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네이처가 선정한 2021년 과학 뉴스 본문
지난 연말 2021년 10월 14일 저명과학학술지 네이처 Nature는 '네이처 선정 2021년의 과학 뉴스 The Science news that shaped 2021: Nature's picks'를 발표했다.
네이처가 뽑은 2021년을 대표하는 과학 뉴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추가 접종, 화성 탐사 헬리콥터,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승인 논란 등 모두 10가지.
1. 코로나바이러스 변이가 백신 보호막 위협 Coronavirus variants threatened vaccine protection
2021년은 지구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변이 variant에 대한 연구로 시작되어 한해가 지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코로나19 백신은 주로 2020년 말과 2021년 초에 출현한 변이에 대해서 효과적이었고, 이들 변이는 알파 alpha, 베타 beta, 감마 gamma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곧이어 2021년 3월에 나타난 델타 delta 변이는 놀라운 속도와 위중증으로 인도 전역을 휩쓸기 시작했고, 아직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나라에서는 사망자 수와 입원환자 수가 많아지고 있다.
더구나 극히 높은 전파력을 가진 변이가 전 세계에 퍼짐으로써 이 변이가 거친 곳마다 피해가 더 늘어나면서 더 많은 방역 규제가 시행되었다.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은 델타 변이 감염자들이 위중증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보호해 줄 뿐, 델타 변이에 감염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효과는 다른 변이들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그리고 2021년 11월 말 델타의 데자뷰로 오미크론 omicron 변이가 출현했다.
오미크론에 대한 초기 자료를 보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의 보호 효과는 크게 떨어지지만 추가 접종(부스터 샷 booster shot)으로 효과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 우주선 도착 행성은 화성 Mars was the 'it' planetary destination
2021년 2월 18일 NASA의 퍼시비어런스 로버 Perseverance rover[행성 표면 위를 달리는 바퀴 달린 탐사선]가 붉은 행성 red planet[화성 표면은 산화철로 인한 붉은 빛이 감도는 사막 지형을 가지고 있어 붙은 이름]에 착륙함으로써 화성 탐사의 신기원을 열었다.
착륙 후 퍼시비어런스는 화성 상공에 작은 드론 헬리콥터를 띄우는 데 성공함으로써 다른 행성에서의 최초의 동력 비행체란 기록을 세웠다.
첫 번째 화성 암석 시추는 실패했지만, 9월의 시추에선 계획한 암석 시료 채취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함으로써, 채취한 암석 시료를 지구로 가져와서 화성의 과거 생명체 분석에 이용될 것이다.
퍼시비어런스는 2021년 붉은 행성에 대한 우주선을 발사했던 세 개의 시도 중 하나였다.
다른 하나는 5월 15일 중국 최초의 화성 우주선인 티안웬(톈원, 텐원, 천문天問) 1호 Tianwen-1에 실렸던 주롱(주룽, 축융祝融) 로버 Zhurong rover로서, 주롱 로버는 이전의 탐사 기록이 전혀 없었던 지역인 화성 북반구 대기권의 지질 자료를 수집하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하나가 2021년 초 아랍에미리트가 발사한 화성 우주선 아말 Hope로서, 화성 궤도에 진입한 우주선은 태양풍과 화성 자기장의 상호작용으로 발생된 자외선 방출의 산물인 화성의 오로라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3. 물리학의 주요 변화를 가져온 뮤온 이정표 Muon milestone opened door to major changes in physics
2021년 4월 7일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파일을 배포하는 한 웹캐스트 webcast에는 일리노이주 시카고 근처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 Fermi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FermiLab 페르미연구소, 페르미랩)에서 진행되고 있는 뮤온 g-2 실험 결과, 크기가 크고 불안정한 전자 닮은 입자인 뮤온(뮤 입자, μ) muon[다른 입자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의 하나로서 우주선이 대기권에 충돌할 때 발생하므로 우주 공간에서 지구로 무수하게 쏟아지고 있다]이 원래 예측한 것보다 훨씬 큰 자성을 띤다는 연구 결과를 연구진들이 발표했다는 자료가 실렸다.
몇 십 년 전 뮤온에 대한 초기 실험에서 물리학자들이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 standard model에 근거하여 계산한 예측값과는 다르게 뮤온이 행동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2021년의 실험 결과는 표준모형의 계산 결과와 달리 뮤온이 행동할 것이라는 초기의 암시를 재확인하는 수준이다.
만약 실제로 뮤온이 표준모형 예측값과는 다르게 운동함으로써 이론과 실험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면, 50년 전 개발된 이래 표준모형이 실험 결과를 설명하지 못하는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런 표준모형에서 벗어나는 뮤온의 운동이 지금 자신들이 알고 있는 기본입자들의 모든 특성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이런 실험 결과가 절대적으로 정확한 지를 확인하는 중이다.
