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10. 10/9-10 725 모임의 영주 부석사-봉화 춘양-영월 청령포 둘째날 본문
여행로: 서울-경북 영주 부석사-경북 봉화 춘양 만산고택(1박)-춘양 만석정-춘양 억지춘양시장-춘양 서벽과수원-강원 영월 청령포-영월 동강 민물매운탕-서울
725회원: 강희일 부부, 이순통 총무부부, 윤근성 회장부부, 박성주 부부(8명)
만산고택 하룻밤은 밤 사이 뜨거운 온돌방 땜에 몇 번 잠이 깨기는 했지만 비교적 아침 일찍 눈을 뜬다. 조금 남은 간밤의 숙취를 떨치려고 고택 사랑채, 행랑채, 안채, 별당, 마당, 텃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정원에 핀 색색가지의 가을꽃을 디카에 담아 본다.
용담-꽃봉오리가 벌어지기 전인 이른아침의 꽃과 벌어진 후인 늦은아침의 꽃
가을 들국화인 감국
역시 가을들국화인 쑥부쟁이
꽈리 열매
바위에서 피는 바위떡풀
꽃은 물매화인데 잎은 다른 난 종류
빨깧게 물든 단풍나무
지붕위까지 줄기를 뻗어가고 있는 둥근나팔꽃
각종 채소를 키우고 있는 텃밭
만산고택 방명록을 구경하고서 글을 쓰려고 보니 쓸 공간이 전혀 없다. 그래서 방명록 맨 앞에 날짜와 함께 서명만 남긴다.
우리가 묵었던 칠류헌 방에서 밖을 내다본다.
솟을대문 옆에 쌓아놓은 장작더미
고택 뒷동산에 있는 산기슭의 다른 고택인 백산정과 뒷동산 정자인 만석정을 오르기 위해 고택을 나선다. 길가 마당에 대추나무에는 유난히 큰 왕대추가 열렸다.
안개에 젖은 춘양의 아침을 기차가 가르면서 지나간다. 잘 다니지 않는 기차를 아침부터 만난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길옆 과수원에 열린 사과와 거미줄이 눈길이 간다.
조선말의 또 다른 고택인 백산정白山亭이다. 백산정은 바로 뒤의 산과 더불어 집을 두르고 있는 소나무가 멋있다. 백산정에는 2개의 현판이 있는데, 1개는 백산정白山亭, 다른 1개는 백산재白山齋라고 씌여 있다. 이 중 백산재라는 현판의 왼쪽 아래에 흥선대원군의 호 석파石坡라는 낙관이 붙어 있다.
백산재에 들렀다는 기록을 함께 남긴다.
백산정 뒷산을 오르면서 하얀 거미줄이 수없이 걸려 있는 나무가지들이 무척이나 많다. 춘양의 거미들은 유난히도 산속에서 거미줄을 많이 치는 모양이다.
나무로 된 정자 만석정萬石亭을 오른다. 나즈마한 동산에 올라앉은 만석정은 춘양을 모두 내려볼 만한 위치에 있지만 오늘따라 짙게 낀 안개 땜에 고즈녁한 춘양 전경을 보지 못하는 것이 다소 아쉽다.
만석정 근처 자작나무의 하얀 줄기에는 요즘 문제가 되는 중국매미로 새카맣게 덮혀 있어 나무를 고사시키고 있다.
만석정이 있는 뒷동산에도 들국화가 많이 보인다. 요즘 많이 피는 구절초다. 음력 9월9일에 캐어서 먹는 뿌리의 약효가 가장 좋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흰색과 연분홍색의 2종류 꽃이 핀다. 그리고 작은 동산치고는 키큰 나무가 제법 무성하게 뻗었다.
만석정을 내려오면서 멋있는 아치나무 아래서 다함께 기념촬영
아침을 먹으러 춘양시장을 들러 어제 저녁을 먹었던 식당으로 향한다. 어제 저녁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비었는데 오늘 아침 역시 사람들이 많다. 춘양에서 제일가는 식당이어서 그런 것 같다. 춘양시장 입구에는 '억지춘양5일장'이란 간판이 붙어 있다. 이야기즉슨 계획에 없던 기차역까지 유치할 정도로 춘양 사람의 억지고집이 세어서 붙은 별명이란다.
유명한 안동간고등어구이로 아침을 맛있게 해결한 후 송이를 사러 송이가게에 들린다. 송이 뿐만 아니라 능이도 많다. 모두들 필요한만큼 구입.
오징어 먹듯이 송이를 찢어먹으면서 춘양거리를 걸어본다.
만산고택으로 돌아와 떠날 준비를 마치고서 잠시 창호문을 처마에 걸어 놓은 별당 칠류헌 대청마루에 앉아 담소를 즐긴다. 담소 중인 마님들을 흘낏거리면서 뒷마당을 지나가는 마당쇠의 모습도 보인다.
