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고구려의 어머니 나무 '갯버들柳花' 본문
갯버들 수꽃(위)과 암꽃(아래)(출처: wildplant.kr/bbs/board.php?bo_table=w_free&wr_id=292166&page=83).
수꽃은 넓은 타원형이며 붉은색과 노란색이 섞여 화려한 편인 반면, 암꽃은 상대적으로 긴 타원형이면서 색이 단조롭다.
갯버들은 겨울이 가고 따사로움이 왔음을 먼저 알려주는 봄의 전령이다.
갯버들은 물이 들락거리는 강가의 가장자리 갯가 즉 '개'에서 잘 자란다고 하여 '개의 버들'이라고 불리다가 지금의 갯버들이 되었다고 한다.
갯버들은 이름 그대로 강이나 개울가와 같은 습지를 좋아한다.
나무 전체가 물에 잠겨도 뿌리가 썩어 죽지 않고 물속 산소를 흡수하면서 생명을 이어간다.
평생을 살아도 사람 키 남짓한 난쟁이 나무다.
하지만 키다리 나무들을 결코 부러워하지 않는 것 같다.
개울을 지켜주는 수호천사로서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뻣뻣한 외대줄기는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 대신 수많은 여러 갈래의 줄기를 내밀어 커다란 포기를 만든다.
갯버들 잎과 꽃(출처 http://blog.daum.net/jslee330/8931859)
초봄에 막 자란 어린 가지는 연초록색을 띠는데, 자세히 보면 황록색 털이 나 있다.
차츰 짙은 녹색으로 변하고 털도 없어진다.
잎은 기다란 피뢰침 모양이고, 뾰족한 잎들이 어긋나기로 가지에 달린다.
뒷면에는 부드러운 털이 덮혀 있어서 하얗게 보인다.
꽃이 피고 난 뒤 한참을 지나 버들강아지 속에 들어 있던 깨알 같은 씨는 성긴 솜털을 달고 다른 버드나무처럼 봄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새로운 자손을 퍼뜨린다.
강가의 갯버들
(출처 http://m.blog.daum.net/bae5411/15103667)
여름철에 비가 흠씬 내려 불어난 물살에 뿌리의 흙이 씻겨 내려가 버리면, 실지렁이 모양의 잔뿌리가 곧잘 드러난다.
이곳은 체 같아서 물에 떠내려 오는 숲속의 온갖 잡동사니가 모두 걸려든다.
천연수질 정화장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곳에서는 오늘날 이름도 아련한 버들붕어, 버들치, 버들개 등 우리의 토종물고기들의 안식처가 된다.
갯버들은 고구려의 어머니 나무이기도 하다.
주몽의 어머니는 유화부인이다.
삼국유사에 보면 "물의 신 하백의 장녀였던 유화는 두 동생들과 함께 압록강 가에서 잘 놀았다. 평소에는 둔치에 있다가 장마 때면 물이 차는 곳, 이런 곳에서 갯버들이 잘 자란다. 딸을 귀여워 한 하백은 예쁜 갯버들의 꽃을 보고 유화柳花란 이름을 붙여 주었을 터다. 어느 날, 그녀는 하느님의 아들이라 자칭하는 해모수를 만나 깊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아이까지 가진 유화를 놔두고 바람둥이 해모수는 얼마 뒤 홀로 하늘로 올라가 버리고는 그만이었다. 바람난 딸에 화가 난 하백은 유화를 추방해버린다. 마침 동부여의 금와왕이 유화를 발견하고 왕궁으로 데려갔더니 알 하나를 낳았다. 이 알에서 나온 아이가 뒷날 주몽이 되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 글은 박상진 지음 '문화와 역사로 만나는 우리 나무의 세계 1(김영사, 2011)'에 실린 것을 발췌하였다.
2015. 12. 11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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