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12. 10/7 서울 창덕궁 후원 옥류천 일원과 후원 빠져나가는 숲길의 나무들 본문

여행기-국내

2012. 10/7 서울 창덕궁 후원 옥류천 일원과 후원 빠져나가는 숲길의 나무들

새샘 2012. 11. 25. 13:24

玉流川 일원은 창덕궁 후원 북쪽의 가장 깊숙한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다. 창덕궁은 작은 내川인 옥류천에서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돌아본 후원의 건물이나 정자들은 지척에 있어 조금만 걸어가면 나왔지만 옥류천 일원은 존덕정에서 빠른 걸음으로도 5분 이상 걸어야 할 정도로 떨어져 있다.

 

존덕정에서 옥류천 가는 길가에는 백년 이상되어 보이는 나무들의 시듦병을 막기 위해 비닐을 뒤집어 쓰고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다.

 

길가의 고사목古死木

 

옥류천 가는 도중의 쉼터정자인 취규정聚奎亭

 

옥류천으로 가는 길은 오른편 내림길이다. 직진하면 역대 임금의 어진을 모시고 있는 신선원전이 나온다. 

 

옥류천 내려가는 길

 

옥류천 일원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건물은 취한정翠寒亭. 이 지역이 후원 중 가장 춥다는 해설사의 설명이 있기 전인데도 춥다는 느낌이 불쑥 든다. 여기서부터 옥류천 일원이 시작된다.

 

취한정에 서서 옥류천을 바라보니 소요정 정자가 보인다. 소요정逍遙亭은 옥류천과 소요암을 바라보면서 곡선형의 수로를 따라 흐르는 물위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짓곤 했던 유상곡수연流觴曲水宴을 벌였던 바로 그 장소.

 

소요정 바로 앞에 있는 거대한 바위인 소요암逍遙岩 뒤 골짜기에서 나와 소요암 앞으로 떨어져 소요정 옆을 흐르는 옥류천. 소요암과 주변의 바위에 낀 짙은 초록색 이끼는 그동안의 오랜 세월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소요암 바위에 새겨진 '玉流川' 세 글자는 인조의 친필, 오언절구 시는 이 일대의 경치를 읊은 숙종의 작품이다.

비류삼백척飛流三百尺/요락구천래遙落九千來 (흩날리는 물 삼백 척 높이/멀리 구천에서 떨어지네)

간시백홍기看是白虹起/번성만학뇌飜成萬壑雷(보고있으면 흰 무지개 일고/골짜기마다 우레소리 가득하네)

 

옥류천의 수로

 

소요암 뒤에서 흘러나오는 옥류천 오른편에는 태극정太極亭, 왼편에는 청의정淸이란 2개의 정자가 있다. 옥류천 일원에는 취한정, 소요정, 태극정, 청의정, 농산정 등 작은 규모의 정자를 곳곳에 세워 어느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분산되는 정원을 이루었다.

 

태극정과 주변 바위에 낀 이끼들

 

청의정은 작은 논을 끼고 있는 볏집으로 지붕을 덮은 초가이다.

 

조선의 명군 정조는 정사에 몰두하면서도 가끔 후원의 농산정籠山亭에서 재숙齋宿하거나(임금이 제사지낼 때 머무름) 화성행차를 위하여 가마메는 연습을 한 후 신하들에게 점심을 대접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정자와는 달리 농산정에는 음식을 데울 수 있는 부엌이 딸려 있다(맨 오른칸).

 

옥류천을 마지막으로 후원을 빠져나가는 길은 연경당을 거쳐 서쪽 궐내각사 옆을 흐르는 수로길이다.

옥류천에서 연경당으로 나가는 길가 숲

 

뽕나무와 불규칙한 결각을 가진 뽕잎

 

하늘 높이 우뚝 솟은 졸참나무(한가운데)소나무(졸참나무 옆에서 아래 사선방향으로 뻗은 줄기)의  만남

 

후원 빠져나가기 직전 숲과 솦속의 송림

 

버드나무

 

2012. 11. 25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