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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림정 이경윤 "산수인물도" 외, 죽림수 이영윤 "화조도" 본문

글과 그림

학림정 이경윤 "산수인물도" 외, 죽림수 이영윤 "화조도"

새샘 2021. 3. 3. 21:48

조선 중기 화가에는 이경윤과 이영윤 형제도 있다.
이경윤李慶(1545~1611)은 호가 낙파駱坡로서, 학림정鶴林正이란 작위를 받은 종실 출신이다.
조선의 종실 출신 화가는 두성령杜城令 이암李巖(1499~?), 석양정石陽正 탄은灘隱 이정李霆(1554~1626), 그리고 이경윤과 이영윤 형제 등이 있는데, 이들 모두가 조선 중기의 화가라는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이경윤의 동생인 이영윤李英胤(1561~1611)은 죽림수竹林守란 작위를 받았다.
 
이경윤은 양송당養松堂 김시金禔(1524~1593)보다는 떨어질지 모르지만 중기를 대표하는 작가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의 대표작을 고를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이경윤이 그린 것으로 신뢰가 가는 작품은 호림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간이簡易 최립崔岦(1539~1612)의 발문跋文[책의 주요 내용이나 간행 경위에 관한 사항을 간략하게 적은 글]이 있는 화첩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고려대학교에 있는 ≪낙파화첩駱坡畵帖≫도 어느 정도 신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남태응南泰膺(1687~1740)의 ≪청죽화사聽竹畵史≫에 이경윤은 산수에 그리 능하지는 않았으며, 인물과 영모 같은 것을 잘 했다고 한다.
동생 이영윤은 화조와 영모에 능했다고 되어 있다.
 

전 이경윤, 산수인물도, 비단에 담채, 91.1x59.5㎝, 국립중앙박물관

이경윤의 작품이라 전하는 것 중에 제법 잘 그린 것들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전傳 이경윤 <산수인물도山水人物圖>가 있는데, 이 그림은 예전에 이경윤이 그린 것으로 생각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화법으로 보아 이경윤이 그린 것으로 여겨지는 작품으로 절파풍의 산세가 보인다.
 

전 이경윤, 고사탁족도(위왼쪽), 비단에 담채, 27.8x19.1㎝, 국립중앙박물관; 관폭도(위오른쪽), 비단에 담채, 27.8x19.1㎝; 탁족도(아래왼쪽), 비단에 수묵, 31.2x24.9㎝, 고려대박물관; 위기도(아래오른쪽), 비단에 수묵, 31.2x24.9㎝, 고려대박물관

인물로는 큰 작품은 없고, 국립중앙박물관의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와 <관폭도觀瀑圖>와 고려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탁족도濯足圖>와 <위기도圍碁圖> 등과 같은 작은 그림 뿐이다.
 
이경윤의 그림에는 특색이 있다.
사람을 그릴 때 삼각형을 이루면서 붓을 대고 또 꺾어나간게 있어서 이런 옷 주름선과 인체 윤곽선 처리의 특색으로 보면 쉽게 학림정 그림을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전 이영윤, 화조도, 비단에 채색, 160.6x53.9㎝, 국립중앙박물관

죽림수 이영윤은 영모, 화조를 그린 사람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전傳 이영윤의 <화조도花鳥圖>중국풍이 좀 풍기는 좋은 그림이다.
이영윤의 화조는 대체로 중국풍이 나기는 하지만 대체로 좋은 작품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사생한 것이라기보다는 중국의 옛그림을 많이 보고 그린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이용희 지음, '우리 옛 그림의 아름다움 - 동주 이용희 전집 10'(연암서가, 2018)
 
2021. 3. 3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