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8. 12/7 503차 남양주 갈미봉 산행기 본문

산행트레킹기

2008. 12/7 503차 남양주 갈미봉 산행기

새샘 2008. 12. 8. 15:50

산행로: 남양주 월문리 묘적사-갈미봉(390)-월문교(4.5km, 1시간30분)

 

 

산케들: 정수진, 원형김우성, 백산이주형, 혜운김일상, 여산장만옥, 지산방효근, 새샘박성주(7명)

 

오늘은 지난 2월 468차 산행로였던 남양주 백봉산이다.

그 당시 산행에서는 잠실역 교통회관 방향인 9번출구에서 모였는데, 이번 모이는 장소는 덕소역이다.

덕소역 휴게실에 모인 산케는 모두 7명. 지산대장이 입고 온 옷 두께가 장난이 아니다.

오늘 낮 기온은 영상으로 풀린다는데 왜 그렇게 중무장을 하고 왔냐고 물었더니, 오늘 아침 인터넷으로 찾아본 일기예보에서 점차 날씨가 추워지며 오후에는 눈발이 날리고 기온도 급강하한다고 추위에 약한 자신이 이런 옷차림으로 왔다고 지산의 대답.

아닌가 아니라 휴게실 바깥을 바라보니 눈발이 제법 굵게 내리는 광경이 창을 통해 보인다.

 

덕소역에서는 마을버스를 타고 묘적사 입구인 월문리 종점에서 내려야하는데, 이 버스가 언제 올지 모르고 또한 버스에서 내려 묘적사까지 한참이나 걸어간 기억이 난다.

그래서 버스 대신 택시 타고 묘적사로 이동하여 묘적사에 내리니 09:40이다.

택시로도 월문리 버스종점에서 묘적사까지는 꽤나 올라왔다. 

지난번 산행사진을 보니 걸어서 묘적사까지 무려 30분 걸렸었다.

 

묘적사妙寂寺는  불법의 신묘함과 번뇌를 벗어나고 생사의 누를 끊는 경지인 적멸에서 따서 이름 지어졌다.

백봉산의 옛이름이 묘적산이란 기록이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있다고 하니 이 절은 적어도 조선 세조 때에는 존재했음이 틀림없다.

신라 문무왕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확인되지 않는 말도 있다.

묘적사는 본래 국왕직속의 비밀기구가 있던 사찰로서 여기서 왕실산하 비밀요원을 훈련시킨 다음 선발된 승려를 출가시킴으로써 승려교육과 아울러 고도의 군사훈련을 받도록 했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묘적사에서 승병을 훈련시켰다고 한다.

묘적사 뒤로 보이는 능선 왼쪽을 따라 올라가면 백봉산이다.

 

저번 산행때 묘적사 뒤로 가다가 길이 없어 찾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 적이 있어 이번에는 지산대장이 묘적사 아래로 내려가 서쪽으로 가자고 제안한다.

그래서 찻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다가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입구에 철사줄이 매어져 있는 산길로 들어서서 계속 오른다. 

조금 올라 가니 계곡이 나오고 그 뒤로는 길이 보이질 않는다.

혜운이 계곡 쪽으로 다가갔지만 길을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오른쪽 얕은 능선 위로 하늘이 보여 일단 능선 위로 바로 오르기로 한다.

길이 없는 가파른 오르막에는 찔레나무와 같은 날카로운 가시 달린 나무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올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

능선에 다다르니 넓은 임도가 깔려있다.

이제야 등산로를 제대로 찾았구나 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임도를 따라 걷는다. 

근데 이게 어찌된 일?

갑자기 길이 없어져 버리는게 아닌가? 

하는 수 없이 되돌아오면서 오른쪽인 남쪽 오름길을 따라 오르기는 하는데 북쪽의 백봉산과는 반대방향이어서 모두들 백봉산과 점점 멀어진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오름길을 따라서 또 하나의 능선길에 닿은 다음 백봉산 방향인 북쪽을 향한다.

그런데 이 능선을 따라서도 얼마가지 않아 내림길이 나타나고 그 아래 마을이 보인다.

백봉산을 갈려면 아래 마을로 내려간 다음 다시 올라야 할 것 같다. 

그러는 사이 기온은 급강하하여 엄청 매섭게 찬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눈발도 점점 굵어지고 있다. 

모두들 얼굴이 산행 시작 때 살색이던 얼굴이 차가운 맞바람 땜에 붉게 물들었다.

 

반대방향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오늘 산행은 이 능선의 정상 봉우리를 등정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산길은 참나무 낙엽으로 완전히 덮여 흙이나 돌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몇 분 후 능선의 정상 봉우리에 도착.

산행 시작 50분 만에 정상을 밟은 것이다. 

정상에서 오늘 산행의 출석부를 만드는데, 산행객은 우리 여섯 산케일 뿐 눈을 씻고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산행 당시 이 봉우리를 마을 이름을 따서 월문산이라 부르기로 했는데, 산행기를 쓰면서 지도를 찾아보니 백봉 정남쪽에 위치하는 높이 390m의 갈미봉으로 되어 있다.

갈미봉과 백봉의 중간지점에 묘적사가 자리잡고 있다.

 

갈미봉에는 차가운 바람이 사납게 불어서 오래 머무를 수가 없다.

내림길을 따라 가면서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고 정상주를 즐긴다.

정상주는 원형이 준비한 달짝지근한 매실주, 안주는 과일.

다른 간식은 하산 후 점심과 함께 먹기로 한다.

20분 정도 휴식 후 하산 시작.

 

산아래 마을 앞 찻길 건너편으로 월문공동묘지가 보인다.

 

찻길에 도착하여 주변을 돌아보니 아까 택시타고 들어온 길이다.

버스정류장이 길 북쪽 다리 건너라서 다리를 지난다. 

다리 이름은 월문교, 그 앞에 서 있는 큰 바위에는 '월문4리, 말등바위'라고 씌여있다.

갈미봉 산 어디에 말등바위가 있는 모양인데 우린 보지 못했다.

 

오늘 산행은 산케산행 사상 가장 짧은 1시간30분. 

하산시각 역시 가장 이른 11:18.

동시에 디카 배터리가 다 소모되어 더 이상 사진 찍는 것도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걱정인 것은 식당문이 아직 열리지 않았을 것 같다는 것.

그래서 마을버스를 타고 덕소역에 내린 다음 직행버스를 타고 잠실역에서 하차.

잠실역에서 택시로 저번 주 산행 뒤풀이식당이었던 오금동 여수집으로 이동하여 쏨벵이회로 뒤풀이!

뒤풀이 화제는 차기회장인 원형과 차기대장인 백산이 시작하는 내년 첫 산행인 단배산행으로 모아졌다.

 

2008. 12. 8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