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사진과 이야기

야생화 '현호색'

새샘 2016. 4. 17. 00:50

4월이 되면 전국 각지의 산기슭이나 숲 속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이쁜 야생의 풀꽃 '현호색玄胡索'.

근데 이름만 보면 어떤 꽃인지 모습인지 색깔인지가 쉽게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현호색이란 이름은 한자로서 검을 현玄, 오랑캐 호胡, 찾을 색索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결해 보면 '검은 오랑캐 찾기'. 이렇게 한자로 풀이해봐도 뭐가 뭔지????

 

그럼 현호색의 특징으로 한번 다가가보자.

현호색은 땅속에 있는 검은색의 둥근 덩이줄기에서 줄기가 뻗어 나온다. 그래서 검을 현玄 자가 붙었는가 보다.

오랑캐 호胡 자가 붙은 걸 보면 한반도 북쪽의 오랑캐 즉 거란이나 몽고에서 넘어 온 외래종인 것으로 추정할 수 밖에...

하지만 마지막 찾을 색索 자에서는 생각이 막힐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옥편을 찾아보니 는 찾는다는 의미 뿐아니라 (가마니 짜는)새끼라는 의미도 있는데 이 의미일 때는 색이 아니라 이라고 읽는다. 

 

그래서 새끼 삭을 넣어 연결해보니

'오랑캐나라에서 건너온 검은 덩이줄기에서 나와 줄기가 새끼처럼 꼬여서 자라는' 식물이 된다.

 

누군가 한자 '玄胡索'을 현호삭이 아닌 현호색이라고 퍼뜨리는 바람에 지금의 현호색이 된 것이 아닐까?

우리 말에는 그런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공기를 물에 녹인다는 의미의 '曝氣'는 흔히 폭기라고 불리는데 정확한 발음은 포기이고, 용액의 침전물 위에 뜬 액체를 의미하는 '上澄水'는 흔히 상등수라고 발음하지만 상징수가 맞다.

 

현호색은 현호색과 Corydalis의 대표종이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현호색이란 이름이 붙은 풀은 현호색을 비롯하여, 왜현호색, 댓잎현호색, 빗살현호색, 점현호색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왜현호색이 가장 흔한 것 같다.

산기슭이나 논밭 근처에서 자라며 잎은 달갈형이며, 잎의 윗부분이 깊게, 얕게, 또는 빗살처럼 갈라진다. 꽃 색깔은 보라색이나 분홍색인데 보라꽃을 더 흔히 볼 수 있다.

 

다음은 새샘이 본 현호색 종류.

 

현호색(맨 아래 연보라꽃)-용평 발왕산. 현호색의 잎은 윗부분이 깊게 또는 결각 모양으로 갈라진다.

용평리조트에서 케이블카타고 내린 발왕산에서 본 연보라색 꽃이 현호색이다. 현호색은 맨 위에 있는 진보라색꽃은 얼레지이고, 가운데 흰꽃은 홀아비바람꽃.

 

 

현호색-평창 능경봉

 

 

 

왜현호색-파주 비학산. 왜현호색의 잎은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갈라지더라도 현호색보다 훨씬 얕게 갈라지며 끝이 둔하다.

 

 

왜현호색-성남 청계산

 

왜현호색-서울 북한산계곡

 

 

왜현호색-의왕 바라산

 

 

왜현호색-서울 북한산 진달래능선

 

 

왜현호색 잎에 앉은 노린재-서울 북한산 백운동계곡

 

 

 

댓잎현호색-평창 능경봉. 잎이 대나무 잎처럼 가늘게 갈라지는 현호색이다.

 

 

댓잎현호색-서울 북한산 진달래능선

 

 

 

빗살현호색-평창 능경봉. 잎이 빗살처럼 잘게 많이 갈라지는 현호색.

 

 

빗살현호색-평창 고루포기산

 

빗살현호색-합천 황매산

 

 

왼쪽부터 차례로 댓잎현호색, 빗살현호색, 왜현호색-서울 북한산 진달래능선

 

 

2016. 4. 17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