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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샘(淸泉)
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49 - 버즘나무(플라타너스) 본문
커다란 잎이 소음을 막아주고 공해물질을 줄여주므로 가로수로 흔히 심는다.
몸통줄기 껍질이 벗겨진 것을 보고 우리는 버즘나무라고도 하지만, 탁구공 크기의 열매가 달린다고 하여 북한 이름은 '방울나무'다.
버즘나무과 버즘나무속의 갈잎큰키나무로서 서아시아에서 지중해 지방에 이르는 지역이 원산지이며, 높이는 30미터까지 자란다..
학명은 플라타누스 오리엔탈리스 Platanus orientalis, 영어는 Plantanus(플라타너스) 또는 Oriental palne tree(동양 플라타너스), 한자는 방울처럼 생긴 작은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다고 하여 현령목懸鈴木이다.
○시원한 녹음과 껍질의 버짐
여름의 뜨거운 태양열을 그대로 내뱉고 있는 포장된 길거리에선 일단 버즘나무 아래로 피신하는 것이 좋다.
잎이 큼직하게 생겨서, 줄기가 든든해서, 가지들이 시원스럽게 뻗어나가서, 그 몸집이 커서, 이 나무가 마음에 든다.
버즘나무 아래의 녹음綠陰(숲그늘)은 얼룩지지 않고 순수하며 짙어서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모여드는 사람들이 줄기에 기대어보고 만져보고 해서 이 나무를 괴롭히는 일이 많지만, 강인한 줄기는 넉넉히 이것을 막아낸다.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을 보여준다.
그 거창한 몸집이 모조리 아름다운 가을의 물색으로 변신한다.
높이 30~40미터에 이르는 거구로, 우리나라에서 넓은잎나무(활엽수闊葉樹)로서는 가장 크게 자라는 나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플라타너스는 겨울이 되면 잎이 떨어지고 조롱조롱 방울을 단다.
온 겨울 동안 매달려 있다.
아니, 이듬해 봄까지 달려서 재롱을 부린다.
거대한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상냥스러움이다.
도시 사람들이 얼마나 이 방울을 쳐다보고 꿈을 꾸었을까?
보는 둥 마는 둥 그냥 지나치지 않았나 해서 염려도 된다.
플라타너스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유럽과 아시아 서쪽 지방에 나는 것으로 동양플라타너스 또는 버즘나무라고 부른다.
다른 하나는 주로 미국에 나는 것으로 미국플라타너스라고 한다.
나무껍질이 조각조각 벗겨져서 얼룩이 지고 그것이 피부병의 일종인 버짐 같다고 해서 '버즘나무'라고 부르는데, 조금 기분 나쁜 이름이다.
옛날에는 아이들이 클 때 흔히 얼굴에 버짐이 생겼다.
큰 병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나무의 특성을 '버짐'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언가 이 나무에게 미안하다.
○나무의 종류
껍질이 벗겨지는 것은 배롱나무나 모과나무와 닮았다.
동양플라타너스는 줄기에 얼룩이 있는 반면, 미국플라타너스는 껍질이 회백색이며 뿌리 부근의 줄기는 흑갈색이고 틈새가 생긴다.
동양플라타너스는 한 개의 대에 둥근 열매가 2~6개씩 달리지만, 미국 것은 한 개씩 달리고 드물게 두 개씩 달리는 것도 있다.
이 두 플라타너스 사이의 튀기로 생겨난 것으로 런던플라타너스가 있는데, 흔히 '단풍버즘나무'라 불린다.
영국 런던에 많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것이다.
런던은 플라타너스의 도시이다.
템즈 Thames 강가에도, 버킹엄 궁전 Buckingham Palace 둘레에도, 하이드 파크 Hyde Park에도, 옥스퍼드 거리 Oxford Street에도 모두 플라타너스가 있다.
런던 사람들이 왜 이 나무를 그토록 좋아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영어로는 Plane tree라 하는데, 곧 바로 뻗어 오르는 품종을 Pyramidalis라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 방울나무(영현목鈴懸木)라고 하는데, 이는 방울(영/령鈴)을 달아놓은(현懸) 나무라는 뜻이다.
서울에서는 미국 것, 동양 것, 그리고 그 사이의 튀기를 모두 볼 수 있다.
미국플라타너스는 다소 억세 보이는 반면, 동양플라타너스는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품위가 있다.
플라타너스는 원래 우리나라에는 없던 나무였다.
미국 사람들은 이것을 흔히 시커모어 Sycamore라고 부른다.
아시아 서부 지방이나 러시아, 이집트, 팔레스타인 지방에는 시커모어 무화과나무라는 것이 있는데, 이를 단순히 시커모어라고도 한다.
