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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샘(淸泉)
새하얀 피부가 눈부신 한대 지방 대표 나무인 자작나무 본문
자작나무는 한대 지방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는 나무여서 우리나라의 남쪽 한계선은 북한 지방이 된다. 따라서 남한에서 만나는 자작나무는 모두 자연적으로 자란 것이 아닌 심은 나무로 보면 된다. 자작나무처럼 줄기껍질(수피)이 하얀 나무로서 남한에서 볼 수 있는 줄기껍질이 하얀 다른 나무로 거제수나무와 사스래나무가 있다. 이 세 나무는 모두 자작나무과 자작나무속에 속하는 가까운 계통의 나무들이다.
새하얀 껍질을 두르고 있는 자작나무는 추위를 많이 탈 것 같지만 눈보라가 몰아치는 동토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람 터는 우리나라 북한 지방에서부터 만주·시베리아를 거쳐 북유럽까지 북반구의 한대 지방이다. 한대 지방의 대표 나무로 러시아 영화 <닥터 지바고>의 눈보라 속에 등장하기도 했다. 자작나무는 외롭게 한 그루씩이 아닌 여러 그루가 함께 모여 숲을 이루어 자라기를 좋아한다. 추위를 버티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자작나무 이야기에는 시인 백석(1912~1996)을 빼놓을 수 없다. 1938년 함경도에서 쓴 <백화白樺>를 읽어본다.
산골 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참나무를 만나듯 북한 산골에는 자작나무가 많다. 대한민국에도 백석이 노래한 자작나무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강원 인제 원대리의 이름도 예쁜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 바로 그런 곳이다. 주차장에서 3.2 킬로미터에 이르는 산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다 보면 좌우로 곳곳에 자작나무가 무리지어 숨어 있다. 어느 계절에 찾아가도 연인과 조용히 두 손 잡고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원대리에는 규모가 훨씬 큰 '자작나무 명품숲'이라는 곳이 또 있다. 눈 속에 묻힌 한겨울에 찾아가면 이름처럼 조용히 누군가와 속삭이면서 걸을 수 있는 낭만의 자작나무숲이다. 둘 다 20~30년 전까지만 해도 화전을 일구던 산비탈이었지만 산림청에서 대대적으로 자작나무를 심어서 인위적으로 숲을 만들었다.
흰색을 대하는 우리의 느낌은 남다르다. 밝고 깨끗하고 고귀함을 상징하며 태양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백마, 백호, 백록 등 흰 동물은 상서로운 길조로 여겼다. 흰 껍질을 가진 자작나무를 우리 선조들이 특별히 좋아했다는 흔적을 찾기는 어려우나 백의민족이 된 우리의 정서에는 맞는 나무임에는 틀림이 없다. 최근 도시의 조경수로 흔히 만나는 자작나무는 어쩐지 오염된 공기를 깨끗하게 해줄 것만 같아 와락 반가움을 느낀다.
※이 글은 박상진 지음, 나무탐독(샘터사, 2015)에 실린 글을 옮긴 것이며, 사진은 모두 2018년 11월 강원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자작나무 명품숲'에서 새샘이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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