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8. 11/22 501차 의정부 사패산 산행기 본문
산행로: 회룡역-회룡탐방지원센터-회룡골-회룡골재-사패능선-649봉-포대능선입구-망월사-원도봉계곡-망월탐방지원센터-망월사역(8km, 4시간)
산케들: 慧雲김일상, 如山장만옥, 새샘박성주(3명)
1호선 회룡역에서 09:00 모이기로 되어 있는데, 회룡역 두 정거장 전인 도봉산역에 도착된 것이 9시.
집에서 07:30에 나왔는데도 도봉산역까지 무려 1시간 반이 걸린 것이다.
강 남쪽에서 북쪽 끝까지 오는 것이 정말 멀구나 싶다.
도봉산역이라고 여산한테 문자를 보내고 돌아보니 여산이 날 뒤쫓아 오기나 한듯이 바로 뒤에 있다.
함께 전철 타고 회룡역에 내리니 09:07.
그곳에는 혜운이 혼자 우릴 기다리고 있다.
아무에게도 연락이 없는 걸 보니 오늘 산케수는 셋인 모양이다.
다음 전철승객이 내리는 것을 보고 사패산행 시작.
행정구역이 의정부시 호원동인 회룡역을 나서니 아파트촌 바로 뒤쪽에 사패산과 사패능선이 보인다.
아파트촌으로 직진하여 들어가니 길은 끊어지고 하천으로 내려가게 되어 있다.
길이 아닌 하천 둔치를 따라 백미터 이상 걸어가서야 비로소 등산로로 올라선다.
하천 옆으로 난 포장길에 당산수로 보이는 100년은 됨직한 우람한 느티나무가 서 있고, 그 왼쪽 뒤로 사패산이 지척인 듯 가까이 우뚝 솟아 있다.
사패산 등산로 입구인 회룡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바로 다리가 나타나고 그 위로 고가도로가 가로질러 나있다.
다리 위에서 고가도로 아래로 보이는 사패능선을 배경으로 산행시작 기념 촬영.
회룡탐방지원세터에서 사패능선까지 2.5km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다.
1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
올라가다보니 회룡사를 거쳐 회룡골로 오르는 길인데, 원래의 예정 산행로는 이 길 바로 북쪽의 범골능선을 타는 것이었다.
예정 산행로를 탈려면 회룡탐방지원센터로 오기 전 오른쪽 길로 들어섰어야 했다.
우리는 하천길을 따라 온 탓에 그 입구를 놓친 것이다.
등산안내판 지도를 보니 범골능선을 따라 오르면 현 산행로보다 600m 북쪽 사패능선에 도달하게 되며, 그 지점에서 다시 600m 떨어진 사패산을 들렀다 온다면 지금 산행로보다 1.8km나 더 걸었을 것이다.
오히려 잘 됐다고 우리 세 산케는 이구동성.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사패산 정상은 밟아봤는데 뭐..."
회룡사 앞에 도착.
우린 다리 건너의 회룡사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회룡골 계곡 따라 나 있는 오름길로 들어선다.
회룡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지었다는 주장이 있으나, 우리나라 절치고 의상대사와 관련이 없는 절이 별로 없는 것으로 보아 그야말로 설일 확률이 높다.
오히려 고려말이나 조선초 무학대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훨씬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1881년(고종 18년) 승려 우송이 쓴 '회룡사중창기'에 의하면 무학대사가 1394년 삼봉정도전의 미움과 시기를 받아 이곳 토굴에서 기거하고 있을 때 태조이성계가 이곳의 무학대사를 방문하여 며칠간 머문다음 떠나면서 절을 짓고는 임금이 환궁한다는 뜻으로 절 이름을 回龍寺라 지었다는 것이다.
회룡사를 지나 회룡골을 따라 오른다. 가뭄 탓인지 물은 흐르지 않는다.
대신 며칠 전 내린 눈으로 하얀색으로 덧칠한 크고 작은 바위들만 계곡을 따라 줄지어 늘어서 있다.
회룡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한 지 꼭 1시간만에 사패능선 도착.
여기서 북쪽 1.2km 거리에 사패산, 반대방향인 남쪽으로 2.5km 지점에 도봉산 자운봉이 있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자운봉 쪽을 바라보니 바로 앞에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 봉우리가 있고, 봉우리 위에는 흐릿한 구름 사이로 태양이 비추고 있다.
