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12. 7/4 순천 조계산 선암사 본문

여행기-국내

2012. 7/4 순천 조계산 선암사

새샘 2012. 7. 9. 22:53

순천시 조계산曹溪山에는 유명한 사찰이 2개 있다. 하나는 여기에 올리는 선암사이고 다른 하나는 불교 3보 사찰 중 하나인 승보사찰인 송광사가 그것이다. 이 글은 금년 2012년 7월에 들렀던 선암사 풍광을 위주로 하고, 2년전인 2010년 5월에 들러서 보았던 풍광을 보충하여 쓴 탐방기이다.

 

선암사仙巖寺는 순천시 조계산 장군봉(884m) 아래에 위치한다. 선암사라는 이름은 절 서쪽에 신선이 바둑을 두던 평평한 바위가 있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 말은 신선이 내려올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사이라는 뜻일게다. 사찰이 창건된 연도는 기록에는 남아 있지 않고 전해오는 말로는 백제 아도화상설, 신라말 도선국사설, 그리고 통일신라시대설 등이 있다. 창건이야 어쨌든 고려 대각국사 의천이 대규모로 중건하였으며, 정유재란 때 모두 불타 버린 것을 그 후 몇 번에 걸쳐 중창하였다.

 

그런데 현재의 선암사는 조계종이 아닌 태고종의 총본산 사찰인 태고총림이다. 즉 해방 후 비구승(조계종)과 대처승(태고종)의 격렬한 대립 속에서 대처승이 뺏기지 않은 몇 안되는 절 가운데 하나. 선암사의 소유권은 조계종에 있지만 승려는 태고종이며 관리는 순천시가 맡고 있다.

 

선암사가 있음을 알려주는 길 양쪽의 돌표지석(왼편에는 조계산선암사, 오른편에는 선교양종대본산)과 바로 뒤의 부도

 

선암사 매표소

 

매표소에서 일주문으로 들어가는 도중의 순천전통야생차 체험관 진입로

 

길 양쪽의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보물로 지정된 계곡의 다리인 승선교昇仙橋-계곡을 따라 상하류로 약 20미터의 간격을 두고 똑 같은 모양의 돌다리가 2개가 있다.

 

강선루降仙樓와 계곡

 

편백숲

 

삼인당三印塘삼인당 옆 세 그루 전나무-삼인당은 긴 알 모양의 연못 안에 섬이 있는 독특한 양식의 연못이다. 선암사 기록에 의하면 신라 경문왕 2년(862)에 도선국사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삼인이란 제행무상인諸行無常印, 제법무아인諸法無我印, 열반적정인涅槃寂靜印의 삼법인三法印을 뜻하는 것으로서, 모든 것은 변하여 머무른 것이 없고 나라고 할만한 것도 없으므로 이를 알면 열반에 들어간다는 불교의 중심사상 나타낸 것이다.

 

선암사 일주문과 송광사 가는 갈림길-송광사까지는 6.5km의 거리

 

성보박물관 뒷담 연못과 일주문 들어 가기전에 서 있는 고목古木

 

하마비下馬碑-타고 온 말에서 내리는 곳

 

선암사 일주문一柱門-일주문 앞 현판에는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세로로 2자씩 나누어서 '조계산선암사曹溪山仙巖寺'라고 쓴 것이 독특하다. 더 독특한 것은 일주문 오르는 돌계단 양쪽 소맷돌에 조각되어 있는 이빨을 드러낸 짐승의 얼굴상이다. 어떤 짐승인지 확실치가 않지만 사자 같이 보인다. 모습을 보면 목을 쑥 내밀고 낮은 머리와 이마, 고리귀에 툭 불거진 왕방울눈과 얹혀 있는듯한 큰주먹코, 두툼한 입술을 확 벌려서 길고 거친 송곳니와 어금니까지 드러낸 모습이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전혀 무섭지가 않다. 헤 하고 웃는 모습은 이 절을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일주문 뒷 현판에는 새겨진 글은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가로로 1자씩 쓴 전서체 '고청량산해천사古淸凉山海川寺'이다. 조계산선암사란 절 명칭이 조선시대 한때 청량산해천사로 불리워졌기 때문이다.

