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15 1049차 과천 관악산 연주암
산행로: 정부과천청사역 11번 출구-과천향교 앞-자하동천-간식 쉼터-연주샘 입구-연주암-두꺼비바위-케이블 철탑-마당바위-문헌폭포-한국화학융합연구원 앞-정부과천청사역 6번 출구(9km, 5시간)
산케들: 空華, 大谷, 回山, 새샘(4명)
11월 셋째 주 산행은 산행계획을 올리면서부터 혜운 대장이 강조하던 8.5킬로미터 4시간 30분 코스의 관악산 장거리 산행!
올해 산행 가운데서 가장 길면서 시간도 가장 많이 걸리는 코스일 것이다.
오늘 함께 하러 나온 산케는 손바닥을 다쳐 3주 만에 산에 나온 대곡 회장, 일요산행의 고정 멤버가 된 공화, 산행에는 절대로 빠지지 않는 회산, 그리고 새샘 등 4명이다.
10:22 10시 20분 과천청사역 11번 출구를 출발하여 과천향교를 향해 걸어가는 길에는 바닥에 쌓인 낙엽과 가로수 단풍이 조화를 이룬다.
10:24 굴다리 위에 걸린 대형 표지판에 적힌 '꽃 피고 지는 잎이 내 마음 속에 있네'란 시의적절時宜適切한 글귀에 눈길이 절로 간다.
굴다리 입구와 출구 쪽에 기후를 알리는 전광판에는 온도 23도라고 나온다.
오늘 예보된 과천의 낮 최고기온인 17도보다 무려 5도나 높다.
굴다리를 지나 걸려 있는 소개판에 적힌 과천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한양을 떠나 삼남三南지방[하삼도下三道인 충청·경상·전라]으로 향하는 삼남대로三南大路의 첫 관문인 과천은 삼국시대 내내 고구려, 백제, 신라가 쟁탈전을 벌였던 지역이었다. 백제시대엔 '동사힐冬斯肹' '율목栗木' 등의 이름으로 불렸고, 고려 태조 때인 940년 '과주果州'로, 조선 태종 때인 1413년 광주목廣州牧 과천현果川縣이 되었다.
1895년 인천부仁川府 과천군郡, 1896년 경기도 과천군, 1914년 시흥군 과천면, 1986년 지금의 과천시로 승격되었다.
과천시에 한양과 삼남지방을 이었던 고개 남태령南泰嶺, 물맛이 좋아 정조가 벼슬을 내렸다는 가지우물, 능행길에 나선 정조가 편히 묵어갔다는 은온사穩穩舍 등 삼남대로와 관련된 문화유산들이 잘 남아 있다.
10:30 큰길에서 바라본 과천향교.
향교 앞에 붙은 대형 등산로 안내판을 보고서 오늘 코스를 어떻게 잡을까 의논한다.
산행계획대로 일단 연주암까지는 올라간 다음, 내림길은 연주암에서 점심 먹으면서 결정하자고 합의.
다리 입구의 온도 전광판에는 15도를 보여주는데, 이 온도를 보니 오늘 예보된 최고기온 17도 쯤 될 듯하다.
과천향교 앞 관문천 다리를 지나 관문 계곡 오른쪽의 자하동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과천에서 관악산을 오를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이 계곡길의 이름을 찾아보니 한 산행기에 과천 주코스란 이름으로 부를 뿐 고유명사 이름은 없는 것 같다.
이 코스는 하천 계곡길이므로 하천이나 계곡 이름을 붙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하천과 계곡 이름을 찾아보니 네이버 지식백과에 계곡을 자하동천紫霞洞天[과천에서 연주봉에 이르는 계곡 일대]으로, 한 관악산 등산지도에는 하천이 자하동천이라 되어 있고, 카카오맵에는 하천 이름을 관문천[하천 북쪽이 과천시 관문동]으로 표기 하고 있다.
