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20 639차 및 재경용마산악회 송년 서산 일락산 산행기
산행로: 예산군 덕산면 덕산도립공원 주차장-남연군묘-가야산삼거리-가야산 석문봉(653)-일락산(521)-능선삼거리-개심사-개심사주차장(8km, 4시간)
산케들: 허종 부부, 牛岩이학기, 東峯정윤철, 晏然박경재, 元亨김우성, 民軒김기표 부부, 如山장만옥, 鏡岩이병호, 長山손욱호, 慧雲김일상, 智山방효근, 友齋정수진 부부, 大谷하우봉, 새샘박성주, 百山이주형, 素山이승무, 정재영, 회산박문구 부부, 번둥김종석(23명)
오늘 산케들의 산행은 재경용마산악회 송년산행과 함께 하는 것이어서 22명의 산케를 포함하여 무려 110명이 넘는 동문들이 교대역에서 기다리던 대형버스 3대에 분승하고서 예산군 덕산도립공원 주차장으로 출발.
아침 기온이 뚝 떨어져서 영하를 기록한다지만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산에서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땀도 흘리지도 않고 춥지도 않을 것 같아 산행하기에는 좋을 것이다.
오산휴게소에서 한번 휴식을 취하고서 덕산도립공원으로 직행하니 출발 약 2시간 후 주차장에 도착.
넓직한 주차장에 대형버스 십여 대가 주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일행 외에도 몇백명의 산행객들이 왔음을 알 수 있다.
주차장 주위는 산능선이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안내판에 가야산과 산행로가 소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덕산도립공원은 가야산을 중심으로 지정되어 있는 모양이다.
대원군 아버지인 남연군묘를 향해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가 잎은 다 지고 노랗게 익은 감만이 달려있는 감나무에서 저물어가는 가을이 느껴진다.
남연군南延君은 대원군의 아버지다.
이 터가 2명의 후손이 왕이 된다는 명당이라는 풍수가의 말을 듣고 대원군은 가야사라는 절을 허물고 묘를 이장했다고 한다.
현재 이 부근은 충남도에서 가야사지라는 명칭으로 도지정기념물로서 관리하고 있다.
용마회원들이 남연군묘 앞에서 단체촬영을 가진 후 산행을 시작한다.
한편 산케들은 단체촬영을 끝내고서 남연군묘로 오른다.
묘에 올라서 정면을 바라보니 가슴이 탁 트이면서도 아늑함이 느껴진다.
이래서 명당이라고 하는 것일까?
명당자리에서 사진 한 컷을 남긴다.
포장도로를 따라 10여분을 오르니 들머리인 흙길이 드디어 시작된다.
통신시설이 있는 오른쪽 봉우리가 가야산 정상(678m)이니까 우리는 그 오른편의 계곡을 따라 바로 석문봉으로 오를 것이다.
물이 완전히 말라버린 계곡은 능선까지 계속 오름길이 이어지다가 막바지의 나무계단에서부터 20여분 정도가 깔딱이다.
출발 1시간 30분 후 가야산 능선삼거리로 들어선다.
여기에서 남쪽은 가야봉이고, 북쪽으로는 석문봉을 거쳐 일락산으로 가는 길이다.
석문봉과 일락산은 모두 서산 가야산伽倻山의 봉우리들이다.
가야산은 주봉인 가야봉(678m)을 비롯하여, 원효봉(677m), 석문봉(653m), 옥양봉(621m), 일락산(521m)과 같은 봉우리들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가야봉, 석문봉, 일락산은 남에서 북으로 충남 서산시와 예산군의 경계를 이룬다.
가야산 능선삼거리에서 일락산까지는 평탄한 흙길이어서 둘레길과 다름없다는 산행대장의 설명이 있었다.
조그만 봉우리를 우회하여 나무계단을 지나 석문봉에 이른다.
석문봉은 가야산에서 3번째 봉우리.
석문봉에는 표석 외에도 태극기와 한 산악회에서 세운 백두대간 종주를 기념하는 돌탑이 있다.
표석에서 사진박는 산행객들이 하도 많아 기념촬영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석문봉과 일락산 사이에 넓고 아늑한 쉼터가 자리잡고 있다.
바람도 거의 불지 않은 양지라서 정상주를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자리다.
두 줄로 마주 보고 앉아 준비한 막걸리와 간식을 먹으면서 담소를 나눈다.
