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8. 2/23 469차 하남 용마산 시산제 본문

산행트레킹기

2008. 2/23 469차 하남 용마산 시산제

새샘 2008. 2. 26. 01:09

산행로: 하남 하산곡리 산곡초교 버스정류장-하다리골-철탑고개-492봉-555봉-고추봉(570)-524봉-용마산(585)-안부-밤골-밤골입구-하남 상산곡리 버스정류장(6km, 3시간)

 

산케들: 박종국, 김영수, 樂山김수인, 윤승용, 현동우, 民軒김기표, 정재영, 淸泫박오옥, 이상돈, 西山박봉희, 長山손욱호, 元亨김우성, 慧雲김일상, 智山방효근, 百山이주형, 如山장만옥, 새샘박성주(17명)

 

 

오늘은 금년 한해 무자년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 산행날이다.

작년부터 산케들은 용마산에서 시산제를 올리고 있다. 용마산은 경남중고의 심볼산이기 때문이다.

 

오늘 갑자기 기온이 하강했고 바람도 쌀쌀하게 분다. 

내일 기온이 더 내려갈 예정이라니 오후에는 더욱 쌀쌀해 지리라. 산에서 바람이 강하게 불면 산행이 다소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길을 나선다.

 

집결지인 잠실역 7번출구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산케들이 기다리고 있다.

산행에서 처음보는 얼굴은 울산지방해운항만청의 박종국 청장이다.

박청장은 새정부 들어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해양수산부가 없어짐에도 불구하고 농림수산식품부의 수산부문 총괄국장으로 전보될 예정인 모양이다. 

우리 동기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박청장은 김영수가 시산제 산행에 참가하도록 적극 권유한 결과라고 한다.

 

민헌차관은 처장이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격하되어 지금 인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가능성은 반반이라는데 이번 시산제 산행에서 산신령에게 빌고 산의 정기를 듬뿍 받았으므로 좋은 소식이 들려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잠실역에서 모인 산케 16명에다 올림픽공원역에서 기다리는 백산을 합하면 모두 17명에 달하는 대규모 산행이다.

작년 2007년 같은 산행코스의 시산제에는 (15+1)명이 모였으니 지난해보다 1명이 늘었다.

 

산행시작시각 10시20분.산곡초교를 검단산에서 용마산으로 연결되는 능선길까지는 오름길이 계속된다.

이 능선길에 도달할 때까지는 부지런히 산을 올라가야 한다.

거리는 약 1.5km, 예상소요시간 45분.

오름길 양쪽은 수십미터에 달하는 큰키의 일본잎갈나무(일명 낙엽송) 숲이 우거져 있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는 모두가 늘푸른나무 즉 상록수인데 반하여 이 일본잎갈나무만 유일하게 늦가을에 솔잎이 낙엽으로 떨어지는 잎갈나무 즉 낙엽수다.

 

첫 목표인 능선길에 도착.

여기서부터는 능선을 타고 간다.

용마산 정상까지 2~3번의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해야하기는 하지만 그 높낮이는 그다지 심하지 않을 것이다.

전진 방향인 남동쪽 하늘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태양이 비친다.

 

능선길에는 떡갈나무 치고는 쉽게 볼 수 없는 제법 크고 오래된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떡갈나무는 산 위에서 쉽게 볼 수 없고 마을 근처에서 주로 보이는 나무다.

잎 뒷면에는 갈색털이 나 있어 떡이 붙지 않도록 떡 사이에 깐다고 해서 떡갈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잎이 참나무 가운데 가장 큰 반면 줄기는 참나무 가운데 가장 가늘고 크기도 가장 왜소하다.

휴식을 취하고 출발전 떡갈나무 아래서 첫번째 산행의 흔적을 남긴다.

 

용마산 산행길에는 우리 산케들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는다.

능선길에 들어서 용마산 정상에 오르기 전 가장 높은 봉우리인 고추봉(570m)을 향해 산케들이 줄지어 부지런히 오르고 있다.

 

고추봉을 지나야 비로소 용마산이 보인다.

