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19. 8/11 평창 오대산 월정사 본문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의 오대천변에 자리한 오대산五臺山 월정사月精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이다.
월정사는 사철 초록 빛깔 침엽수인 전나무숲에 둘러싸여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띠며, 월정사를 끼고 돌아 흘러내리는 오대천 금강연에서는 열목어가 헤엄치며 자란다.
오대산은 문수보살의 성산聖山으로, 산 전체가 불교성지인 곳은 대한민국에서 월정사가 유일하다고 한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인 643년 자장慈藏 율사律師(590~658)가 창건했다는 설이 있다. 자장율사는 중국에 유학하여 산서성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여 부처님의 사리와 가사를 전달 받으면서 신라에서도 오대산을 찾으라는 가르침도 받는다.
귀국하여 이곳 오대산을 찾아 월정사를 창건하고 오대 중 중대에 부처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조성하는 문수신앙을 정립하였다고 한다.
월정사는 고려 말 나옹스님이, 조선 중기 사명당이 머무르면서, 조선왕실의 외사고外史庫가 오대산에 들어오게 되면서 숭유억불기에도 사세가 번성하였다.
현대에 들어서서 동국대학교 건립을 주도하고, 한국전쟁 후 탄허스님이 주지가 되면서 여러 불전을 중건하였다.
월정사와 일주문 위치(출처 - 네이버 지도)
월정사 전각 배치도(출처 - 바로 아래 사진은 네이버 지도; 아래 2번째 사진은 월정사 홈페이지 http://woljeongsa.org/bbs/content.php?co_id=101030)
월정사 일주문은 월정사에서 1 킬로미터 남쪽 오대산로 동쪽에 위치한다.
일주문에 걸린 현판은 '월정대가람月精大伽藍'
일주문에서부터 금강교 입구까지 0.9 킬로미터의 전나무숲길이 이어진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시작되는 전나무숲길은 부드러운 황톳길로서, 길 양쪽에는 아름드리 전나무가 울창하여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므로 엄청 걷기 좋은 길이다.
그 길을 따라 왼쪽에는 오대천이 흐른다.
전나무숲길 오른쪽에 핀 마가목 꽃
일주문을 지나 월정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오면 만나게 되는 금강교.
이 다리는 월정사 천왕문으로 연결된다.
금강교 오른쪽의 나무 아치는 오대산 선재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선재길은 오대천을 따라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길로서 과거 스님들이 지혜와 깨달음을 얻고자 걸었던 길이기 때문에 아치 표지판에는 '깨달음, 치유의 천년 옛길!'이라 적혀 있다.
길 이름은 불교에서 지혜와 깨달음을 상징하는 문수보살의 뜻을 좆고자 했던 선재동자善財童子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나무 아치 밑으로 들어가 오대천 강가에서 바라본 금강교와 금강연.
금강교 주변에 고여 있는 오대천 일대를 특별히 금강연金剛淵이라고 부른다.
금강교를 건너 월정사로 들어가면서 금강교 다리 위에서 바라본 오대천 금강연 상류와 하류.
상류에 보이는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월정사 용금루로 들어가게 된다.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대천왕상이 있어 사천왕문이라고도 불리는 천왕문天王門.
천왕문을 지나면 다음 문까지는 연등으로 만든 길이 연결된다.
아마도 초파일날에 만든 연등인 듯..
천왕문을 들어서면 왼쪽의 전통찻집인 청류다원淸流茶院
연등길 끝은 2층 누각인 금강루이고, 금강루 1층 문이 금강문이다.
대체로 금강문에는 불탑이나 사찰의 문을 지키는 수호신 금강역사상이 있으며,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위치한다.
하지만 월정사는 색다르게 천왕문 다음에 금강문이 있는데, 월정사 금강문은 다른 절의 불이문不二門/해탈문解脫門 역할을 한다.
금강문을 지나 길 왼쪽에는 보장각, 오른쪽에는 동(별)당인 설선당이 있다.
보장각寶藏閣은 원래 성보박물관이었는데, 성보박물관이 월정사매표소 부근으로 이전하면서 지금은 종무소가 되었다.
보장각 맞은편의 설선당說禪堂.