봉우리를 올라서 우리가 갈 방향인 남쪽을 바라보니 도봉산 포대능선 사이로 삼각산의 세 봉우리가 뚜렷하다.
이제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649봉을 오르기 전에 왼쪽으로 남성 심볼(?)처럼 보이는 큰 바위(정식명칭이 거북바위인가?)가 특이해서 우리들의 배경으로 삼는다.
649봉에 올라 먼저 우리가 들리지 못했던 사패산(552m)을 구경한다.
賜牌山은 한북정맥의 산으로서 조선 선조의 여섯째 딸 정휘옹주가 시집갈 때 패물로 하사한 산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으로서 위에서 보면 하나의 큰 바위덩어리다.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649봉이다.
사패산보다 100m 가량 높은 봉우리.
봉우리에는 바윗돌이 몇개 있고 그 뒤로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이곳을 내려가면 바로 도봉산 포대능선이 시작되며, 우리는 포대능선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난 망월사 내림길을 따라 산을 내려갈 것이다.
오늘 산행의 정상인 이곳에서 출석부를 만든다. 649봉바위와 소나무 사이로 자운봉을 비롯한 도봉산 정상의 세봉우리가 보인다.
649봉을 내려가면 바로 하산길이므로 조금 이른 시각이기는 하지만 근처에서 정상주를 마시면서 30분 동안의 휴식을 즐긴다.
정상주는 막걸리와 소주, 안주는 김밥과 과일.
649봉을 내려가면서 굽이굽이 이어져 있는 포대능선 뒤로 바위 덩어리들이 울끈불끈 힘차게 솟아 있는 도봉산 봉우리를 구경한다.
얼마 내려가지 않아서 망월사가 훤히 보이고, 절 뒤로 도봉산 주봉우리들이 솟아 있다.
망월사는 조계종 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로서 신라 선덕여왕 때인 639년에 해호화상이 창건한 절이다.
대웅전 동쪽으로 토끼 모양의 바위가 있고, 남쪽에는 달 모양의 월봉이 있어, 마치 토끼가 달을 바라보는 형상을 하고 있다는 데서 절 이름 望月寺가 유래되었단다.
신라 경순왕의 태자가 여기서 은거했다고 한다.
망월사는 명승들을 많이 배출하여 경기지방의 이름 있는 선(禪) 사찰로 유명.
망월사와 도봉산이 훤히 보이는 곳에서 세 산케는 자칭 전문사진사라는 산행객의 도움으로 한장 찰칵.
망월사에서 시작되는 원도봉계곡의 내림길은 노란물로 물든 단풍, 낙엽 깔린 산길, 다소 서늘한 느낌의 바람이 어우러져 완연한 늦가을의 풍광으로 가득차 있다.
원도봉계곡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인 두꺼비바위.
두꺼비 입처럼 크게 벌린 바위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을까?
자연의 힘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광경이다.
그리고 두꺼비 입천장에 달싹 붙어 있는 벌집은?
두꺼비바위 뒤로 또 하나의 바위가 보인다.
그 모습은 옛날 우리집에서 키웠던 애완견 요크셔테리어의 옆모습과 닮은 듯하다.
원도봉계곡을 지나
망월탐방지원세터에 도달함으로써 산행길은 끝나고 망월사역 근처에서 배 불릴 일만 남았다.
몸을 돌려 도봉산을 다시 한번 쳐다본 다음 음식점을 찾아 본다.
내려오면서 얘기했던 순대국집을 찾아 보니 보이지 않는다.
대신 감자탕 집이 있어 들어갔는데 이곳에서 우리가 대박을 맞았다.
맛깔스런 반찬과 푸짐한 야채덤과 감자탕 국물, 그리고 무엇보다도 손님을 배려하는 말 씀씀이와 마음 씀씀이가 우리 세 산케를 감동시킨다.
참이슬에 이은 잎새주, 그리고 잎새주 미니어쳐도 한병씩 챙긴 다음 부른 배를 툭툭 치면서 그 곳을 떠난다.
이곳에 올때마다 들리리라 하면서...
망월사역에서 전철을 타고 건대입구역에 내린다.
혜운의 친구가 하는 곰장어집에서 뒤풀이하자면서 말이다.
택시 타고 도착한 때가 4시가 채 안 되었다.
6시부터 시작이라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어 뒤풀이 불가.
그래서 다시 택시 타고 신천역 먹자골목에서 따끈한 대포와 부산오뎅으로 간단히 뒤풀이를 끝낸다.
2008. 11. 24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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