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9. 7/25 535차 서울 도봉산 산행기 본문

산행트레킹기

2009. 7/25 535차 서울 도봉산 산행기

새샘 2009. 7. 27. 19:21

산행로: 송추유원지-송추남능선-여성봉(495)-오봉(660)-오봉샘-오봉고개-도봉주능선-우이암-원통사-무수골-자현암-무수골공원지킴터-무수골계곡식당(12km, 6시간)

 

 

산케들: 김동언, 盤谷이철섭, 民軒김기표, 鏡岩이병호, 法泉정재영, 道然배기호, 정수진, 智山방효근, 元亨김우성, 새샘박성주, 如山장만옥, 慧雲김일상, 百山이주형(13명)

 

오늘 모임장소인 불광역에는 새 얼굴이 선을 보인다. 재경동기회 총무 김동언이 참석한 것이다. 반곡 회장과 함께 일하면서 산행의 즐거움을 전파받은 탓일게다. 그리고 8월 들어 첫 산행인 민헌을 포함하여 모두 열셋 산케가 오늘의 산행멤버다.

 

카페에 공고된 오늘의 산행로는 40년만에 개방된 도봉산 우이령이었다. 하지만 혜운과 도연 얘기로는 우이령에서 우이암으로 오르는 코스가 아직 개방되지 않은 관계로 길어야 1시간반 정도의 트래킹코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산행로는 송추에서 올라 무수골로 내려오기로 한다.

 

불광서부터미널에서 360번 버스를 타고 송추유원지로 향한다. 지금까지 주로 이용했던 34번 버스에 비해 5분 정도 더 걸리기는 하지만, 오봉을 비롯한 도봉산의 멋있는 풍광을 버스 안에서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아침에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오늘 날씨는 산행에는 더없이 좋게 느껴진다. 구름이 해를 가려주어 기온은 그다지 높지 않고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주기 때문이다. 오름길에도 이같은 바람만 불어준다면 습도가 다소 높아도 그다지 많은 땀을 흘리지는 않으리라...

 

송추유원지 들머리 길가에 핀 능소화의 주황꽃이 요염스럽게 느껴진다. 능소화凌霄는 '능멸할 능'에 '하늘 소'이므로 하늘 즉 임금 나아가 양반을 능멸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평민이 이 나무를 심으면 임금이나 양반을 능멸하는 것이므로 조선시대에는 양반계급만이 이 덩굴나무를 심게하였으며, 평민이 심었다가는 곤장을 맞았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양반꽃'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능소화 꽃을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눈이 먼다고 하는데, 이것은 꽃에 독이 있어서가 아니라 꽃가루에 붙어 있는 갈고리가 각막이나 수정체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들머리 식당에서 막걸리와 안주를 준비하고서, 등산로가 시작되는 송추탐방지원센터에서 산행시작을 기념한다.

 

 

30분 오른 다음 여성봉 바로 아래 큰 바위위에서 쉬면서 여성봉을 올려다본다.

 

 

여성봉바위 생김새가 흡사 여성의 그것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다. 여성봉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도봉산 뿐만아니라 우이령, 상장능선, 삼각산 봉우리도 뚜렷하게 보인다.

 

 

여성봉에서 삼각산과 도봉산 오봉을 배경으로 산행의 흔적을 남겨 둔다.

 

 

여성봉을 오름으로써 소원성취했다는 법천은 여성봉에서 가장 높은 바위 위에서 민헌과 김동언과 함께, 그리고 여성 그것 옆에서는 홀로 오늘 산행을 기념해야 한다면서....

 

 

오봉 바로 아래 오름길에서 바위틈에서 가날픈 꽃대 끝에서 새초롬하게 핀 연분홍꽃의 연잎꿩의다리를 만난다. 꽃대나 꽃잎이 꿩의다리와 같이 가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오봉은 오늘의 산행 봉우리 가운데 가장 높다. 오봉의 맨 꼭대기이며 가장 높은 봉우리인 일봉에서 바라보는 삼각산은 여성봉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뚜렷하다.