 

여기서 용마산까지의 능선길은 참나무 숲이다.

두터운 코르크 껍질을 가진 굴참나무을 비롯하여 상수리나무,

신갈나무가 주종이며 졸참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도 가끔 보인다. 물론 소나무나 노간주나무도 있다.

 

524봉을 넘은 다음 우리 산케들은 마침내 용마산 정상을 오른다.

 

출발 2시간이 채 못되어 오늘의 등정목표인 용마산 정상에 도착한다.

이 봉우리 바로 앞에서 광주를 관통하는 경안천이 팔당호로 유입된다.

 

우리들이 준비한 제사음식을 용마산 표지석 앞에 정성스럽게 준비한 다음 향을 피우고 술을 올린 다음 윤승용이 축문을 읽고 여산 회장이 산신령과 천지신명께 정중하게 절을 올린다.

 

-축문-

유세차단기4341년 서기 2008년 무자년 2월23일 오늘재경경남중고 26산악회 회원 일동은 이곳 용마산 정상에서 시산제를 지내기 위해 천지신명께 삼가 고하나이다.

산을 배우고 산을 닮으며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모인 우리가, 매주 한번씩 산을 오르려고 하는 이것을 어찌 작은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그 산행 하나하나마다 서로에게 배려하는 기쁨으로 충만하며, 아무 낙오자도 없이 안전하게 산행을 하게 해주시는 신령님의 자애로우신 보살핌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리오.

무거운 배낭을 둘러맨 우리의 어깨가 굳건하도록 힘을 주시고, 험한 산과 골짜기를 넘나드는 우리의 두 다리가 지치지 않도록 힘을 주시고, 천지간에 모든 생육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뜻이 있나니, 풀 한포기 꽃 한송이 나무 한그루도 함부로 하지 않으며, 새 한마리 다람쥐 한 마리와도 벗하며 지내고, 추한 것은 덮어주고 아름다운 것은 그윽한 마음으로 즐기는 그러한 산행을 하는 '26산악회'가 되고 싶나이다.

거듭 비옵건데 무자년 한 해 서로간 화합과 사랑이 넘치게 하여 주시옵고 무사한 산행이 되도록 엎드려 고합니다.

 

산신령이시여, 오늘 우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적고 보잘 것 없지만 이는 우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고 부디 음향하옵소서.

 

단기 4341년 서기 2008년 무자년 2월 23일 26산악회 회원 일동

 

날씨가 너무 추워 막걸리 한잔씩 음복만 하고 시산제 출석부를 만든 다음 바로 하산.

 

상산곡리로 빠지는 안부에서 엄미리 백숙집으로 전화하여 길을 물었으나 백숙집에서도 길을 확실히 모르고 있어 작년 시산제 때의 마찬가지로 능선을 타지 않고 내림길을 택한다.

  

내림길 끝자락인 죽림원 근처에도 오름길에서와 같은 일본잎갈나무 숲을 이어진다.

꽁꽁 얼어붙어 있는 낚시터를 지나 3시간에 걸친 비교적 짧은 오늘 산행이 끝났다. 

 

이곳에서 봉고차로 5분정도 남쪽으로 더 내려가 우리들의 점심 백숙이 끓고 있는 송화장수촌에 도착.

백숙에다 시산제 음식인 수육의 안주에다 글렌피딕 양주로서 무자년 시산제 무사산행을 건배한다.

이 자리에서 여산회장은 회사일로 참석 못한 전임 경암회장을 대신하여 작년에 넘겨받은 산악회 결산내역을 결산서를 배포하고 발표하였으며, 참석한 산케들이 만장일치 박수로 승인하였다.

 

3시20분에 백숙집을 나와 서울행 버스에 탑승하면서 공식 시산제 산행이 끝났다고 여산회장 천명. 

하남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잠실역 하차하여 모두들 해산.

하지만 모두 뿔뿔이 헤어지진 않았다.

지산대장을 비롯한 몇몇은 잠실역 호프집에서 계속 술을 타고....

 

2008. 2. 25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