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면역학의 탄생과 발전 과정 8: 메치니코프는 요구르트로 노벨상을 받은 것이 아니다 본문

프랑스 France 의 파스퇴르 Luise Pasteur(1822~1895)에 의해 미생물의 역할과 백신의 원리가, 독일 Germany의 코흐 Robert Koch(1843~1910)에 의해 미생물과 질병의 관계가, 독일의 베링 Emil Adolf von Behring(1854~1917)에 의해 항체의 존재가 알려지던 질풍노도의 19세기 말에 러시아 Russia 출신 생물학자 일리야 메치니코프 Ilya Ilyich Mechinikov(1845~1916)도 먜우 중요한 발견을 하게 되었다.
메치니코프는 불가사리 starfish 유충幼蟲 larva을 관찰하고 있었는데 불가사리 유충은 몸이 투명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생명체의 세포를 관찰하기에 매우 유용했다.

1882년의 어느 날 메치니코프는 유충 내부를 돌아다니는 이상한 세포들을 발견했다.
그는 처음엔 그 세포들이 단지 세포 안을 유랑하는 떠돌이세포(자유세포) wandering cell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유충 주변에 붉은 색소 가루를 뿌리자 떠돌이세포들이 특별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색소 가루가 있는 곳으로 몰려들어 가루를 잡아먹고 있었던 것이다.
떠돌이세포들의 행동을 신기하게 여긴 메치니코프는 불가사리 유충의 몸에 작은 가시를 찔러넣어 보았다.
마찬가지로 떠돌이세포들이 가시 쪽으로 몰려들었는데 그 광경이 마치 떠돌이세포들이 유충의 상처 쪽으로 일부러 이동해 외부에서 침입한 가시 조각을 먹어 치우는 것 같았다.
약 40년 전인 1843년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고름의 주성분을 영국 UK 의학자 윌리엄 애디슨 William Addison(1802~1881)이 백혈구 leukocyte(white blood cell)라고 주장했던 사실을 메치니코프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애디슨의 주장한 고름의 주성분인 백혈구와 자신이 발견한 불가사리의 떠돌이세포를 서로 관련지어 생각할 수 있었다.
불가사리 유충의 상처로 몰려드는 떠돌이세포들과 인간의 상처로 몰려드는 백혈구가 실은 같은 종류의 세포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불가사리의 떠돌이세포들이 외부 공격자인 가시를 먹어 치우는 것처럼, 인간의 백혈구도 외부 침략자를 먹어 치움으로써 우리를 방어해주는 것이 틀림없다.
백혈구가 면역세포로서 우리를 외부 공격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은 이렇게 탄생했다.
백혈구가 이물질과 세균을 잡아먹어서 인체를 보호한다는 메치니코프의 생각은 좀 더 다듬어진 뒤 이듬해인 1883년에 발표되었다.
면역 연구자들은 외부 침입자를 포위해 잡아먹는 백혈구를 포식세포 phagocyte, 포식세포 가운데 메치니코프가 발견한 세포를 큰포식세포(대식세포) macrophage라고 이름 지었다.
큰포식세포는 이름 그대로 세포가 커서 외부 침입자를 많이 잡아먹는 세포라는 뜻이다.
그동안 의학자들은 생명체가 스스로 방어하는 힘이 없다고 생각했다.
인간 역시 세균의 공격에 그저 무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런데 병원체를 당당하게 잡아먹는 포식세포가 등장함에 따라, 생명체는 질병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적극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생명체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이끌어낸 면역세포 immune cells를 발견한 메치니코프는 19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가 발견한 세포에 의한 면역 작용을 '세포면역 cellular immunity' 또는 '세포매개면역 cell-mediated immunity'이라고 한다.
※출처
1. 김은중, '이토록 재밌는 면역 이야기'(반니, 2023)
2. 구글 관련 자료
2026. 7. 1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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