 

범종루梵鐘樓-범종루란 현판 아래 '태고총림조계산선암사'란 현판이 걸려 있다. 범종루는 범종, 법고, 운판, 목어 등이 걸린 2층누각이고, 범종각은 범종만 있는 단층누각.

 

만세루萬歲樓-범종루를 지나면 앞에 보이는 불전으로서 만세루 뒷편에는 '육조고사六朝古寺'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만세루 옆을 지나면 대웅전 앞마당으로 들어선다. 이 마당 좌우로 신라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삼층석탑 2개와 괘불대가 서 있다.  만세루 맞은편 불전이 대웅전이다.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주존불로 불전으로서, 현재의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 버린 것을 몇 차례 중건을 거쳐 마지막으로 순조 때(1824년) 지어진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 한 쪽에 길이가 3미터가 넘는 큰 통나무를 파서 만든 선암사 구시가 놓여 있다. 구시구유의 방언인데, 원 뜻은 소나 말과 같은 가축둘에게 먹이를 담아주는 그릇이다. 절에서는 승려와 수많은 대중들이 모여드는 곳이기 때문에 이 구시에 2천명분의 밥을 담아 보관했다가 공양했다고 한다.

 

팔상전八相殿-석가모니의 전생에서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를 여덟 장면의 그림으로 그려 모신 전각.

 

대웅전 뒤 부도와 삼나무숲

 

원통각圓通閣-관세음보살을 모신 전각으로서 원통전 또는 관음전이라고도 부른다.

 

원통각 담장 뒷편에는 수령 600년에 이르며, 천연기념물 토종매실나무선암매仙巖梅가 있다.

 

조사당祖師堂(중국에서 선종을 시작한 달마대사를 비롯하여 중국의 5대선사, 그리고 고려말 고승으로서 태고종 종조인 태고보우국사와 선암사의 선을 널리 알린 선사를 모신 건물), 불조전佛祖殿(과거 7불과 미래 53불 등 60분의 부처를 모신 전각, 그러나 다른 사찰의 조사당에는 대개 그 사찰의 창건자, 중창자, 중수자 등 선조사 스님을 모신 전각), 그리고 팔상전

 

조사당과 왼편에 있는 삼성각 사이의 빈터에 복원 공사가 계획된 선암사 옛대웅전 터

 

삼성각三聖閣-불교가 우리나라 토속신앙을 융합시킨 전각이 삼성각, 산신각, 독성각, 칠성각 등의 이름을 가진 건물이다. 삼성이란 산신령으로 불리는 산신山神, 천태산에서 홀로 선정을 닦은 나반존자인 독성獨聖, 도교에서 장수를 상징하는 북두칠성신인 칠성七星을 일컫는다.

 

삼성각 왼편으로 서방 극락정토를 관장하면서 영원히 죽지 않는 무량수불 즉 아미타불을 모신 무량수각無量壽閣이 있다. 무량수각은 무량수전, 극락전, (보)광명전, (아)미타전 등으로도 불린다.

 

삼성각과 무량수각 앞에는 선암사의 선암매와 함께 또 다른 자랑거리인 땅에 붙어서 자라는 와송臥松(와불송臥佛松이라고도 부른다)이 있다. 와송 오른편이 삼성각, 왼편이 무량수전.

 

선암사 해우소는 재래식으로서 변기가 아주 깊고 냄새가 안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우소 입구 지붕에 훈민정음 표기로 순우리말인 'ㅅ간 뒤' 란 명판이 붙어 있다. 냄새가 안 나는 것은 통풍이 아주 잘 되기 때문인 것 같다. 이 해우소는 1920년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

 

2012. 7. 9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