이것은 물론 플라타너스와 다른 것으로, 성서에 무려 57번이나 나타나는 종교적인 나무이다.
○나무의 번식
플라타너스는 봄에 꺾꽂이를 하면 뿌리가 잘 내린다.
길이를 15센티미터 정도로 하고 2~3개의 눈이 달리면 된다.
굵기는 연필만 하거나 손가락 크기 정도면 된다.
꺾꽂이한 뒤에는 발을 쳐서 햇볕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땅속에 물기를 유지시켜주면 대부분 뿌리를 내릴 수 있다.
봄에 열매를 따서 뿌려도 묘목을 얻을 수 있지만, 싹트는 정도는 별로 좋지 않다.
한 개의 열매에 500~600개의 씨(정확하게는 열매)가 붙어 있지만, 그중 자랄 수 있는 것은 불과 1%도 안 된다.
이것은 씨가 꽃가루를 잘 못 받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씨의 발아력은 나무에 따라 또 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 나무는 옮겨심어도 잘 살아남는다.
하지만 나무에 따라서 옮겨심을 때 잘 죽는 것도 있다.
이때 우리는 이식력移植力이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말로 그 나무의 성질을 나타낸다.
○최고의 가로수
플라타너스는 우리나라에서 주로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다.
공원이나 학교, 공장 등의 녹음수綠陰樹(숲그늘나무)로도 심을 만하다.
가로수로는 최고의 나무라 할 수 있다.
외국에서도 가로수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므로 개인 정원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잎이 피어날 때 잎 뒤에 털이 나 있는데, 그 털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떨어져나간다.
이 털이 사람의 호흡기를 상하게 한다 해서 플라타너스를 좋지 못한 나무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이 나무가 20세기 초에 들어왔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이 우리 민족을 말살하기 위해서 심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인천 간 철도가 부설되었을 때에도 일본 사람들이 지맥을 끊어 우리 민족을 못살게 만드는 수작이라는 말이 있었다.
우리가 너무 폐쇄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플라타너스는 양지에서 자라는 양지나무(양수陽樹)로서 자람이 빠르다.
뿌리가 땅속 깊게 들어가지는 않으며, 습기 있는 곳을 좋아한다.
곁뿌리의 발달이 왕성하다.
외부에서 오는 물리적인 충격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은 특히 도시환경 조건에 알맞은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목재는 단단하고 무거운 편이며 속나무(심재心材)는 엷은 적갈색을 띤다.
외국에서는 통을 만드는 재료로 쓰고, 차량재나 가구재 등으로 사용한다.
목재가 강인하고 깨끗하며 냄새가 없는 까닭에 부엌에서 쓰는 도마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 밖에 식료품을 넣는 용기 재료로 쓰인다.
플라타너스는 가지치기를 할 때 싹트는 힘이 어느 나무보다도 강력한데, 이는 나무 모양을 사람의 힘으로 조절해나갈 수 있는 좋은 인자라 할 수 있다.
자연형으로 키우는 것도 좋지만, 흔히 가로수 같은 경우에는 전체 모양을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미적으로 더 좋아 보인다.
스위스 제네바 호수 Lake Geneva(또는 레만호 Lac Léman) 주변에 긴 줄로 심은 플라타너스는 전부가 비슷하게 생겨서 뛰어난 조경미를 보여주고 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Heidelberg 시내의 플라타너스도 그러하여 황홀한 경치를 만들고 있다.
중국 양쯔강 하류에 있는 대도시 난징 Nánjīng(남경南京)의 도시녹화 수종은 거의 모두 플라타너스인데, 큰 나무를 키우면서 가지치기로 모양을 비슷하게 만들어 그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플라타너스는 그 넓은 잎으로 도시 공기의 먼지를 흡착하고, 이 먼지는 빗물에 씻겨서 하수구로 흘러간다.
먼지를 치워주는 청소부라 할 수 있다.
계획적으로 배치된 한량없는 잎들은 도시의 시끄러운 소리를 마셔버린다.
만일 이 나무가 소음으로 가득한 도시 공간의 일부를 메우고 있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이 두통을 호소했을 것이다.
도시 사람들은 소음의 세계에 살고 있다.
소음 공해는 사람에게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준다.
불쾌한 소리가 계속되면 사람들은 혈관이 손상되고 피부가 창백해지며 근육이 굳어진다.
그리고 항상 불안감에 사로잡히고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또한 소화기 계통에 장애를 주어 소화불량이 온다.
소음의 피해는 정말 무서운 것이다.
미국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안의 10~59세 사람들 가운데서 청각이 손상된 사람 수는 약 500만 명에 달하고, 그중 약 100만 명은 청각을 돕는 보청기 사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계속되는 소음으로 도시인들의 청각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소리가 도시 안에서 전파될 때 나무가 소리의 에너지를 줄인다는 것은 사실이다.
