 태백산太白山 정상 장군봉(1567m)에 오른다.

태백산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넓다란 평원에 군데군데 주목 고사목이 있다.

태백산은 북쪽으로 우리가 오르기 시작했던 강원태백시와 남쪽으로 경북봉화군의 경계이다.

여기서 발원하는 물이 한강(검룡소)과 낙동강(황지연못)을 이룬다.

태백산은 북에서부터 장군봉, 부쇠봉(1546), 문수봉(1517)의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장군봉과 부쇠봉 사이에 천제단이 위치한 영봉이 있다.

암벽이 적고 경사가 완만하여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어서 사시사철 많은 산행객들로 붐비며, 특히 눈꽃산행으로 유명하다.

개천절이면 영봉의 천제단에서 제사를 지낸다.

 

장군봉에서 천제단天祭壇은 불과 3분 거리.

태백산 천제단은 조상들이 하늘에 제사지내기 위해 설치한 제단으로서, 삼국사기에 신라에서 태백산을 삼산오악 중 북악으로 삼고 제사를 받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천제단은 북쪽에서부터 장군단, 천왕단, 하단의 3기로 구성되며 돌로 쌓은 것이다.

장군단 앞에서 정상등정 기념촬영을 하고서 몇몇 산케들은 묵념을 한다.

 

이번에는 천왕단이다.

천왕단이 가장 규모가 크며, 여기서 개천절에 제사를 지낸다.

 

천왕단 옆에 태백산 정상 표석이 서 있다.

정상 표석을 배경으로 오늘 눈꽃산행의 출석부를 만든다.

 

곧바로 망경사 방향으로 하산 시작.

얼마 안가 단종비각端宗碑閣이다. 

한성부윤을 지냈던 한 관리가 태백산의 머루와 다래를 따서 영월 청령포에 유배된 단종에게 자주 진상하였다. 

어느날 꿈에 머루와 다래를 따서 영월로 가는 도중 태백산을 내려오는 백마탄 단종을 만났는데, 영월에 도착한 그날 단종이 사약을 받고 죽은 날이었다고 한다.

영월주민들은 단종은 죽어 태백산산신령이 되었다고 믿어 음력 9월3일 단종제를 지낸 장소에 1955년에 세운 비각이 단종비각이다.

현판과 비문 글씨는 월정사 탄허스님의 친필.

 

단종비각을 지나면 아래의 망경사가 보인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장군봉에서 이어지는 태백산 주능선의 부쇠봉과 문수봉이 보인다.

 

망경사 입구에 용정龍井이 있다.

용정은 태백산에서 천제를 지낼 때 제수로 사용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470m)에 위치한 샘으로서 동해에서 떠오르는 아침햇살을 제일 먼저 받는 우리나라 100대 명수 중 으뜸이라고 한다.

위의 망경사에는 용각을 지어 용신에서 제를 지낸다.

 

용정을 지나 반재가는길의 눈꽃도 볼만하다.

이제 산행종착지가 가까워질수록 길은 넓어지고 경사가 없다.

고도가 낮아져서 그런지 아늑한 느낌까지 든다. 

당골 광장 직전에 있는 단군성전을 둘러본다.

 

종착지인 당골 광장이다.

광장에는 태백석탄박물관휴게소가 있다.

그리고 광장에 설치된 온도계는 현재기온이 영하4도임을 알려준다.

길가의 눈꽃다발을 구경한 다음 식당으로 들어가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된장국으로 늦은 점심을 먹는다.

물론 막걸리도 곁들여.

 

버스에 오르기 전에 우리가 올랐던 태백산을 한번 더 쳐다본다.

 

5:30 당골에서 출발한 버스는 불과 3시간30분만에 양재역에 도착한다.

예상과는 달리 차가 하나도 밀리지 않은 것이다.

양재역 호프집에서 뒤풀이를 갖는다.

차안에서 연락된 도연과 경암이 함께.

그리고 오늘의 대화주제는 눈꽃산행날을 너무나 기똥차게 잡은 번둥대장의 혜안에 대한 찬사다.

2011. 2. 13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