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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어떻게 죽일까?

새샘 2020. 4. 20. 20:01

저명 과학저널 네이처 Nature에서 발간하는  2020년 4월 9일 네이쳐 뉴스 Nature New에 실린 기사 내용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어떻게 죽일까? 불확실성 때문에 의사가 치료법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의사들이 면역반응을 약하게 만드는 약물을 찾고 있지만, 이 약물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는 신체 저항력 또한 약화시킨다.

 

<코로나19는 환자 폐를 파괴한다. 출처-세르게이 크라스노우코프 Sergei Krasnoukhov/타스 TASS/게티 Getty>

 

코로나 19[COVID-19]를 어떻게 죽일까?

결국 환자 장기가 손상되는 원인이 바이러스 자체인지 아니면 사람의 면역계 반응인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의사가 위독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최선의 방법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상 데이터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의 증세가 악화되고 사망하는 데는 면역계가 한 몫을 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제 steroids 치료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제는 면역계를 광범위하게 억제하기 때문에 사실상 바이러스 감염을 감시하는 신체 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스테로이드제 치료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환자가 자기 손으로 자신의 면역반응을 꺼버리는 극한상황에 처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라고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 Mountain View 소재 IGM 바이오사이언스 Biosciences의 의료팀장이자 면역학자 다니엘 첸 Daniel Chen이 말한다.  그러면서 감염에 대항하여 싸울 때 필요한 자신의 면역계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치료법 경쟁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병원에 넘치면서 의사들은 검증 없이 유포되는 불완전한 자료나 초고를 이용하여 환자를 치료할 방법을 찾는 동시에 소셜 미디어를 통해 경험을 공유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어떤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의 일환으로서 검증되지도 않은 여러 치료법을 섞어 사용하고 있다.

 

"증상이 심해지는 환자들을 사람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어떤 치료라도 시도해야 한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있다"고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University of Endinburgh 중환자실 마취과 의사 케네스 베일리 Kenneth Baillie는 말하면서 "만약 내가 병상에서 환자 치료에 대한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면, 나도 같은 생각이 들 것이다"라고 덧붙인다.

 

중국에서 나온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초기 분석 자료들은 폐를 파괴시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바이러스보다는 오히려 환자의 과다활동 면역반응으로 중증에 이르거나 사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위중한 코로나19 환자는 혈액 내 사이토카인 cytokine 수치가 높았으며, 그 중 일부는 면역반응이 상승했다.

즉 인터루킨 interleukin-6(IL-6)라는 작지만 강력한 신호단백질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IL-6는 큰포식세포[대식세포] macrophage와 같은 면역계 구성세포를 불러모으는 역할을 한다.

큰포식세포는 염증을 유발하는 동시에 정상인 폐세포도 손상시킬 수 있다.

이런 사이토카인이 대량 방출되는 현상을 사이토카인 폭풍 cytokine storm이라고 하며, 에이즈바이러스 HIV에 감염되었을 때도 이 현상이 나타난다.

 

<악템라[상표명 로악템라)(출처-https://www.roche.com/products/product-details.htm?productId=42bf9d08-8573-491a-944a-fdbc030ec44b)>

 

이 경우 이상적인 처방은 IL-6 활성을 막아 폐로 들어가는 큰포식세포 수치를 낮추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다.

IL-6 억제제 inhibitor라고 하는 이 약물은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치료에 이미 사용하고 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 Roche가 만든 악템라 Actemra(토실리주마브 tocilizumab)는 중국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제로 승인 받았고, 현재 전 세계 연구자들은 이런 종류의 다른 약물을 치열하게 개발하고 있다.

 

면역 도전

 

그러나 세계적으로 사용할 치료제가 충분하지 않아 많은 의사들이 스테로이드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 면역계는 더욱 광범위하게 약화될 것이라고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Bethesda 소재 국립암연구소 National Cancer Institute의 면역종양학자 제임스 걸리 James Gulley는 말한다. 