칠류헌의 대들보와 천장
칠류헌 대청마루에서 바라본 행랑채
칠류헌에서 바라본 행랑채와 칠류헌 사이의 담장 문에서
행랑채에서 바라본 행랑채와 칠류헌 사이의 담장 문에서
행랑채 사랑마당 평상 위에서
솟을대문 앞에서
안채에서의 725 기념촬영
안채 마루 위의 선반과 상
이제 만산고택을 떠난다. 집주인과 작별인사를 한 다음 강박사가 재수할 때 잠시 머물렀다는 절인 각화사覺華寺를 들린다.
제법 높은 계단 위에 서 있는 각화사 월영루月影樓-앞의 현판은 태백산각화사太白山覺華寺, 뒤의 현판은 月影樓
월영루 위로 나 있는 계단을 오르면 만나게 되는 대웅전과 대웅전 꽃살문
월영루 옆의 삼층석탑
각화사를 나온 우리 일행은 춘양 서벽에 있는 강박사 친구 과수원을 향한다. 과수원이 제법 높은 고도에 위치하고 있다. 면적도 몇천평에 이를 정도로 광활하다. 친구 내외분의 따뜻한 환대에 기분이 좋아진다. 친구분은 강박사 중학교 동기동창인데 학교를 늦게 들어가서 그렇지 나이는 5살 위다. 친구분이 내놓은 호두, 사과는 물론 과수원 집뜰의 머루까지 맛잇게 따먹는다. 그것 뿐이 아니다. 송이쇠고기국을 점심으로 내어놓는게 아닌가! 어제 저녁 못먹어본 송이국까지 춘양에서 맛을 봤으니 송이요리는 완전 섭렵했다는 기분이 든다.
실컷 먹은 다음 과수원의 사과저장고로 가서 사과를 아주 싼 값에 산 다음 과수원을 떠난다. 전화하면 택배로 보내준다니 앞으로 품질좋은 사과를 싼 값에 자주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젖는다.
춘양을 벗어나 영월로 향한다. 청령포를 구경한 다음 저녁은 인근 동강에서 민물매운탕을 먹기로 한 것이다.
영월가는 길의 남한강변에서 잠시 휴식
단종유배지로서 사약을 받아 죽은 장소인 청령포淸泠浦에 도령착하여 배를 타고 동강을 건너 청령포로 향한다. 청령포는 국가지정명승 50호다. 동남북 삼면이 물로 둘러싸이고 서쪽은 육육봉이라는 험준한 암벽이 솟아있어 배를 거치지 않고서는 출입이 불가능한 마치 섬과 같은 곳이다.
단종어소-단종이 유배당시 머물렀던 건물이며, 오른쪽의 작은 붉은색 건물에는 단묘재본부시유지를 알리는 표석이 보관되어 있다.
단종어소 앞 마당의 누운 소나무앞에서
단종어가에 걸린 단종이 지은 시 현판
마당에 있는 단묘재본부시유지端廟在本府時遺址는 '단종이 이곳에 계실 때의 옛터'라는 의미로서 영조의 친필로서1763년 오석으로 제작.
관음송觀音松-청령포 송림에 위치한 가장 크고 높고 아름다운 소나무로서 단종유배 때부터 있었다고 한다. 이름은 단종의 유배 당시 모습을 보았고(관觀), 단종이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음音)는 소나무(송松)라는 뜻에서 붙인 것으로 1988년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지정.
망향탑望鄕塔(청령포 뒷산 육육봉六六峰과 노산대 사이 층암절벽 위에 있으며 단종이 막돌을 쌓아 올렸다는 탑으로서 단종이 남긴 유일한 흔적)과 망향탑에서 본 동강과 육육봉.
단종이 해질 무렵 한양을 바라보면 시름에 잠겼던 곳인 노산대魯山臺와 노산대에서 바라본 육육봉과 동강
금표비禁標碑-이곳에서 동서 몇백리까지 진흙이 쌓여 생기는 것도 금지한다는 표지석으로서 앞면에 '청령포금표淸泠浦禁標'라고 새겨져 있다.
소나무숲으로 우거진 청령포수림지는 천년의 숲으로 지정되었다.
청령포 구경을 끝낸 다음 마지막 남은 일정은 남한강의 맛있는 민물매운탕 저녁을 먹으러 가는 것이다. 강박사가 스마트폰으로 찾은 매운탕집은 영월쪽으로 10여분 들어가 남한강변에 위치한 물레방아쉼터. 이 식당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은 문입구에 서 있는 큰 남자바위다. 민물고기의 귀족이라는 쏘가리매운탕으로 푸짐하게 배불리 먹는다. 방에서 운전을 위한 휴식까지 충분히 취한 다음 모두들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눈다.
꿈같은 725의 1박2일이었다. 일정을 계획한 강희일박사부부, 우리 일행을 뒷치닥거리하느라 수고많은 이순통교장 총무부부, 그리고 우릴 즐겁게 해준 윤근성 회장부부, 그리고 우리부부 모두의 건강을 빈다.
2010. 10. 20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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