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본문

허준: '세계 7대 불가사의世界七大不可思議 Seven Wonders of the World'라고 있죠? 이른바 인류 역사상 사람의 손으로 이뤄낸 가장 기적적인 건축물 일곱 가지를 일컫는데요. 그동안 수많은 목록이 제각각 작성되었지 않습니까. 그래서인지 진짜 '세계 7대 불가사의'가 뭔지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더라고요.
곽민수: 현재 가장 많이 통용되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목록은 서기전 4세기 활동한 그리스 Greece 계통의 작가 안티파트로스 Antipatros(영어 Antipater)(서기전 397~서기전 319)가 남긴 기록에 기반합니다. 그런 만큼 목록에는 동지중해 지역의 구조물들만 있을 뿐이죠.
한번 읊어보면요. 기자의 대피라미드 Great Pyramid of Giza, 바빌론의 공중정원 Hanging Gardens of Babylon,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Temple of Artemis at Ephesus, 올림피아의 제우스 상 Statue of Zeus at Olympia,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움 Mausoleum at Halicarnassus, 로도스의 거상 Colossus of Rhodes, 알렉산드리아의 등대 Lighthouse of Alexandria이 7대 불가사의 목록에 포함됩니다.
사실 안티파트로스의 기록에는 알렉산드리아의 등대가 아닌 바빌론의 성벽이 있었는데, 서기 6세기 때의 작가 그레고리우스 투로넨시스 Gregorius Turonensis가 한 개만 바꿨어요. 바빌론의 성벽을 빼고 알렉산드리아의 등대를 넣었죠.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현재까지 물리적 구조가 남아 있는 건 대피라미드가 유일합니다. 그리고 공중정원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이 있긴 합니다. 바빌론 유적지의 성채에서 시설들이 확인되었죠. 그리고 공중정원이 바빌론이 아니라 다른 도시들에 있었을 거라는 '니느웨 Nīnəweh (니네베 Nineveh)설'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 유력한 설이죠. 니느웨는 고대 아시리아 Ancient Assyria의 수도 중 하나고요.
문제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번역이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이 유적들이 신비(미스터리 mystery)의 대상들인 것처럼 인식된다는 점이에요. 조금 더 정확하게 번역하면 '고대 세계의 일곱 가지 경이로운 구조물들'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개념이 일본을 통해 이중번역되는 과정에서 '불가사의'라는 수식어가 붙어 목록의 유적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대상으로 인식된 거죠.
저는 이 안티파트로스의 목록에 특별한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목록의 일곱 가지 구조물이 지어진 연대가 대체로 서기전 3세기에서 서기전 7세기 사이예요. 그러니까 이 구조물들은 불과 몇백 년 사이에 지어진 거죠.
딱 한 가지 유적만 지어진 시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바로 이집트 Egypt의 대피라미드, 이건 대략 서기전 2550년에서 서기전 2600년 사이에 지어졌으니까 다른 여섯 개보다 2천 년 가량 이전의 것이죠. 더욱이 앞서 말씀드렸듯 현재까지 비교적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집트에서 확인되고 있는 피라미드들은 족히 100기가 넘습니다. 물론 이 피라미드들은 대피라미드처럼 모두 다 온전하게 남아 있진 않습니다. 훨씬 더 후대에 만들어진 피라미드들 가운데서도 상태가 좋지 않는 경우가 많죠.
반면 대피라미드는 구조적인 안정성을 갖고 있고 굉장히 정교하게 깎은 거대한 돌들을 차곡차곡 쌓았기 때문에 내구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또 대피라미드를 지은 대지 자체가 굉장히 단단한 석회암 지대였는데, 이 또한 대피라미드의 내구성을 높이는데 한몫했죠. 더불어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기후 특성도 대피라미드의 보존 가능성을 높여줬습니다.
대피라미드에서 500년에서 600년 뒤인 고대 이집트 중왕국 Middle Kingdom of Egypt 시대에 만든 피라미드들도 있는데요. 이 피라미드들의 경우 진흙 벽돌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훨씬 더 후대에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즉 훨씬 최근에 지어진 피라미드들임에도 불구하고 보존 상태가 훨씬 안 좋습니다. 이집트 현지에 가서 직접 보면 부식된 부분이 많아 마치 모래 언덕처럼 보이는 경우도 많죠.
※출처
1. 박현도, 곽민수, 강인욱, 허준 지음, 역사를 보다(믹스커피, 2024)
2. 구글 관련 자료
2026. 7. 3 새샘
'글과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한반도 선사시대 미술사의 여명과 한민족의 뿌리 4-신석기 혁명 (0) | 2026.07.04 |
|---|---|
| 코핀과 스테이시의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 – 7부 세계의 중심에 선 서양 - 22장 제국주의와 식민주의(1870~1914) 10: 20세기로의 전환기에 나타난 제국의 위기, 22장 결론 (0) | 2026.07.02 |
| 면역학의 탄생과 발전 과정 8: 메치니코프는 요구르트로 노벨상을 받은 것이 아니다 (0) | 2026.07.01 |
| 한반도 선사시대 미술사의 여명과 한민족의 뿌리 3-중기 및 후기 구석기시대 (0) | 2026.06.30 |
| 경이롭고 신비로운 유적의 오만한 이면 (0) | 2026.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