그래서 계곡 이름인 자하동천을 따서 이 코스 이름을 '관악산 자하동천 코스'라고 부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10:50 산케들이 자주 다니는 코스인 과천향교 13능선으로 가지 않고 계속 자하동천 계곡길을 따라 오르니 길 옆에 고목으로 만든 장승 2개가 나란히 서 있다.
11:04 둥산로에도 온도계가 있다. 과천향교 앞보다 1도 낮은 14도.
11:04 계곡 다리
11:14 길 옆 바위에 앉아 과일 먹으면서 휴식
11:26 출발 1시간 후 자하동천에서 흐르는 물 소리가 가장 크게 난다는 지점을 지난다.
11:36 자하동천 코스를 와 본 지가 오래되서 그런지 기억에 없던 덱 계단이 최근 엄청 많이 만들어진 것 같다.
11:47 연주샘 갈림길에 휴식. 여기서 연주암까지는 550미터.
12:14 계단 오르면서 바라본 연주암. 왼쪽 불전이 천수관음전 아래에 있는 공양간이고, 오른쪽 불전은 요사채.
12:16 연주암 경내 도착. 과천청사역에서 출발 2시간 만이다.
연주암戀主庵은 '연주암중건기'에 677년 의상스님이 관악산에 의상대를 세우고 수행하였으며, 그 아래에 관악사를 창건했다는 내용만 있을 뿐 이를 입증할 만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서 의상이 세웠다는 의상대를 현 연주대로 추정할 뿐이며, 연주암 북쪽 200미터 지점에 있는 관악사터가 있으므로 지금의 연주암에 대한 기록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관악사터에 있던 관악사는 현재 복원 중.
그리고 대웅전 앞마당의 삼층석탑이 고려 후기 양식인 것으로 미루어 연주암은 고려 후기에 창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주암이란 사찰 이름의 유래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고려 왕조가 멸망하자 산에 은신하던 충신들이 멀리 송도[개경]를 바라보며 고려 왕조를 그리워하여 이름했다는 설이고,
두 번째는 조선 태종의 첫째와 둘째 아들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이 아버지가 셋째인 충녕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자 유랑길에 나서 관악사를 찾아와 수행을 하면서 왕위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힘이 들었고, 또한 관악사에서는 궁궐이 멀리 보였기 때문에 관악사 인근 궁궐이 보이지 않는 현 위치에 사찰 건물을 따로 지어 거처를 옮겼다고 한다. 이후 사람들이 두 대군의 심정을 기리는 뜻에서 의상대를 연주대로, 관악사를 연주암으로 각각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다.
연주암 파노라마 사진.
가운데 삼층석탑, 그 뒤가 대웅전, 왼쪽은 종각, 대웅전 오른쪽이 종무소·요사채.
종무소는 '무량수無量壽'란 현판이, 그리고 건물 오른쪽 끝 기둥에 세로로 '연주암戀主菴' 현판이 걸려 있다.
12:26 오늘 산행에서 가장 해발고도가 높은 연주암에서 인증샷을 만든다.
찍사 분이 친절하게도 연주암 현판이 걸린 종무소 앞에서 한 장을, 그리고 대웅전 앞에서 또 한장을 만들어준다.
12:34 하산길을 의논한 결과 산행을 시작할 때 나왔던 얘기대로 올라왔던 자하동천 코스 바로 남쪽의 케이블능선을 타고 내려가는 것으로 하고, 점심은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케이블능선 들머리인 천수관음전을 지나서 하기로 하였다.
13:06 천수관음전 뒤 빈터에서 자리를 잡고 30분 정도 점심과 휴식을 가지고서, 하산을 시작하면서 뒤돌아본 연주암.
13:21 케이블능선의 두꺼비바위는 그 생김생김이 엄청 큰 괴물 두꺼비와 다름없다.
13:23 두꺼비바위를 지나서 펼쳐지는 내림길은 장난이 아니게 가파르고 오르내리막도 심하다.