IL-6 억제제는 IL-6가 관여하는 면역반응의 억제와 함께 코로나19와 전투를 계속하는 신체의 다른 면역반응을 돕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약물은 감염과 싸우는 전반적인 신체 능력을 현저하게 약화시킬 수 있다.

이런 약물은 큰포식세포뿐 아니라 면역반응 개시에 중추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 CD4 T 세포와 큰포식세포보다 더욱 정교하게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는 항바이러스 저격수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 CD8 T 세포까지도 억제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임스 걸리는 "환자의 증세가 정말 나빠지면 의사들은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할 것이므로, 그 후 환자들이 어떻게 될 지 조금 걱정이다"라고 말한다.

 

한편 다니엘 첸은 일부 급성환자의 IL-6 수치가 높을 때 바이러스 수치도 같이 높으면, 이는 신체가 활동성 바이러스 감염과 여전히 싸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런 환자들에게서는 중요한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스테로이드제 투여로 CD4와 CD8 세포 수가 감소되면서 면역반응은 약화될 수 있는 것이다.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출처-https://en.wikipedia.org/wiki/Dexamethasone)>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면역억제제는 이미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지난 3월 영국 연구자들은 리커버리 RECOVERY 과제에 착수하여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 Dexamethasone과 다른 후보약물에 대한 무작위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 과제에 대해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병원 University College Hospital의 류마티스병 학자인 제시카 맨슨 Jessica Manson은 우려를 표명한다. 이는 과거 유사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게 사용했던 스테로이드제는 효과가 거의 없었으며, 오히려 바이러스 치료에 더 많은 기간이 걸렸다는 증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과제의 임상시험은 환자가 중증으로 되기 이전에 그리고 더 이상 다른 치료법이 없다고 판단되기 이전에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University of Oxford 감염병 전문가이자 이 임상시험 책임자인 피터 호비 Peter Horby는 임상시험에는 비교적 저용량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고용량 사용은 통상적으로 권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저용량에서 효과가 없을 땐 사용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WHO를 비롯한 여러 관련기관에서 이 임상시험을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병용 치료

 

바이러스와 면역반응이 결합되어 생기는 신체 손상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라고 라피 아메드 Rafi Ahmed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모리대학교 Emory University의 면역학자는 말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 norovirus처럼 감염 즉시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특징을 가진 치고 달리는 hit-and-run 바이러스들은 바이러스 자체에 의해 생기는 증상이 대부분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감염 후 며칠 동안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면서부터 종종 면역반응으로 생기는 부수적 손상이 따른다.

"바이러스 자체에 의한 손상과 면역반응으로 생긴 손상이 각각 몇 퍼센트인지 알기는 매우 어려우며, 거의 언제나 이 두 가지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손상이다"라고 라피 아메드는 강조한다.

 

<아나킨라(상표명 키네레트 Kineret)(출처-http://nlrp12.com/fcas2/drugs-used/anakinra-kineret/hcp-treating-ra-dosing/)>

 

확실한 치료제 해답이 없는 지금, 연구자들은 병용치료 즉 면역계를 완전히 차단하지 않는 IL-6 억제제와 함께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하는 항바이러스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치료법에 도달할 것이라고 라피 아메드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면역계를 표적으로 하는 다른 약물인 아나킨라 anakinra 또한 시험 중으로서, 이 약물은 IL-1 신호단백질을 표적으로 하여 CD4 및 CD8 세포를 약화시키지 않고서도 특이 면역반응을 저하시킬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마이클 첸이 덧붙였다.

 

그리고 케네스 베일리는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 치료에 이미 스테로이드제가 널리 쓰이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스테로이드제에 의한 코로나19 환자의 면역반응 억제가 우려되기는 하지만 치료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여전하다고 강조하면서, "효과가 있는 치료법이 없는 지금으로선 무작위 임상시험 영역에서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책임있는 일이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출처-Nature News 09 APRIL 2020, Heidi Ledford, "How does COVID-19 kill? Uncertainty is hampering doctor's ability to choose treatments"

 

2020. 4. 20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