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12 611차 광주 해협산 시산제
산행로: 경기 광주 남종면 귀여1리 마을회관-귀여천(해협산 산행들머리)-해협산( 531)-안부사거리-광주 남종면 수청리(5.5km, 3시간30분)
산케들: 膾山박문구, 樂山김수인, 大谷하우봉, 其然윤승용과 박미혜 부부, 友齋정수진, 鏡岩이병호, 正允최영수, 長山손욱호, 智山방효근, 百山이주형, 仁山이상돈, 元亨김우성, 如山장만옥, 慧雲김일상, 民軒김기표, 새샘 박성주, 번둥김종석, 素山이승무, 法泉정재영(20명)
오늘은 시산제始山祭 산행을 하는 날.
시산제란 한 해 동안의 무사고 안전산행을 산신령께 비는 제사다.
그 기원은 통일신라의 5악(금강, 묘향, 지리, 백두, 계룡) 숭배라고 전해지며, 1960년대에 이르러 산악회가 활성화되면서부터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압구정역에서 기다리는 전세버스에 오른 산케는 모두 20명.
09:10 출발하여 중부고속국도를 가다가 광주나들목으로 빠져 팔당호 근처의 광주시 퇴촌-남종으로 향한다.
시산제를 올릴 산이 귀여1리에서 올라가는 해협산이기 때문이다.
10:00 해협산입구라고 쓰인 이정표 앞에서 내려 경안천으로 유입되는 귀여천을 따라 산행들머리로 향한다.
강 오른쪽에 보이는 봉우리들이 우리가 오를 해협산이다.
귀여천 징검다리를 건너 들머리로 들어선다.
모든 산이 그렇듯이 능선에 도달할 때까지 오름길이 이어진다.
1주일 전 올랐던 검단산의 질퍽거리는 길에 비하면 포장도로나 다름없다.
참나무 낙엽깔린 푹신한 흙길과 함께 시원하게 부는 봄바람이 몸과 마음을 녹일 정도로 포근하다.
왼쪽에 보이는 산이 우리가 올랐던 귀여1리에서 해협산-정암산을 거쳐 다시 귀여1리로 돌아오는 환상산행로인 정암산(403m)이다.
소나무쉼터 아래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돌려본다.
해협산은 이제 바로 앞이다.
해협산 정상은 산케 20명만 올라섰는데도 가득 찰 정도로 좁다.
한 산악회가 세운 검은 화강암으로 된 해협산 표지석과, 그 뒤로 휴대폰중계탑만 서 있을 뿐 썰렁한 편이다.
날씨가 흐려 발 아래 주변의 팔당호와 남한강도 보이질 않는다.
해협산海峽山은 해발고도 531.7m의 동쪽의 남한강과 서쪽의 팔당호-경안천 중간쯤에 솟은 봉우리.
광주시 남종면과 퇴촌면의 경계를 이루며, 천지가 개벽하여 온천지가 물바다가 되었을 때 사람들이 배를 타고 피난하면서 이 산봉우리에 있던 '군두바위'에 말뚝을 박고 배를 잡아매었는데, 군두바위가 있던 곳을 바다골짜기라 불러 해협산이란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표지석 뒤에 새겨져 있다.
12:00 표지석 앞에 준비해 온 제수거리를 정성껏 차리기 시작한다.
돼지수육, 시루떡, 대추와 밤, 과일, 황태를 가운데 늘어 놓고 양쪽으로는 촛불과 앞에는 향도 피워 산신령을 부른다.
먼저 법천회장이 술 따르고 재배한 다음 산신령께 축문을 읽으면서 무사산행을 기원한다.
집행부에 이어 몇몇 산케들이 술 따르고 절하는 시산제를 마치고 모든 산케들이 음복을 한다.
그런 다음 표지석 앞에 자리를 펴고 제사를 올렸던 음식과 막걸리로 정상주를 즐기기 시작.
따르는 술잔 속에 정다운 얘기가 담겨 있음은 물론.
정상주 후 오늘의 시산제 출석부를 만드는 시간을 갖는다.
1시간의 정상주를 즐긴 다음 동쪽의 수청리 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내림길 역시 오름길과 같이 낙엽깔린 흙길이어서 걷기가 편하다.
하산 시작한 지 30분이 채 안 되어 논밭 뒤로 마을이 보이는 수청리에 이른다.
기디리고 있던 전세버스로 퇴촌의 명소 스파그린랜드로 이동하여 목욕.
최근 가본 목욕탕 중에서 가장 시설이 좋다.
각종 탕은 물론 야외노천탕까지 있어 신선한 공기를 땀구멍속으로 밀어넣어준다.
목욕 뒤 부근의 전주한정식 전문집 전주고을로 옮겨 상이 모자라 그릇을 겹쳐 놓은 채로 먹는 맛난 반찬으로 돌솥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막걸리와 소맥도 함께 뱃속으로 들어가고...
부른 배를 두드리면서 차에 올라 서울로 향한다.
다함께 교대역에서 내려 부근 호프집에서 마무리.
2011. 3. 14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