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11. 10/1-3 인제 설악산 백담사-봉정암-대청봉-오세암 중 2일째 마지막 산행기-가야동계곡, 오세암 본문
전체산행로: 백담사-수렴동계곡-영시암-구곡담계곡-쌍용폭포-봉정암(1박)-소청-중청-대청봉(1708)-봉정암-가야동계곡-오세암(2박)-영시암-수렴동계곡-백담사(26km)
산행자: 산타, 새샘
둘째날 산행로: 봉정암-소청-중청-대청봉(1708)-봉정암-가야동계곡-오세암(2박)
오전에 대청봉을 갖다와서 봉정암에서 점심공양을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1:16pm 가야동계곡으로 들어가는 고개를 넘어 오세암으로 향한다.
가야동계곡 역시 단풍으로 물들었다.
여기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무척이나 가파르다.
내려가는 것도 힘든데 반대방향인 이 고개를 올라 봉정암으로 가려면 꽤나 고생을 치르야 할 것 같다.
여기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능선은 그 이름도 유명한 설악산 공룡능선.
공룡능선의 바위절벽 역시 깊어가는 가을임을 우리들에게 알려준다.
정면으로 초록색, 붉은색, 바위색이 조화를 이룬 자연이 있는가하면 머리위에는 푸른색과 흰색의 앙상블을 이룬 자연인 푸르디푸른 하늘이 있다.
갑자기 튀어나온 다람쥐가 우리 앞에서 재롱을 떨더니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포즈를 취한다.
가파른 내림길 거의 끝에서 물소리만 들렸던 가야동계곡이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계곡 주위의 고사목과 나무덩굴(으름덩굴인 듯 하다)도 제 나름대로의 패션을 뽐낸다.
이제부터 다시 고개가 시작된다.
오세암 쪽에서 세면 여섯번째 고개인가?
모르겠지만 오세암까지 일곱개의 고개가 있는지 세어볼 참이다.
설치된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고개위 이정표 이름 13-04이니 가야동계곡 시작점에서 2km 지점. 봉정암과 오세암의 중간지점.
고개를 넘자마자 공룡능선의 기암봉우리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리고 초록 잎 사이사이 단풍이 든 숲이 이어지고...
다섯 번째와 네 번째 고개를 지나 세번째 고개에 도착하니 13-02 이정표가 서 있다.
오세암까지 1km가 남았다는 말이다.
우리와는 반대방향인 봉정암으로 가는 부부팀은 먼저 와 휴식을 취하면서 오세암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로의 말을 전해준다.
2번 째 고갯길가의 단풍 색깔은 지금까지 보았던 단풍보다 훨씬 빨간색깔이다.
가까이서 봐서 그런가??
고개를 넘어가니 왼쪽으로 저멀리 산봉우리에 중청 위의 공 모양의 구조물(아마 미군기지라지)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용아장성의 능선이 보인다.
첫 번째 고개 즉 봉정암에서 오세암가는 마지막고개를 넘어서니 봉정암 4.0km라는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바로 오세암으로 들어선다.
오세암五歲庵은 백담사 부속암자로서 신라 선덕여왕때인 643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관음암觀音庵이 기원이다.
그 후 조선 보우普雨선사와 설정雪淨대사가 중건하였으며 오세암에 얽힌 설정대사의 관음설화는 이것이다.
설정대사는 고아가 된 형의 아들을 키웠는데 월동준비차 양양장터에 가면서 며칠 먹을 밥을 지어놓고 4살난 조카에게 "이 밥을 먹고 저 어머니(법당 안 관음보살상)를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하고 부르면 너를 보살펴 줄 것이다"라고 이른 다음날 새벽 길을 떠났다.
그러나 장을 보고 신흥사에 도착했을 때 밤새 내린 폭설로 고개를 넘지 못하고 다음해 3월에 돌아오니 법당 안에서 은은한 목탁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어보니 방안은 더운 기운과 향내가 가득 차 있고 죽었을 것으로 생각했던 조카가 목탁을 치면서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있었다.
조카가 관음상을 가리키며 "저 엄마가 밥을 주고 놀아주었어!"라고 하여 대사는 고관음상 앞에 합장하며 예찬을 올렸다고 한다.
이렇게 5세 된 동자가 관음의 신력으로 살아난 것을 기리기 위해 관음암이었더 이곳을 오세암으로 바꾸다 다는 것.
설악산 심장부에 위치하여 암자 중 제일 아늑하며, 김시습, 한용운 등이 거쳐간 암자로도 유명하다.
만해는 1915년 자신이 머물던 백담사가 화재를 당하여 오세암으로 옮겼는데 오세암이 보관중이던 해인사판 대장경 1부를 읽고 크게 깨침을 얻었다고 한다.
오세암 배치도
오세암은 설화에서 보듯이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시는 암자다.
