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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 이야기와 사진

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58 - 산사나무

새샘 2025. 9. 13. 22:41

산사나무의 잎과 꽃(출처-출처자료1)

 

숲 가장자리의 양지바른 곳에서 활짝 피는 산사나무의 흰 꽃은 5월의 상징으로 영어 이름은 '메이플라워 Mayflower', 즉 오월의 꽃이다.
산사자山査子라고 하는 붉은 열매가 수없이 달려 관상觀賞(보면서 즐김) 가치가 크고 약용으로도 쓴다.
 
장미과 산사나무속의 갈잎 넓은잎 작은큰키나무(소교목小喬木)로서 높이는 4~8미터 정도이고,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며, 러시아의 아무르와 우수리, 중국에서도 자란다.
 
학명은 크라타에구스 피나티피다 Crataegus pinnatifida, 영어는 Mountain hawthorn(산산사나무) 또는 Chinese haw(중국산사나무), 한자는 산사山査 또는 산리홍山裏紅이다.
 
 

○독특한 잎 모양

 

산사나무의 잎과 열매 스케치(출처-출처자료1)

 
아름다운 꽃, 아름다운 열매, 그리고 잎다운 잎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나무가 산사나무다.

안타깝다.

 

산사나무의 잎은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지는가 하면 얕게 갈라지기도 해서 잎의 톱니가 율동적이면서도 화음과 같은 조화를 보여준다.

감나무 잎은 둥글기만 해서 원만한 것에 불과하고, 오동나무 잎은 너무 커서 스스로를 감당하지 못하는 허약함이 불만이며, 사시나무는 잎자루가 길어서 안정을 갖지 못하고, 살구나무 잎은 그 윤곽이 너무 평범해서 주목을 끌지 못한다.

또 목련의 잎은 구도가 너무 단조로워 불만이며, 단풍나무의 잎은 잔재주가 너무 심해서 품위가 떨어지고, 떡갈나무의 잎은 예술성이 부족하고, 아까시나무나 자귀나무의 잎은 너무 기하학적이라서 자연의 맛이 적다.

 

산사나무의 잎이 다른 잎들에 비해 유난히 돋보인다.

굵은 톱니는 억센 주관을 내세우고, 가는 톱니는 부드러운 객관을 보이며, 잎의 빛나는 윤기는 세련된 품위를 보여준다.

또한 키가 그리 크게 자라지 않는다는 것은 살아가는데 있어서 그렇게 악착같지 않다는 그들의 평범을 말해주며, 천으로 달리는 붉은 열매는 열정에 불타는 산악의 심장이라 할 수 있다.

 

 

○흰 꽃의 잔치

 

활짝핀 산사나무 꽃(출처-출처자료1)


산사나무는 오솔길을 따라 호젓하게 자라므로 초여름 산길의 나그네를 놀라게 하곤 한다.

가지를 뒤덮은 흰 꽃들은 오월의 신록을 강조한다.

산사나무의 흰 꽃들에 놀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산사나무는 오월의 산길 길목에 서서 그 산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창경궁의 산사나무(출처-출처자료1)

 

산사나무는 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 한복판에도 있다.

창경궁 뜰에 키 큰 산사나무가 서 있다.

늦가을에 이곳을 찾은 사람이라면 산사나무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나무에 달리는 열매의 수가 몇백 몇천이 아니라 몇만 개나 되기 때문이고, 그 붉은 색깔은 태양 한복판에서 빼내온 것 같기 때문이다.

하나뿐인 태양이 몇만 개의 작은 태양으로 부서져 모조리 산사나무의 가지에 걸리고 말았다.

이 태양의 나무, 그 이름 산사나무를 필자는 사랑한다.

 

산사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에나 자라고 있다.

깊은 산, 길가 같은 숨통이 트이는 곳에 자리를 잘 잡는다.

이러한 곳은 양지바르고 산새들이 즐겨 찾아오는 곳이기 때문에 정감이 간다.

