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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보다 강력한 AI의 등장

새샘 2026. 5. 10. 16:12

AI가 이용되는 영역(출처-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5/12/16/XZQCV5KQKVBR5OXYKER7TU72OA/)

 

최근에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가 발달하면서 유물의 분류와 연구에도 새로운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사람 못지않게 그림을 그리고 분석해내는 AI에게 만약 과거 유물의 형식을 분류하라고 하면 어떨까?

지난 2017년에 알파고 AlphaGo가 등장한 충격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딥러닝(심층학습) deep learning에 기반한 훨씬 강력한 AI가 우리의 삶 속으로 치고 들어오고 있다.

물론 모든 첨단 기술이 곧바로 우리 생활에 도입된다는 보장은 없다.

의사로봇 왓슨 doctor robot Watson처럼 처음 기대와 달리 그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것도 있지만 자율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s처럼 차곡차곡 우리의 곁에 도입되는 기술이 늘어나고 있다.

분명한 것은 AI의 물결에서 자유로운 분야가 거의 없을 것이며, 고고학 역시 이러한 4차 혁명과 AI의 등장에 따른 변화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 혼돈의 시대, 과연 고고학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흔히 고고학자에게 가장 위협적인 발명품은 타임머신(초시간 여행선) time machine일 것이라고들 한다.

이런 말에 "그런 기계가 있으면 로또 Lotto를 사서 팔자를 고치지 굳이 과거 역사를 알겠습니다?"라고 농담으로 받아치곤 한다.

설사 타임머신(아마 나나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살아생전에 볼 일은 없겠지만)이 나온다고 해도 고고학자의 임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얼핏 생각해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원하는 시간으로 타임 슬립(시간 여행) time slip을 할 수 있다면 굳이 힘들게 땅을 팔 필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만만치 않다.

한 인간이 볼 수 있는 장면과 느낌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몇천 년 뒤의 학자가 최근에 인기 있는 BTS나 블랙핑크의 공연을 연구한다고 치자.

최고의 인기라고 해도 음악은 각자 정말 다양하게 느낄 것이다.

그 몇백 만 명의 느낌과 감상을 제대로 정리해서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지금도 같은 영화를 보아도 서로 다른 감상평을 내놓는 판에 타임머신을 타고 다녀온다면 그 타임머신을 탄 고고학자의 배경(예컨대 성별, 국적, 가족 관계, 종교 따위)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생길 것이다.

그러니 타임머신이 생긴다면 오히려 고고학자의 연구거리와 논쟁은 더 많이 일어날 것이다.

당장 발명될 것 같지도 않은 타임머신에 대한 걱정은 막연한 탁상공론일 뿐이지만 AI의 등장은 보다 더 큰 충격을 고고학계에 줄 수 있다.

 

AI의 등장은 고고학에 실질적인 변화를 줄 것이다.

지금도 이미 AI는 비슷한 그림을 골라내거나 작문을 하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고고학자는 현장에서 유물의 기록, 분류, 실측, 보관과 같은 1차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다.

이런 단순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작업의 상당수는 AI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아직도 문화재 발굴과 같은 작업은 AI 로봇의 손에 직접 맡길 수 있을까 의심을 표시하는 고고학자도 있다.

하지만 필자 생각은 다르다.

인간의 목숨을 좌우할 수 있는 자동차의 운전마저 자율주행에 맡기는 상황이니 발굴을 하고 흙의 색깔이나 농도를 파악해서 층위를 가르는 작업 역시 AI의 도움을 받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예컨대 발굴을 할 때 유물에 바코드 barcode 같은 것을 부여하면 자연스럽게 유물의 위치가 GPS(위치확인시스템) global positioning systme로 표시되고, 이후 세척하고 보관되는 전 과정이 남기 때문에 박물관에서 유물을 관리하기에도 편할 것이며 도난도 막을 수 있다.

또한 실측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일일이 유물과 유적을 그리는 대신 3D 스캔(검사) scan이 도입될 수 있다.

보존하기 어려운 벽화나 금방 부스러지는 유물의 경우 3D 프린터(인쇄기) printer를 이용해서 발굴 당시의 가장 정확한 정보를 기준으로 복제품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고고학의 가장 기본적 방법인, 비슷한 유물을 같이 묶어서 배열하는 형식학도 AI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다.

딥러닝으로 이제까지 발견된 모든 발굴보고서를 학습시키고 하나의 유물이 발견되면 그것과 비슷한 유물을 찾고 형식을 늘어놓아서 편년編年(연대순으로 역사를 편찬함)을 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지금도 구글 Google 같은 사이트 site에서는 비슷한 이미지(심상) image를 자동으로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이 있으며, 그 알고리즘(연산방식) algorithm에 고고학적인 원칙을 조금만 더 가미하면 고고학자의 직감을 넘어서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몇 년 뒤의 발굴 작업을 생각해보자.

발굴과 보고서 작성 과정은 AI와 보조를 맞추어서 인간의 작업을 최소화하는 단계로 진행될 것이다.

현장에서 발굴을 하면 고고학자는 태블릿 피시(자리판 개인용 전산기) tablet PC나 스마트 폰 smart phone에 층위 정보를 입력하고, 적외선·접사카메라 따위를 이용한 정밀 촬영으로 층위를 구분한다.

그 자료를 전송하면 기존에 보고된 사진과 도면을 딥러닝한 AI가 그 유물의 시대와 용도를 추정해낸다.

그리고 기존 발굴 자료를 유추해서 전체 유적의 전모를 추정해 아직 발굴되지 않은 유적의 현황을 예측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방법이 제대로 적용되려면 AI의 작업에서 나타난 오차를 보정하는 시간이 제법 많이 필요하다.

 

AI는 이미 현장에서 도입되고 있다.

파편만 남은 유물이나 유적을 AI 기법을 사용하여 전체 규모를 복원하거나 땅속에 숨겨진 나머지 부분을 찾는 데에 상당히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실 AI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인 딥러닝은 고고학의 방법과 일맥상통한다.

고고학은 과거의 단편적인 데이터(자료) data를 모아서 결과를 도출하기 때문에 많은 자료가 쌓일수록 정확하다.

AI 역시 과거의 자료를 과거의 데이터를 모아서 원하는 대답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딥러닝을 한다.

하나의 과거를 구성하는 고고학은 많은 자료를 분석할수록 과거 사람들이 취한 방법과 더 비슷해진다.

고고학이라는 분야에서 AI의 도입이 긍정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고고학은 다른 인문학보다 가장 먼저 첨단의 기술과 과학을 받아들이면서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AI를 비롯한 수많은 기술에도 열린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출처
1. 강인욱 지음, 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김영사, 2024)
2. 구글 관련 자료
 
2026. 5. 10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