관세음보살觀世音普薩(광세음보살, 관세자재보살, 관세음자재보살, 관음보살, 관세음, 관음)은 모든 곳을 살피는 분, 세상의 주인 등을 뜻하는 말로서 대자대비보살이다.
즉 세상의 모든 중생이 해탈할 때까지 성불하지 않겠다는 보살인 것이다.
극락세계인 무량수 즉 서방정토를 주재하는 아미타불(무량수불)의 화신으로서, 관음보살이 쓰고 있는 보관에는 화불化佛로서 아미타불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관음보살은 석가모니불 입적 이후부터 미래불인 미륵불이 나타날 때까지 세상을 지켜주며 중생을 구제하려고 33가지의 몸으로 세상이 나타난 보살.
이 가운데 대표적인 관음보살의 모습은 성관음聖觀音(가장 단순한 형태로서 한손에 연꽃을 든 모습), 십일면十一面관음(머리가 열하나, 팔이 둘 또는 넷인 모습), 천수千手관음(천개의 팔을 가진 모습), 백의白衣관음(흰가사를 걸친 모습) 등이다.
봉정암에서 올 때 제일 먼저 만나는 오세암의 불전은 대웅전에 해당하는 오세암이다.
이곳에는 머리에 보관을 쓰고 연꽃 없이 양손 수인을 하고 있는 관음보살좌상이 있다.
오세암 문 아래에 '이곳은 오세동자가 성불한 곳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세암 오른쪽 건물은 여성불자의 숙소로 사용되는 보살동이며, 보살동 뒷 능선이 공룡능선.
오세암 앞마당에서는 오세암의 뒷봉우리를 볼 수가 없다.
오세암 바로 앞마당에서 조금만 직진하면 사방을 훤히 볼 수 있다.
절 정면 그러니까 남쪽을 바라보면 오른쪽 건물이 천진관음보전이고, 왼쪽에는 시무외전이 있다.
두 불전 사이는 현재 공사중으로 공사자재와 포클레인이 있다.
천진관음보전 바로 뒤 봉우리가 만경대, 그 너머 계곡이 가야동계곡, 그 뒤로 옥녀봉과 용아장성의 능선이 이어진다.
반대편 언덕 위에는 성불하였다는 5세 동자상을 모신 동자전童子殿이 있다.
동자전에 올라서 왼쪽길 끄트머리에 삼성각三聖閣이 나온다.
3명의 성인-산신, 북두칠성신, 독성-을 모신 불전으로 불교가 전래되면서 우리나라의 토속신앙을 받아들인 흔적이다.
3명의 성인 각각을 모신 곳은 산신각(산령각), 칠성각(북두각), 독성각 등으로 불린다.
소원을 다 들어주는 산신은 호랑이를 타고 있으며 용왕도 함께 그려지기도 한다.
북두칠성신은 원래 인간의 수명장수를 관장하는 도교의 신으로, 7명의 부처 모습으로 묘사된 경우가 많다.
독성각에는 대개 나반존자가 봉안되어 있다.
나반존자가 누구인지 설이 분분하지만 부처의 제자로서 부처의 뜻에 따라 남인도 천태산에서 홀로 수행하는 성자 즉 독성獨聖라는 설이 일반적이다.
다시 동자전으로 되돌아와 계단 3개를 내려오면 큰마당이 나타난다.
큰마당 중앙에 엄청 큰바위가 서 있다. 큰바위 왼쪽 전각이 천진관음보전이다.
천진관음보전에는 흰가사를 걸친 백의관음을 모신다.
천진관음보전과 동자전 뒤로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가 관음봉과 동자봉.
그런데 보이는 3개의 봉우리 가운데 어느게 어느건지 확실하지 않다.
짐작컨대 가운데 뾰족한 봉우리가 관음봉이고 그 앞의 작은 봉우리가 동자봉이 아닌가 한다.
관음봉 오른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능선이 보살동 뒤의 공룡능선.
천개의 손을 가지고 있고 손바닥마다 눈이 달린 천수천안관음보살(천수관음)을 보신 불전인 시무외전施無畏殿은 큰바위 오른편 전각이다.
시무외전은 두려움과 걱정을 없애주는 전각이란 의미로 관음전의 또 다른 명칭이다.
오세암에는 큰바위를 중앙에 두고 위 오세암에는 관음보살좌상, 왼편 천진관음보전에는 백의관음, 오른편 시무외전에는 천수관음이 있는 것이다.
시무외전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관음봉과 동자봉의 자태가 더 좋은 것 같다.
천진관음보전 근처 큰마당에서 바라본 해
해질녘의 동자전, 오세암, 시무외전 그리고 관음봉, 동자봉, 공룡능선
천진관음보전 왼편 아래채인 처사동에 여장을 푼 뒤 저녁공양을 하고서, 해질무렵의 오세암을 구경한다. 만경대 너머에서 비쳐오는 저녁노을을 받은 초생달 모습이 한폭의 그림.
오세암에서 설악산의 둘째밤을 보낸다.
2011. 10. 13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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