 

위대한 고독은 이미 고독이 아니라지만, 산사나무의 경우에 있어서는 꼭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하늘에 태양이 하나뿐이라 고독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생각했겠지만, 부서진 태양의 조각조각을 별처럼 가지에 달고 있는 산사나무는 온갖 산새들의 노래처가 되어주는 보람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열매의 용도

 

늦가을에 붉게 익은 산사나무 열매(출처-출처자료1)

 

산사나무는 한자로 '산사山査' 또는 '산리홍山裏紅'이라 한다.

산리홍이란 산속 호젓한 곳에서 붉은 열매를 단다는 뜻일 것이다.

그 열매가 얼마나 화려한 것이었기에 이러한 이름을 얻었을까?

'산리홍', 아무리 생각해도 멋있는 이름이다.

또한 산조홍山棗紅, 홍과자紅果子, 산로山 따위로 불린다.

이처럼 산사나무는 그 열매의 아름다움이 이름에까지 미치고 있다.

 

산사나무 열매로 산사주山査酒를 담으면 좋다.

산사 열매 250그람을 소주 1리터에 담그고, 필요하면 설탕을 알맞게 넣어주면 된다.

유리병에 넣어 마개를 단단히 하고 어두운 곳에 두 달가량 두면 약 성분이 모조리 우러나온다.

작은 술잔으로 하루에 한 잔 정도 마시면 좋다.

 

열매는 위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장의 기능을 올바르게 해준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열매를 생으로 먹거나 때로는 꿀이나 사탕에 절여서 식후에 먹는데, 소화를 돕기 위해서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물고기를 삶을 때 산사 열매 한 개를 다져서 넣는데, 그렇게 하면 생선의 뼈가 물러져서 그대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산사나무의 열매가 바로 '산사자山査子'인데, 이것을 차로 달여서 마시면 위장염이나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8그람 정도의 열매를 물 200밀리리터에 달여서 마시면 된다.

산사자차는 약간은 시큼하지만 향긋한 맛이 있어서 차로서는 고급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산사자는 한약재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산사나무의 열매는 산새들의 먹이로서도 훌륭하다.

따라서 산새들이 많이 살게 하려면 산사나무를 많이 심어둘 필요가 있다.

 

산사나무는 정원수로도 심을 수 있다.

야생적인 맛이 물씬 풍기는 나무이다.

초여름의 꽃이 좋고, 잎의 색깔이 온 여름을 시원하게 해주며, 붉은 열매는 겨울이 되어도 그대로 달려 있다.

 

 

○나무의 특징

 

중국산 산사나무로서 산로山櫨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꽃과 열매가 더 아름답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가치가 있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 나무를 심고 있다.

키가 작으며 겨울에는 잎이 떨어지지만, 가지가 많고 지그재그형으로 발달한다.

산사나무 열매의 끝 쪽에는 꽃받침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가운데가 안쪽으로 옴팍 들어간다.

열매 안에 씨가 들어 있다.

유럽에서는 산사나무를 많이 개량하여 원예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나무에 대해 관심이 적은 편이라, 좀 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산사나무는 씨를 뿌려서 어린 나무를 키울 수 있지만, 옮겨심으면 잘 살지 않는다.

처음 난 곳에서 그대로 자라고 싶어 하는 나무이다.

고향을 떠나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

한 곳에 자리를 잡으면 그만이지 왜 이곳저곳 돌아다닐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투다.

 

그러나 옮겨심을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 나무는 알칼리성 땅이나 산성 땅이나 가리지 않고 잘 자라며, 땅이 걸지 않아도 탓하지 않는다.

가지를 쳐 주어도 상관이 없기 때문에 생울타리로서 적격이고, 오히려 고급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벌레가 잘 덤비기 때문에 적당한 때 약을 칠 필요가 있다.

키우기에 어려운 것은 없다.

 

산사나무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열매를 보겠다는 것이 산사나무를 심는 큰 목적의 하나인데, 붉게 익은 열매는 어느 사이엔가 새들이 먹고 말아 그 열매를 오래 볼 수 없다.

산사나무의 열매를 새들에게 거의 다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1. 임경빈 저, 이경준·박상진 편,  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2(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9).
2. 구글 관련 자료

2025. 9. 13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