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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심장이식수술

새샘 2025. 6. 13. 16:35

세계 최초로 심장이식수술을 집도한 크리스티안 버나드(출처-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D%81%AC%EB%A6%AC%EC%8A%A4%EC%B2%9C_%EB%B2%84%EB%82%98%EB%93%9C)

 

장기 이식술이 발달하면서 심장이식수술에 대한 의학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

최초의 폐이식수술을 시도하기도 했던 미국 외과의사 제임스 하디 James Hardy(1918~2003)는 1964년 침팬지 chimpanzee의 심장을 환자에게 이식했다.

하지만 환자는 한 시간을 못 버티고 사망했다.

의학의 기술적인 문제 말고도 심장이식수술에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 있었다.

심장 기증자가 소생이 불가능한 뇌사 상태여도 환자의 움직이는 심장을 떼어내는 것을 많은 나라에서 살인죄로 처벌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법을 적용하지 않았던 남아프리카 South Africa의 한 나라에서 최초의 심장이식수술이 시도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교차순환법을 개발한 월턴 릴리하이 Walton Lilehei(1918~1999)의 제자였던 크리스티안 버나드 Christiaan Barnard(1922~2001)는 유학을 마치고 고국 남아프리카공화국 Republic of South Africa으로 돌아왔다.

그는 심장 질환이 있는 55세 남자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는데 환자의 심장 기능이 계속 나빠져 폐에 물이 차올랐다.

가망이 없어 보였다.

그때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이 버나드의 병원으로 실려왔다.

그녀는 이미 뇌사 상태였다.

비통한 슬픔에 잠긴 그녀의 아버지에게 버나드는 하기 어려운 말을 꺼냈다,

"따님은 살아날 가능성이 없습니다. 다만, 따님의 심장으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는 있습니다."

 

1967년 12월 3일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Cape Town의 한 대형 병원 수술실에는 두 개의 심장이 놓였다.

하나는 장기간 앓은 질환으로 부풀고 변형된 남성의 심장이었고, 다른 하나는 최근 교통사고로 사망한 여성의 건강한 심장이었다.

인류 최초의 심장이식수술을 할 준비가 된 것이다.

수술에는 총 9시간이 걸렸고 성공적으로 끝났다.

다른 사람의 심장을 이식하다니······.

심장은 인간에게 단순한 장기가 아니었다.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던 우리 몸의 중심 장기가 아닌가.

전 세계 사람들은 경이로움을 느꼈고 곧 환호가 이어졌다.

그러나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는 아쉽게도 수술 2주 만에 폐렴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부검 결과 심장에는 아무 문제가 없음이 밝혀졌다.

인류 최초의 심장이식수술은 아쉬운 성공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수술을 집도했던 버나드는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토요일의 나는 남아프리카의 이름 없는 의사였지만, 월요일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버나드가 두 번째로 시도한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는 1년 6개월을 더 살았다.

당장 내일 죽음을 앞두었던 환자들에게 1년 넘는 시간은 평생과 맞먹는 긴 시간이다.

 

버나드의 수술 성공 이후 여러 나라에서 법을 개정해 인간의 죽음에 대한 정의를 '심장 정지'가 아닌 '뇌의 정지(뇌사腦死) brain death'로 변경하는 '시드니 선언 Sydney Declaration'을 채택다.

심장이식을 포함한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조치였다.

세계 각지에서 심장이식수술이 진행되었다.

초기 수술 결과는 부작용이나 이식 거부반응 때문에 매우 처참했지만 면역 거부반응 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 Cyclosporin이 등장한 이후 1900년대 말에는 성공률이 매우 높아졌다.

 

※출처
1. 김은중, '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반니, 2022)
2. 구글 관련 자료
 
2025. 6. 13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