설선당은 월정사 주불전인 적광전 동쪽에 있다하여 동당東堂 또는 동별당東別堂 등으로 불리는 요사채이다.
설선당을 지나면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과 오른쪽에 월정사 본당 즉 주불전인 적광전을 만나게 된다.
팔각구층석탑은 국보 제48-1호로서 자장 율사가 창건하였다. 현재의 탑은 고려때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8각 모양의 2층 기단 위에 9층 탑신을 올린 뒤, 머리장식을 얹었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급격히 줄어드는 보통 석탑과는 달리 2층 탑신부터는 거의 같은 크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볍게 들려 있는 여덟 곳의 탑 귀퉁이마다 풍경을 달아 놓았다.
지붕돌 위 머리장식이 완벽하게 남아 있는데, 아랫 부분은 돌로, 윗 부분은 금동으로 만들어서 화려함을 더해준다.
이런 다각형의 다층석탑은 고려시대에 들어와 우리나라 북쪽지방에서 주로 유행하였기 때문에 고려 전기 석탑을 대표하는 다각다층석탑으로 평가받는다.
이 탑을 통해 고려 전기 불교문화 특유의 화려하고 귀족적인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청동 풍경과 금동 머리장식을 통해 당시 금속공예 수법도 알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월정사에 있는 또 하나의 국보 제48-2호는 팔각구층석탑을 보고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탑을 향해 공양을 올리는 자세를 하고 있는 높이 1.8미터의 석조보살좌상이다.
이 보살상은 원래부터 탑과 한 세트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보살좌상은 묘법연화경에 나오는 약왕보살로 일컬어진다.
이처럼 탑 앞의 공양보살상은 이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고려 전기의 특징인 동시에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구성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처음에는 이 보살좌상이 보물로 지정되었지만 국보로 지정된 팔각구층석탑과 별개라는 느낌을 줄 수 있어 2017년 두 문화재를 함께 묶어 각각 국보 제48-1호와 국보 제 48-2호로 변경 지정하였다.
현재 월정사에 있는 석조보살좌상은 복제품이며, 국보 제48-2호 석조보살좌상은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있다.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있는 국보 제48-2호 석조보살좌상(출처 - 국가문화유산포털 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2067&ccbaKdcd=11&ccbaAsno=00480100&ccbaCtcd=32)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앞에 있는 복제품 석조보살좌상(출처 - 월정사 홈페이지 http://woljeongsa.org/bbs/content.php?co_id=101020&tabs=2#tab)
팔각구층석탑 뒤에 있는 월정사 주불전 적광전寂光殿은 앞면 다섯 칸, 옆면 네 칸이고 팔작지붕 다포계 양식의 큰 법당이다.
1930년대 조선고적도보에 따르면 과거 7불을 모신 칠불보전七佛寶殿이었고, 한국전쟁 때 불타버린 후 1968년 중건되었다. 적광전 기둥은 모두 오대산에서 자생하는 소나무와 전나무이다.
일반적인 적광전은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시고 있지만, 월정사 적광전은 석굴암 불상 형태를 그대로 따른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다.
이는 중건 당시에는 대웅전 현판이 달렸으나, 탄허스님이 오대산수도원을 기념하기 위해 주경전인 화염경 주불인 비로자나불을 모신다는 의미로 현판을 적광전으로 고쳐 달았기 때문이다.
현판 글씨는 탄허스님의 친필이다.
적광전의 주불 석가모니불
팔각구층석탑 앞에서 설선당(동당 또는 동별당)을 보면 설선당說禪堂이란 현판이 보인다.
팔각구층석탑 서쪽이며 설선당 맞은편에 있는 서당書堂은 행사장, 수련법회장, 강당, 요사채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대강당大講堂이며, 서쪽에 있어 서별당西別堂으로도 불린다.
지금은 공사중.
서당에 걸린 대강당 현판
적광전 왼쪽으로 있는 삼성각三聖閣과 수광전壽光殿/지장전地藏殿.
삼성각은 산신山神, 칠성七星, 독성獨星(독성은 단군을 신격화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의 삼성을 함께 모신 전각으로서, 외래종교인 불교가 토속신앙을 포용하였다는 의미를 지닌다.
