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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샘(淸泉)
천사백 살의 대한민국 최고령 나무 주목 본문
대한민국에서 가장 나이 많은 나무로 공식 인정된 강원 정선 두위봉 주목(출처 - 산림청 홈페이지 http://forest.go.kr/newkfsweb/kfi/kfs/foreston/main/contents/FrestAttrc/selectFrestAttrcDetail.do;jsessionid=E8iyQxRuO8o13waDKyZ1acmZ0eXskB9mwOyohh7qVMkMH76aQXaUr819hWUJUmji.frswas01_servlet_engine1?attrcSeq=40004646&searchMnt=&searchCnd1=&searchCnd2=&mn=KFS_36&orgId=cityForest&mntIndex=106&mntUnit=10#photo)
우리나라 사람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나이 따지기를 좋아하는 것은 나무를 만나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하지만 나무 나이를 알아내는 방법은 마땅치 않다. 이론적으로는 일 년에 하나씩 만들어지는 나이테의 평균 지름이 몇 밀리미터인지를 알면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이테의 평균 지름이 5밀리미터이고 나무 지름이 1미터라면 나이테는 동심원 상으로 생기므로 반경 50센티미터=50밀리미터를 나이테 평균 지름으로 나누어 나이가 백 살인 것이다.
문제는 나이테는 나무 종류에 따라 자라는 곳의 수분 상태나 비옥도에 따라 너무 큰 차이가 나므로 평균 나이테 지름을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물론 드릴처럼 생긴 생장추로 나무줄기에서 속고갱이를 뽑아내어 나이테 숫자와 평균 지름을 알 수 있는 과학적 방법이 있기는 하다. 이 방법으로 젊은 나무에서는 비교적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있지만, 오래된 고목나무는 속이 썩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이 방법을 쓸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개략적인 추정 나이라도 알고 싶어한다. 은행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 우리 주변에 흔히 자라는 수종의 고목나무는 환경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아주 개략적으로 나이테 평균 지름을 3~5밀리미터로 추정하여 계산한다. 물론 이런 값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략적이기는 하지만 전혀 모른다고 하는 것보다는 낫다. 실제로 고목나무 나이는 이와 같이 나이테 평균 지름을 추정하여 계산하는 생물학적 나이와 민속학적 나이 즉 전설 나이로 나누어 취급한다.
예를 들어 경기 양평의 용문사 은행나무는 마의태자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자랐다니 천백 년, 함양군청 앞 느티나무는 조선 초기 대학자 김종직 선생이 함양군수를 할 때 심었다고 전해지니 육백 살이란 식의 나이가 민속학적 나이다. 그러나 전설은 어디까지나 전설일 뿐이다. 그래서 고목나무 나이는 '나무 자신과 하느님만이 정확히 알 뿐'이다. 세상사 진실을 모르고 넘어가는 일이 어디 고목나무 나이뿐이겠는가?
산림청 녹색사업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고령 나무는 울릉도 도동 절벽에 자라는 향나무가 이천 년 이상 됐다고 한다. 그러나 문화재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최고령 나무는 천사백 살의 강원 정선 두위봉에 자라는 천연기념물 433호 주목으로 계백 장군과 김유신 장군이 동갑내기다. 산속에 자연 상태로 자라므로 나무에 얽힌 전설은 없고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한 생물학적 나이다. 두 장군은 영욕을 뒤로하고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지만 이 주목은 아직도 푸름을 자랑한다. 우리는 흔히 주목을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말한다. 두위봉 주목이 천사백 년을 살고 있으니 살아 천년은 거뜬히 증명됐다. 죽어 천년도 실증 자료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평양 일대에서 발굴된 이천 년 전 낙랑고분의 일부 관의 재질은 주목이었고 옻칠이 되기는 했지만 원래의 형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 만틈 완벽하게 보존돼 있었다. 그 외에도 공주 무령왕릉에서 나온 천오백 년 전의 무령왕비 나무 베개의 재질도 주목이었다. 천년이 훌쩍 넘어서도 썩지 않고 보존되어 있으니 죽어 천년은 말할 것도 없다.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주목으로 만든 국보 제164호 무령왕비 나무 베개(출처-국립공주박물관 https://gongju.museum.go.kr/site/gongju/html/sub4/040101.html?mode=V&id=PS0100100400100062700000&cate_code=&cate_gubun=)
그렇다면 주목이 다른 수종에 비하여 더 오래 살고 잘 썩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주목의 세포 구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나무들은 3~5종류의 세포를 적당히 배치하여 몸체를 만든다. 주목은 물을 운반하고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세포와 양분 저장과 이동하는 세포의 달랑 두 종류의 세포뿐이다. 한마디로 생존에 절대로 꼭 있어야만 하는 세포로만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다양하게 역할을 분담시킬 세포를 따로 두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져 자람은 조금 늦더라도 에너지 소모가 적으니 오래 살 수 있다. 죽어서도 목재 부패균이 좋아할 세포는 양분 이동과 저장에 관여하는 세포뿐이니 잘 썩지 않는다. 욕심을 피우지 않고 간단히 단순하게 살겠다는 주목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아울러서 몸체 일부에서는 암세포도 무서워하는 성분인 택솔 taxol을 가지고 있으니 나무가 오래 가기 마련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두위봉 주목의 나이는 젋은 편에 속한다. 스웨덴에는 2008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9550살 된 독일가문비가 살아 있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동쪽 화이트 마운틴에서는 5000년 이상된 여러 그루의 브리슬콘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또 일본 남부의 야쿠시마 섬에 자라는 조몽 삼나무는 7200살이 됐다고 한다.
용평 발왕산 케이블카 승하차장의 수백 년 된 주목(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apanya&logNo=221255983480&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이 글은 사진을 제외하고는 박상진 지음, 나무탐독(샘터사, 2015)에 실린 글을 옮긴 것이다.
2019. 2. 3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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