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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다는 음식성분 많이 먹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가?

새샘 2008. 9. 11. 16:47

뉴트라수티컬 - 건강 기능성 식품

음식 속 영양소로 각종 암과 만성질환을 예방 치료할 수 있을까? 요즘 녹차에 든 카테킨, 당근이나 브로콜리의 베타카로틴, 카레의 커큐민, 토마토의 라이코펜, 등푸른 생선의 오메가3 지방산, 콩의 이소플라본, 포도쥬스의 폴리페놀, 레드와인의 레스베라트롤 등이 암과 만성질환을 예방 치료하는 천연성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건 실험을 통해 강력한 항암효과가 증명됐기 때문이다. 약품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는 모든 종류의 건강 기능성 식품을 학자들은 영양을 뜻하는 ‘뉴트리션(nutrition)’과 약품을 뜻하는 ‘파마수티컬(phamaceutical)'을 합친 '뉴트라수티컬(neutraceutical)' 이라고 부른다.

 

맹신은 금물

이런 뉴트라수티컬을 많이 먹으면 암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맹신은 금물이다”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왜냐하면 실험으로 증명되었다는 것은 쥐나 토끼와 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결과가 많을 뿐만 아니라,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이나 코호트(cohort: 통계상 특정 인자들을 공유하고 있는 집단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연구에서는 오히려 정반대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항산화물질은 항암효과와 발암효과를 동시에 가진 ‘양날의 검'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품 자체를 먹는 것은 별 문제가 없지만, 이런 물질의 추출물을 다량 장기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콩의 이소플라본(isoflavon) - 이소플라본 추출물을 다량 장기 복용하면 유방암 걸릴 가능성 높아질 수 있다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기능을 하며 대두에 많이 들어 있는 콩단백질의 한 종류. 우울증, 골다공증, 얼굴이 붉어지는 증세 등 여성 갱년기 증세를 완화시킨다고 알려졌다. 이밖에도 월경증후군, 심장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예방과 암 예방 효과도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콩에 많은 이소플라본 추출물을 다량 장기 복용했을 때는 오히려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호주 암학회의 최근 발표가 있었다.

 

녹차의 카테킨(catechin) - 위암이나 직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없다

녹차의 떫은 맛을 내는 물질로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카테킨 중 가장 강력한 성분인 ‘EGCG'는 비타민C보다 항산화 효능이 20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 동물실험에서 녹차의 카테킨이 종양생성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있은 뒤 녹차가 위암이나 직장암 발생을 감소시킬거란 막연한 인식이 존재해 왔다. 하지만 녹차에 관한 연구들은 실험실에서 나온 결과들이 많으며, 최근(2001, 2005, 2007년) 일본에서 2만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행해진 대규모 역학연구를 보면 하루에 1잔 이하를 마시나 5잔 이상을 마시나 위암이나 직장암의 발생과 거의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일부에선 하루에 4~10잔의 녹차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선 의학적으로 카테킨을 함유한 식품의 섭취가 암 발생을 줄인다고 명확하게 결론지을 수 없다.

 

당근이나 브로콜리의 베타카로틴(beta-carotene) - 베타카로틴 보충제 복용하면 폐암 위험이 오히려 증가하였다 

당근이나 브로콜리 등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비타민A로 생성되기 전의 단계물질로서 항산화 작용을 가진 미량영양소다. 1981년 ‘랜싯’이란 유명 의학잡지에 베타카로틴이 폐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뒤로 베타카로틴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와 정반대되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충격을 주었다. 1985년부터 1993년까지 핀란드에서 2만9133명의 남성 흡연자를 대상으로 9년간 추적 관찰하여 1994년 발표자료에 따르면 오히려 베타카로틴을 복용한 그룹에서 폐암 발생이 18%난 높았던 것. 마찬가지로 이와 비슷한 시기에 흡연자 1만83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어 1996년 발표된 임상시험에서도 베타카로틴과 레티놀A 복용군에서 오히려 폐암 위험이 28% 증가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004년 발표된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 결과는 7개의 대규모 연구를 분석해 봐도 베타카로틴과 폐암과의 관련성을 없었다는 것이다.

 

토마토의 라이코펜(lycopene) - 라이코펜의 섭취와 전립선암과는 관련이 없다

토마토의 빨간색을 만드는 색소성분인 라이코펜은 베타카로틴과 마찬가지로 카로티노이드의 일종. 1980년대부터 토마토의 항암효과가 알려졌으며, 1995년 하버드 의대의 한 박사는 남성 4만8000면 가운데 1주일에 10회 이상 토마토를 섭취한 사람은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35%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1997년 핀란드의 한 대학에서 725명의 중년층 대상 임상시험 결과 심근질환 및 죽상 동맥경화에 대하여 라이코펜이 보호효과를 갖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미국 국립암협회(NCI)는 2만9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라이코펜을 함유한 토마토 가공품 섭취와 전립선암과는 관련이 없다고 발표함으로써 라이코펜의 효능에 의문점을 남겼다.

 

등푸른생선의 오메가-3 지방산(omega-3 fatty acid) - 오메가-3 보충제의 안전성, 효능 및 용량이 자연에서 섭취한 오메가-3와는 다르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보충제보다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을 이용하도록 권장

고등어, 정어리, 꽁치, 청어, 삼치, 참치, 장어, 연어, 방어, 멸치, 병어와 같은 등푸른생선에 많은 오메가-3 지방산은 혈액응고방지제 역할을 해서 뇌졸중이나 관상동맥질환 예방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해도 혈액을 과도하게 희석시켜 오히려 뇌졸중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면역체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유방암이나 전립선암과 같은 호르몬 관련암에 있어 많은 역학연구들이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서로 상반된 결과를 보이는 것들이 많아 보다 확실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1999년 미 하버드 의대 연구에서 8만8000명의 간호사들을 1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생선의 섭취가 유방암 위험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2002년의 미 하버드 의대 연구는 이와 반대로 8만4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추적 관찰 결과 생선 또는 오메가-3 섭취가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낮춘다고 보고하였다. 이와 비슷한 결과로서 2003년 미 하버드 의대 연구에서 4만7882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일 오메가-3 지방산을 0.5g 섭취한 사람은 전이상 전립선암 위험도가 24% 낮았다고 발표하였다.

 

카레의 커큐민(curcumin) - 커큐민의 항암효과에 대한 임상연구는 초기단계며, 일부에서는 오히려 발암효과도 나타나고 있으므로 카레 섭취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섣불리 결론 내릴 수 없다

카레의 주요 향신료인 커큐민은 생강과 식물인 심황(뿌리줄기가 노란색)에 존재하는 폴리페놀 화합물의 일종. 최근 들어 전립선암과 알츠하이머를 예방한다고 해서 각광 받고 있다. 1010명의 아시아 노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카레를 자주 먹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정신기능 평가점수가 현저히 높았다. 일부 동물실험과 연구실의 세포실험 결과도 전립선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발암작용의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고용량 커큐민 섭취가 백내장의 위험을 높인다는 2003년 동물 실험결과도 있으며, 14일 동안 쥐에게 심황을 많이 먹인 결과 간이 손상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 이유로 2005년 일본에서 커큐민과 같은 “항산화물질들은 항암효과와 발암효과를 동시기 지니고 있는 양날의 검일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2008. 9. 11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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