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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1 - 개오동

새샘 2024. 2. 5. 18:22

능소화과 개오동속에 속하는 갈잎 큰키나무인 개오동梧桐은 오동나무와 잎과 꽃이 비슷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지만, 현삼과 오동나무속의 갈잎 큰키나무인 오동나무와는 유연관계가 멀다.
 

개오동 열매(사진출처-출처자료1)

 

개오동(흔히들 '개오동나무'라고 부르지만 '개오동'이 정식 명칭이다)은 열매가 위 사진처럼 노끈처럼 가늘고 길게 늘어져 노끈나무라고도 불린다.
열매가 좀 지나치게 길다.
잎은 오동나무를 닮아서 큼직하게 생겼고 잎자루도 길다.
 

개오동 꽃(사진 출처-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jgs9396&logNo=220733254015)

 

꽃은 오동나무와 매우 닮았다.
능소화과에 속한 만큼 개오동 꽃은 능소화 꽃과도 닮았다.
 
개오동은 중국어 한자는 '목각두木角豆'나 '재梓' 또는 '백피白皮'로 쓴다.
학명은 카탈파 오바타 Catalpa ovata이고, 영어로는 Chinese catalpa(중국개오동), yellow catalpa(노랑개오동), Indian-bean(인도콩) 등으로 불린다. 

나뭇가지가 굵고 그 수가 적기 때문에 짜임새가 없는 편이지만, 나무가 크고 멋진 녹음을 만들며 잎이 큼직큼직해서 보기 좋다.

 
개오동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04년이라고 한다.
그 뒤 1913년 무렵 다시 미국에서 종자를 구입해 서울에 있는 임업시험장에 뿌려 키웠고, 이것을 각처에 3만 그루 정도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 당시 신문·잡지에서 개오동에 대해 크게 선전했다.
수입된 개오동이 황금수黃金樹라느니 영목靈木이라느니 했다.
개오동만 심어놓으면 10여 년 뒤에 값비싼 철도용 침목을 얻을 수 있어 큰 수입이 된다고 마구 선전했다.
그러나 당시 심은 개오동은 하늘소와 바람에 심한 피해를 입어 식재의 성과는 거의 실패로 돌아갔다.
 
경복궁 뜰에도 여러 그루가 있었는데 키도 상당히 컸다.
누구의 뜻으로 그곳에 심었는지 모르지만 볼만한 나무라고 생각된다.
 

경북 청송 홍원리의 천연기념물 제401호 개오동 (사진출처-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jvj24601&logNo=221348109016)

 
6월과 7월 한여름에 황백색 꽃이 피는 개오동은 꽃 모습이 나팔과 닮았고, 속에서 꿀이 많이 흐르기 때문에 양봉의 밀원蜜源으로도 가치가 있다.
긴 열매는 겨울 내내 나무에 매달려 있다가 봄이 되면 봄바람을 맞아 나뭇가지에 이리저리 부딪쳐 깨지면서 속에 들어 있던 씨(종자)들이 떨어진다.
따라서 쌀쌀한 봄바람은 개오동의 번식에 꼭 필요하다.
나뭇가지에 잎이 달릴 때에는 한곳에서 2개의 잎이 마주나기도 하고, 돌아가면서 3개의 잎이 모여서 마주나기도 한다.
잎이 떨어져도 그곳에 자국이 남기 때문에 3개의 잎이 모인 흔적으로 그 나무가 개오동임을 겨울에도 알아볼 수 있다.
 
서양에서는 묘지 부근에 개오동을 잘 심는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절간이나 신사 부근에 이 나무를 심는다.
개오동이 영혼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일본에서는 이 나무가 벼락을 막아준다고 해서 그런 곳에 심었다고 하며, 따라서 뇌전목雷電木이라고도 불렀다.
 
개오동은 빨리 자라면서도 목재가 단단하여 예전에는 활을 만드는데 이용했다.
나무가 잘 썩지 않고 오래가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철도의 침목으로도 사용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에 나막신을 만드는데 이 나무의 목재를 이용했다고 한다.
 
개오동의 열매는 이뇨약으로 효과가 있어 민간에서는 신장염, 습성 복막염, 요독증尿毒證 또는 수종성水腫性 각기脚氣(쌀병)에 약재로 이용되었고, 몸이 붓는 부종浮腫(부증浮症 )에도 특효가 있다고 한다.
지금도 의약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약으로 쓰자면 열매가 완전히 익기 전에 미리 따서 그늘에 말려야 한다.
너무 빨리 말리면 껍질이 갈라지므로 길이 약 30cm, 지름 약 5mm 되는 것을 따서 천천히 건조시킨다.
건조시킨 열매가 바로 목각두이다.
나무껍질도 약으로 이용된다.
 
개오동은 씨를 뿌리면 싹이 잘 트기 때문에 키우기 쉽다.
정원수나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
 

경북 청송 홍원리의 천연기념물 제401호 개오동 (사진출처-출처자료1)

 
경북 청송군 부남면 홍원리 개오동은 천연기념물 제401호로 지정되어 있다.
1690년 무렵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므로 나이가 350살을 훌쩍 넘었다.
높이 8m, 가슴둘레 3.9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개오동이 되었다.
오래전부터 마을에서는 해마다 음력 정월 대보름날 이 나무 아래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마을제사(동제洞祭)를 지내고 있다.
 
※출처
1. 임경빈 저, 이경준·박상진 편, 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1,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9.
2. 구글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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