수광전은 서방 극락정토의 교주 아미타불을 주불로 모신 불전으로서 무량수전, 극락전으로도 불린다.
그리고 지장전은 지장보살과 지상시왕을 봉안하는 불전이다.
이 불전의 정면에는 수광전 현판이, 동쪽 옆면에는 지장전 현판이 각각 걸려 있다.
적광전 바로 뒤에 있는 개산조각開山祖閣과 진영각眞影閣.
개산조각은 월정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진영을 모신 곳이며, 현존하는 월정사 전각 가운데 가장 오래된 1958년 중건하였다.
진영각은 절을 처음 세운 개창주開創主나 절은 중건한 중창주重創主와 같은 고승의 진영을 모신 전각으로서, 월정사에 머물렀고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한암스님, 현대불교학의 아버지 탄허스님, 조계종 초대 총무원장 지암스님, 한국전쟁 후 월정사를 중건한 만화스님의 진영을 모시고 있다.
진영각 오른쪽이자 동별당 뒤쪽에 있는 대법륜전大法輪殿은 큰 법을 굴리는 집이란 뜻을 가진 사찰의 강당이다.
1층은 강당이고, 지하에는 식당인 공양채가 있다.
대법륜전 오른쪽의 심검당尋劍堂은 요사 또는 요사채라 불리는 스님들의 주거공간
대법륜전 앞에서 서쪽으로 바라본 월정사 전각들.
왼쪽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설선당, 적광전, 수광전/지장전, 삼성각, 개산조각, 진영각이 보인다.
진영각 앞길을 따라 서쪽으로 가서 수광전/지장전 앞을 지나면 나오는 또 하나의 스님 요사 황화당黃華堂.
황화당 옆 월정사 경내 가장 서쪽에 자리한 전각은 불교수행관 즉 템플스테이 공간이다.
다시 적광전 앞 팔각구층석탑으로 돌아와 남쪽 전각을 구경한다.
오른쪽 전각은 2층누각으로서 2층은 동종이 있고 1층은 불교용품 판매장인 종고루鐘鼓樓/석경원碩經院,
왼쪽 전각은 불교서적을 전시 판매하는 용금루湧金樓이다.
용금루 1층을 통해서도 팔각구층석탑이 있는 월정사 큰마당으로 들어올 수 있다.
인터넷에서 찾은 오대천을 건너는 다리 위에서 본 용금루(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real_aniry&logNo=220454942987&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밖에서 보면 용금루에 '오대산월정사五臺山月精寺'란 초서 현판이 걸려 있다.
월정사 전각 구경을 마치고 다시 금강교 입구로 내려와 전나무숲길을 걷는다.
전나무숲길은 금강교 북쪽 끝 전나무숲숲 입구에서 오대천을 따라 남으로 내려가 일주문을 거쳐서 다시 북으로 차도를 따라 이곳까지 돌아오는 총 1.9 킬로미터의 순환형 코스이다.
월정사 전나무숲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천년의 숲으로 불리는 오대산국립공원의 월정사 전나무숲은 광릉 국립수목원의 전나무숲, 변산반도국립공원 내소사의 전나무숲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전나무숲으로 꼽힙니다.
오대산 전나무숲의 우수한 특징은
첫째, 사람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해발 700m 위치에 있고,
둘째, 전나무숲 옆에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오대천이 흐르며,
셋째, 원적외선을 함유한 황톳길로 맨발 체험이 가능하며,
넷째, 울창한 전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로 삼림욕 하기 좋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생명의 숲입니다."
전나무숲길 입구의 안내목
오른쪽으로 오대천이 흐르고 길 양쪽에는 아름드리 전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서 그늘을 만들어주는 흙길이다.
전나무숲길에 핀 참취 꽃
전나무숲길의 발 담그는 시냇물
전나무숲길을 걸어가면 다람쥐 떼들이 먹이를 얻어 먹으려고 가까이 다가온다.
전나무숲길에 쓰러져 있는 전나무 고목
쓰러진 전나무 고목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는 '할아버지 전나무'가 보인다.
할아버지 전나무는 2006년 10월 쓰러졌으며, 쓰러지기 전 월정사 전나무숲에서 가장 오래된 약 600년 수령의 전나무였다.
2019. 8. 13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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