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코핀과 스테이시의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 – 1부 고대 근동 - 1장 서양문명의 기원 6: 메소포타미아 사회 4-아카드 제국 본문
코핀과 스테이시의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 – 1부 고대 근동 - 1장 서양문명의 기원 6: 메소포타미아 사회 4-아카드 제국
새샘 2021. 12. 17. 22:57
아카드인 Akkadian은 수메르 Sumer의 북쪽인 메소포타미아 중부 지역에 널리 퍼져 살던 민족이다.
아카드인은 수메르인에게서 커다란 영향을 크게 받아 수메르 문화와 함께 쐐기문자를 채택했으면서도 수메르 언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독자적인 셈어 Semitic—셈어족은 아시리아어, 아람어, 히브리어, 아랍어, 에티오피아어를 아우르는 어족—를 사용했다.
수메르인은 아카드인을 야만인 취급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사실 두 민족은 문화적으로 매우 비슷했다.
아카드 지도자 사르곤 Sargon은 수메르 사회의 아웃사이더였기 때문에 전쟁에 대한 수메르인의 전통 관념과 관행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었다.
수메르인은 사르곤이 자기 목을 조르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을 땐 이미 때가 늦었다.
서기전 2350년 즈음 사르곤은 수메르를 정복했고 곧이어 메소포타미아 전역을 직접 지배하는 아카드 제국 Akkadian Empire(서기전 2350~2160년)을 건국했다.
새로운 수도 아카드에서 사르곤은 아카드어를 말하는 총독들을 파견해 수메르 도시들을 통치했다.
사르곤은 파견한 총독들에게 요새를 무너뜨리고 세금을 징수하는 등 자신을 뜻을 실현할 것을 명령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사르곤은 수메르와 아카드의 기존 독립 도시국가들을 훨씬 큰 정치 단위인 왕국 또는 제국으로 변화시켰다.
사르곤은 근동 지역을 십자형으로 교차하는 교역로 네트워크를 관리·개척함으로써 인류 역사상 최초의 진정한 제국이라 불릴 수 있는 자신의 제국을 유지했다.
그 결과 그의 경제적 영향력은 에티오피아에서 인도 인더스강 계곡까지 뻗쳤다.
사르곤의 수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가 되었고, 그는 56년 동안 전대미문의 권력을 행사했다.
사르곤의 제국주의는 종교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제국의 두 지역을 통일하기 위해 사르곤은 아카드의 신들을 수메르와 비슷한 다른 신들과 동일시함으로써 아카드와 수메르의 모든 신을 통합시켰다.
예를 들면 아카드 신 이슈타르 Isthar를 그에 대응하는 수메르 여신 이난나 Inanna와 동일한 신으로 간주했다.
그는 한 명의 사제 또는 여사제[대부분이 사르곤의 친족]로 하여금 수메르 도시들의 주요 신전들을 통할하는 직분에 임명함으로써 경쟁관계에 있는 수메를 도시들 사이의 적대감을 완화하고자 했다.
아마도 이 정책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사르곤의 딸 엔헤두안나 Enheduanna일 것이다.
사르곤은 그녀를 우루크 Uruk 제1의 신 안 An과 우르 Ur의 최고신 난나 Nanna의 최고 여사제로 임명했다.
그런데 엔헤두안나 자신은 부왕의 수호신인 이난나와 이슈타르에게 각별히 헌신했던 것으로 보인다.
엔헤두안나가 이난나에게 지어 바친 송가頌歌는 세계 역사상 실명이 알려진 저자가 남긴 최초의 문학작품이다.
안과 난나의 숭배자들은 그들의 최고 여사제가 이난나에게 헌신하는 것을 그다지 불쾌하게 여기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엔헤두안나가 확립한 선례는 사르곤 왕조가 멸망한 뒤에도 이어졌으니, 그로부터 여러 세기가 지난 뒤에도 수메르의 왕들은 딸을 우르와 우루크를 아우르는 최고 여사제로 계속 임명했다.
사르곤을 계승한 재능 많은 손자 나람신 Naram-Sin은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반세기 넘는 기간 아카드 제국을 다스렸다.
나람신은 아카드의 정복지를 확장하고 원거리 교역로를 공공히 만들었다.
열정적인 문화 애호가이자 에술 후원자였던 나람신은 문학과 예술을 장려했다.
그는 정복활동을 수행하고 상업을 장려함으로써 근동 전역에서 도시 성장을 촉진시켰다.
아카드인이 중앙집권적 정치와 제국의 조직에 집중함으로써 수메르의 과거와 단절했다고는 하나, 문화 측면에서 수메르인과 아카드인은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
서기전 2200년에 이르면 중부 및 남부 메소포타미아 주민 대부분은 수메르와 셈어 두 언어 중 하나로 서로 대화할 수 있었다.
아카드인은 그들만의 아카드 신들을 숭배하면서도 수메르인의 신들과 관습도 존중했다.
아카드의 문학과 예술은 수메르에 뿌리를 두고 있었고, 아카드인의 취향에 맞춰 조금씩 변형되었다.
학자들은 수메르-아카드 문화의 통합이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사르곤 치세 이후 두 문명은 상이한 언어 말고는 사실상 구별이 불가능했다.
새로운 제국이라는 치장이 있기는 했지만 사르곤과 나람신이 근동 전역에 확산시킨 도시문명은 본질적으로는 여전히 수메르 도시를 모델로 하고 있었다.
※출처
1. 주디스 코핀 Judith G. Coffin·로버트 스테이시 Robert C. Stacey 지음, 박상익 옮김,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 (상): 문명의 기원에서 종교개혁까지, Western Civilizations 16th ed., 소나무, 2014.
2. 구글 관련 자료
2021. 12. 17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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