정상주 시간이 40분쯤 지나면서 햇빛이 구름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추위가 엄습한다.
모두들 추위를 못참고 자리에서 일어나 출발 준비.
눈 앞의 나지막한 봉우리를 하나 넘으니 평탄한 능선이 조금 이어지다고 곧 또 하나의 봉우리가 나타난다.
저 봉우리가 일락산인 것 같다.
길 왼편의 개심사 방향으로 제법 큰 저수지가 보인다.
지도에서 찾아보니 신창제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일락산日樂山 봉우리에는 작은 정자만이 하나 서 있을 뿐 그 흔한 표석도 없다.
정자 바로 옆 나뭇가지에 '일락산 521m'라고 씌여진 작은 흰 아크릴판만이 일락산임을 말해줄 뿐이다.
석문봉에서 찍지 못했던 출석부를 일락산에서 만든다.
오늘 산행 이름이 서산 일락산이기 때문이다.
가야산 능선을 따라 일락산까지 걸어보니까 일락산이란 이름 그대로 하루를 즐길만한 산으로 생각이 든다.
일락산에서부터는 실질적인 하산길이 시작된다.
북쪽으로 개심사를 향해 계속 직진.
능선길 오른편의 예산은 그다지 높지 않은 구릉지대이고, 왼편의 서산에는 넓은 벌판이 펼쳐진다.
개심사로의 내림길은 정말 평탄하고 부드럽고 좋다.
등산개시 4시간 후 드디어 개심사開心寺의 전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음을 여는 절 개심사는 백제 의자왕 때인 654년 창건되었다고 하니 1350년의 역사를 가진 절이다.
여러 번의 중창을 거치긴 했지만 임진왜란때 파괴되지 않은 몇 안 되는 절 가운데 하나다.
대웅전 건물이 조선 성종때인 1484년에 중건되었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하니 건물의 나이만 500살이 넘는다.
개심사 뒤에 자리잡은 산 이름이 상왕산象王山인 모양이다.
안양루라고 이름붙은 불이문 입구에 '象王山開心寺'라는 현판이 붙어 있는걸 보니...
이 현판이 예서체는 유명한 서예가 혜강 김규진 선생의 작품. 상왕산 봉우리를 바로 앞에 대웅전이 있고 그 오른편에 아미타불을 모신 무량수전이 있다.
대웅전 앞마당에는 3층석탑이 있고 그 오른편에 야외행사때 대형탱화를 거는 괘불대가 있다.
그리고 대웅전 맞은편이 불이문에 해당하는 안양루.
안양루 안에는 불전사물 중 법고, 운판, 목어가 걸려 있고, 범종은 안양루 뒷편에 범종각이 따로 설치되어 있다.
안양루라는 현판 뒤가 절의 입구다.
안양루 현판 반대편에 '상왕산개심사'라는 불이문 현판이 붙어 있다.
범종각 축대 아래에는 연못이 조성되어 있고, 연못가에 수령이 100년은 넘은듯한 배롱나무 한그루가 눈길을 끈다.
배롱나무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서 있는 가는잎단풍나무 2그루의 붉게 물든 단풍에서 개심사의 운치가 느껴진다.
개심사를 빠져나오면서 일주문 앞에서 기념촬영.
개심사 주차장에서 기다리던 버스를 타고 덕산관광온천으로 이동하여 온천을 즐긴 후 같은 건물내 한식당에서 백숙으로 뒤풀이를 가진다.
그런데 대전에서 출발한 동봉을 여기서 만난 것이다.
동봉은 버스 타고 택시로 갈아타서 남연군묘까지 왔는데 우리보다 2시간 후 도착.
혼자서 부지런히 산길을 걷고 걸은 끝에 개심사에서 후미조를 따라 잡았다는 것.
반갑기 그지 없다.
경암 용마산행대장의 사회로 시작된 뒤풀이에서 기수별로 모여앉아 약주와 백숙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운다.
뒤풀이를 마치고 버스 탑승하기 전 기념촬영.
6시 출발한 버스는 막히는 고속도로를 달려 10시 교대역 도착.
다른 동문들은 죽전과 교대역에서 모두 내리고 산케들만 서울아산병원으로 직행하여 도연 총장의 장인상을 조문한 뒤 11시에 Say Good-bye.
이렇게 아침 8시부터 시작된 기나긴 산행이 끝이 났다.
2011. 11. 22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