소음이 많은 도시에서는 녹지를 만들어 음향의 전파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럴 경우 잎이 클수록, 잎의 밀도가 높을수록 효과가 크다.
뉴욕 교외 덜레스 공항의 주위에 방음림防音林을 조성한 것이 좋은 예이다.
○나무의 공동
플라타너스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00년이 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나라에는 큰 플라타너스 나무가 아직 적다.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줄기 둘레가 11미터, 높이가 55미터나 되는 것도 있다.
플라타너스는 오래되고 굵어지면 흔히 줄기 속이 썩어서 공동空洞(속에 아무것도 없이 빈 구멍)이 생긴다.
그 안에 여러 사람이 들어가서 앉을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이런 나무가 있으면 그것을 이용해서 집을 만든다.
미국 초기 개척자들은 종종 플라타너스의 공동을 집으로 삼았다고 한다.
예전에 태평양 해안 지대를 여행할 때 이런 집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것은 통나무로 된 별장 같았는데, 그 안에서는 커피와 그림엽서 같은 것을 팔고 있었다.
'한 나무집 One-log house'이란 이름이 붙어 있었다.
우리나라 동화에 나오는 혹 뗀 영감도 나무의 공동 안에서 달을 쳐다보면서 노래를 하다가 도깨비들에게 혹을 도둑맞고 만 것이다.
전에는 나무의 공동들이 흔히 있었는데, 웬일인지 요즘에는 보기 드물다.
혹 뗄 곳을 찾기 힘들다.
○나무에 얽힌 이야기
플라타너스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가야 한다.
고대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 1세 Xerxes I(서기전 518~서기전 465)가 그리스를 정복할 때, 아름다운 플라타너스 나무를 발견하고 이에 도취되어 황금으로 이 나무를 장식했으며, 온 종일 이 나무 아래서 휴식을 취하고 그의 군대에도 휴식을 주었다고 한다.
이것이 곧 그가 전쟁에서 패하는 원인이 되었다고 하는데, 크세르크세스 1세는 플라타너스를 '나의 여신', '나의 사랑' 따위로 불렀다고 한다.
좀 과장이 있을는지 모르지만, 그가 얼마나 이 나무를 좋아했는지 짐작이 간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 (영어 Athens)에서는 학교 주변에 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eles(영어 Aristotle)(서기전 384~서기전 322)가 제자들을 가르친 에피쿠루스 Epicurus의 숲이라든가, 플라톤 Platon(영어 Plato)(서기전 429?~349?)이 유명한 강론은 한 아카데무스 Academus의 숲이라든가, 그 밖에 아테네 거처에 심은 나무들은 대부분 플라타너스였다고 한다.
아시아로 치면 공자의 행단杏壇을 연상시키게 하는 나무다.
플라타너스가 그리스에서 로마로 건너간 것은 서기전 400년 무렵이라고 하며, 로마에서는 이 나무를 녹음수로 많이 심었다고 한다.
지금도 플라타너스는 세계 여러곳에서 심고 있는 훌륭한 조경수 중 하나다.
○플라타너스에 대한 시
시감詩感을 담지 않고 있는 나무란 없지만, 유독 시감을 더 자아내는 나무들이 있다.
이름이 없는 풀과 나무도 잘 들여다보면 한량없는 아름다움이 있고, 나름대로의 질서와 존재를 위한 철학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그림이 된다.
한 나무만 하더라도 계절에 따라 다른 내용의 시를 담고 있고, 어린 나무, 늙은 나무, 평지에 나는 나무, 절벽에 나는 나무 따위 갖가지 성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따라서 한 종류의 나무에서 수많은 시가 탄생할 수 있다.
필자는 플라타너스를 좋아한다.
끈질기게 견디는 그 힘에 놀라고, 인간을 생각케 하는 듯한 모든 경관에 감탄한다.
세상 일 이것저것 다 잊어버리면서 상관치 않고 스스로를 다듬어나가는 그 자세를 부러워한다.
플라타너스에 대한 시를 한번 만들어보았다.
"너의 그늘 아래 쉬어 간
어제와 오늘의 시간이
우리의 맥박을 지나
시와 노래로 되어
잎겨드랑이에 안겨
더러는 바람 타고 흐르는
찬란한 태양이 고향
플라타너스
그늘에서 하나 되어
언젠가 낙엽에 새겨져
온 세상으로 퍼져나갈
그리움의 이야기를
우리 서로
지금쯤 이리 적어 두자
플라타너스
온도를 먹고 바람을 마셔
쌓이는 나이테 위에
숨겨온 살갗 비쳐 보이는
숨막히는
사랑의 풍속도
플라타너스"
※출처
1. 임경빈 저, 이경준·박상진 편, 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2,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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