길도 좁고 바위도 많아 걷기도 쉽지 않은 편.
그래서 지금까지 산케 대장들이 과천에서 관악산으로 올라올 때 이 코스를 이용했나 보다!
13:32 가파르고 좁은 바위 암벽길에서 엄청 많은 일행의 등산객을 만났다. 그래서 몇 분을 기다린 끝에 내려왔다.
내려온 다음 "이 코스에서 이렇게 많은 일행 팀을 만난 게 처음이다"라고 했더니,
옆을 지나가던 한 등산객이 "전 앞팀과 일행 아닌데요"란다.
13:40 케이블능선이라 이름 붙은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는 케이블 철탑과 케이블들.
이곳을 타면서 케이블카가 지나다니는 것을 몇 번 봤는데 화물운반용 케이블카였다.
13:42 과천청사역과 과천향교 갈림길 도착.
내려왔던 길로 직진하면 과천향교까지 1.8킬로, 우회전하면 과천청사역 3킬로 이정표가 걸렸다.
거리가 더 먼 과천청사역으로 내려가면 덜 가파른 내림길일 것으로 생각하여 우회전.
13:45 내려가면서 뒤돌아본 관악산 능선
13:58 제법 너른 빈터가 보여 일명사터일 것 같아 사진 속 산행객들에게 다가가서 물어보니 일명사터는 왼쪽으로 더 가야하며, 문헌폭포로 내려가려면 일명사터를 거쳐 가는 것보다 바로 직진하여 내려가면 더 빠르다고 알려준다.
14:23 문헌폭포 바로 위의 마당바위에 이르렀다.
비가 많이 오면 이 마당바위 위로 물이 흘러 아래에 있는 문헌폭포로 흘러내린다.
14:25 문헌폭포 오른쪽 덱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고개를 돌리니 빠알간 단풍 뒤로 폭포수 없는 문헌폭포가 보인다.
14:38 관악산 회양목 자생지 쉼터 도착.
회양목 Buxus koreana은 늘푸른 떨기나무(상록 관목)로 얼마 되지 않는 우리나라 자생 식물일 뿐만 아니라 학명[속명과 종명]에 korea가 표기된 자생 식물이기도 하다.
14:54 연주암에서 2.44km, 과천청사역까지 1.56km 이정표가 달린 지점에 서 있는 관악산 안내판에 적힌 관악산 이름에 대한 유래다.
관악산冠岳山은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 놓은 모습으로 보여서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의 '갓뫼' 또는 '관악'이라고 했다. 빼어난 수십 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고, 오래 된 나무와 온갖 풀이 바위와 어우러져 철따라 변하는 산 모습이 마치 금강산과 같다 하여 '소금강' 또는 서쪽에 있는 금강산이라 하여 '서금강'이라고도 했다. 또한 관악산 산봉우리 모양의 불과 같아 화산火山이 된다고 해서 이 산이 바라보이는 서울에 화재가 잘 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 불을 누른다는 상징적 의미로 산꼭대기에 못을 파고,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옆 양쪽에 불을 막는다는 상상의 동물인 해태獬豸 또는 獬廌['해치'라고도 읽음]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15:01 산길을 완전히 벗어나 찻길인 과천 교육원로에 들어섰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뒤로 보이는 기와 지붕은 국사편찬위원회.
15:10 교육원로 보도 양쪽으로 서로 다른 가로수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찻길 쪽 가로수는 잎은 모두 떨어져 버리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은행나무이고, 주차장 쪽 늘푸른나무는 측백나무다.
15:20 산행 종착점인 과천청사역 6번 출구 직전에서 바라본 과천청사 건물 뒤로 보이는 관악산 풍광.
오늘 산행 시간은 과천청사역 11번 출구에서 연주암까지 오름길 2시간, 연주암 둘러보기와 점심 50분, 연주암에서 과천청사역 6번 출구까지의 내림길 2시간 10분으로 총 5시간이었다.
2020. 11. 16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