 

 

반곡과 동언은 오봉의 맨 윗 봉우리인 일봉에서 오봉의 위세를 등에 업고서 함께 기념촬영.

 

 

무수골로 내려가려면 오봉에서 자운봉쪽으로 가지 않고 오봉샘으로 내려가야 한다. 오봉샘으로 가는 도중 오봉을 가장 멋있게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이 포인트에서 산케들은 언제나 오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박곤 한다. 물론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오봉샘으로 가는 내림 능선길 바로 오른쪽에 상장능선이 늘어서 있고 그 사잇길은 우이령길 이다.

 

 

오봉샘 내림 능선길 반대쪽 즉 내림길의 왼쪽으로는 도봉산의 세봉우리가 연결되는 도봉주능선이 펼쳐진다.

 

 

능선길을 죽 따라 내려가 다다른 오봉샘 근처에서 정상주를 즐길 준비를 한다. 냉막걸리, 얼음막걸리, 소주, 영지버섯주로 건배한 다음 경암이 준비한 맛깔스런 돼지수육을 김치로 싸서 한 입에 집어 넣으니.....

 

1시간 후 자리에서 일어나 내림길을 재촉한다. 오봉고개에서 도봉주능선과 합쳐진 다음 우이암으로 향한다. 우이암 가는 도봉주능선은 마지막 오름길이다. 우이암 조금 못 미쳐서 뒤를 한번 돌아본다. 왼쪽에서부터 차례로 오봉, 칼바위,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우이암(542) 바로 앞에서 휴식을 취한다. 바위덩어리인 우이암은 암벽등반가에게만 발길을 허용할 뿐이므로 능선에서 구경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통천문을 지나니 마당바위가 보이고 마당바위 뒤로 도봉산 주봉우리들이 늘어서 있다.

 

 

원통사 조금 못미친 길가에 우뚝 서 있는 'ㄴ'자 소나무가 이색적이라서 구경하면서 잠시 휴식.

 

 

원통사圓通寺는 우이암 바로 아래에 있는 절이다. 신라 경덕왕때 864년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원통圓通이란 '절대의 진리는 모든 것에 두루 통한다'는 뜻으로 관음보살의 덕을 칭송하여 일컫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곳 원통사는 좌우에 수락산과 삼각산을 거느리고 한강을 바라보고 있는 도봉산 최고길지에 자리잡은 수행기도처로서 유명하다. 우이암은 관음보살이 부처님을 향해 기도하는 형상을 한 바위봉우리를 일컬으며, 원래는 '관음봉' 또는 '사모봉'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무수골로 접어 들었지만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질 않는다. 자칫하면 계곡물을 즐기지 못하는건 아닐까?

하지만 기우였다. 조금 더 내려가니 물소리가 들리면서 계곡 곳곳에서 산행객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즐기고 있다. 가능한 하류에 자리를 잡으려고 계속 내려간다. 드디어 선두조가 적당한 곳을 발견했다고 소리친다. 거풍을 즐길 정도로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하반신이 담글 정도는 된다. 한창 즐기고 있는 와중에 목걸이 명찰을 단 국립공원 지킴이들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물속에 몸을 담그면 벌금 50만원이라고 알려준다. 발을 담그고 세수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반신욕, 등물, 몸을 드러내는 행위는 모두 금지란다. 다행히 경고만 하고 지나친다. 이날 50만원을 번 산케들은 기분좋다고 뭐라고 한마디씩....

 

 

무수골공원지킴터를 빠져나오니 길 양쪽은 죽죽 뻗은 잣나무와 리기다소나무 숲으로 우거져 있어 한결 시원하다.

 

 

그런 다음 시원한 계곡 옆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뒤풀이를 즐기기 시작. 뒤풀이 메뉴는 언제나 그렇듯이 시원한 맥주 원샷부터 시작한다. 도토리묵과 파전이 빠질 수는 없지요.

 

 

식당에서 제공하는 차량으로 도봉역으로 이동한 다음 원형회장은 오늘 산행의 종료를 선포한다.

 

2009. 7. 27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