4. 알츠하이머 치료약 승인이 불러온 논란 Alzheimer's drug approval stirred up hornet nest
미국 식품의약국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US FDA)은 2003년 이후 18년 만에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약인 아두카누맙 Aducanumab을 승인했는데, 이는 알츠하이머로 심신이 파괴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환영 받을 일이지만 반면 일부 연구진에게는 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치료약을 개발한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있는 생명공학기업인 바이오젠 Biogen은 이 항체 치료약이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이라 여겨지는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단백질 amyloid-β protein 덩어리를 제거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임상시험 결과 이 약물요법에 의한 직접적인 인지 능력 개선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자문단이 압도적으로 치료약 승인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US FDA는 6월 8일 이 치료약을 승인함으로써 자문위원들의 사임을 촉발시켰으며, 그 후 FDA의 치료약 승인 결정의 연방정부 조사가 시작되었다.
5.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인체 안에서도 직접 유전자 편집 CRISPR edited genes directly inside the body
크리스퍼 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규칙적인 간격으로 나타나는 짧은 회문구조의 반복 DNA 서열) 유전자 편집기술이 현장에 도입되면서부터 질병 치료의 국면전환기술(게인체임저 game-changer)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꿈이 여러 질병에 대해서 현실이 되려면 연구자들이 CRISPR-Cas9 유전자 가위 genetic scissor를 인체 안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하고 유전자 가위가 표적 유전자만을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편집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2021년 6월 26일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인텔리아 제약 Intellia Therapeutics of Cambridge과 뉴욕주 태리타운 Tarrytown의 리제네론 Regeneron이 바로 이를 증명했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두 생명공학 회사는 사람의 장기와 조직에 잘못 접혀진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생기는 희귀 질환 트랜스사이레틴 아밀로이드증 transthyretin amlyoidosis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임상시험 환자 6명 전원이 잘못 접혀진 단백질 농도가 낮아졌으며, 특히 고용량 투여자 2명은 이 단백질 농도가 평균 87퍼센트나 줄어들었다.
6. 딥마인드의 인공지능이 대량의 단백질 구조 예측 DeepMind’s AI tool predicted slew of protein structures
런던에 있는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 DeepMind는 2021년 7월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ngence(AI)을 사용하여 사람이 가진 거의 모든 단백질의 구조는 물론 다른 20종의 생물체가 가진 거의 완전한 단백질체 proteome[한 생물이 가진 단백질 전체] 구조까지도 예측했다고 발표했다.
알파폴드 AlphaFold라는 이름의 이 알고리즘은 2020년에 열린 경연대회에서 예전의 그 어떤 AI보다 보다 더 정확하게 단백질 입체 구조를 예측함으로써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전까지 연구자들이 단백질 구조를 밝혔던 방법은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드는 현미경관찰 기술이나 정확도가 낮은 모형을 사용하여 시뮬레이션 simulation[모의현실: 실제와 비슷한 모형을 만들어 모의적으로 실험하여 그 특성을 파악하는 일]하는 것이었다.
2021년 35만 종 이상의 단백질 구조가 공개되면—이 가운데 여태까지 그 구조가 알려지지 않은 단백질이 많다— 생명과학의 혁명이라고 부를 만한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연구자들은 말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단백질 구조에 질병의 비밀이 담겨 있으며 약물의 표적이기 때문이다.
딥마인드 사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데미스 하사비스 Demis Hassabis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지금까지 AI 시스템의 과학지식 발전에 대한 기여 중 가장 크다"라고 말했다.
7. 코로나19 백신을 추가 접종하느냐 마느냐는 것이 문제 To boost, or not to boost — that was the COVD question
고소득 국가들이 2021년 중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민들에게 추가 접종(3차 접종)을 심각하고 고려하기 시작할 때,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추가 접종이 과연 정당한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물론 극히 전염성이 높은 델타 변이에 대한 백신 면역력이 약해진다는 증거가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접종 완료자들은 입원과 사망에 이르지 않는 면역력으로 보호되고 있었다.
WHO가 고소득 국가들에 대해 저소득 국가들의 더 많은 사람들이 1차 접종을 맞을 때까지는 추가 접종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고소득 국가들은 추가 접종을 실시했다.
지금 오미크론이라는 최신 변이가 확산하면서 이스라엘과 다른 나라에서 나온 실제 자료에서 추가 접종으로 코로나19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많은 공중보건 연구자들은 접종 완료 성인에 대한 추가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1회 접종률이 7퍼센트에 불과한 저소득 국가에서는 감염자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는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 면제와 같은 방안을 강구한다면 세계적인 백신 공급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추가 접종과 백신 형평성 사이의 상호충돌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8. IPCC 기후보고서의 극한 날씨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 IPCC climate report warned nations that extreme weather might be here to stay
8년 만인 2021년 8월 처음으로 발표된 기후과학에 관한 종합평가보고서에서 UN 산하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지구 건강에 대하여 잔인하지만 명확한 그림을 그렸다.
그 내용은 기록적인 가뭄, 산불, 홍수는 이미 전 세계에 걸쳐 지역사회를 파괴하고 있으며, 정부가 온실기체 greenhouse-gas 배출을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더욱 악화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는 이미 1850~1900년 동안의 평균기온보다 섭씨 1.1도가 높았으며, 현 온실기체 배출 수준이면 10년 안에 섭씨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2015년 파리협정 Paris Agreement에서 각국 정부가 피하기로 약속했던 상한 온도인 섭씨 2도까지 증가한다면 50년마다 일어나곤 했던 극한기온 현상들이 몇 년마다 되풀이됨으로써 사망과 파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편 연구자들은 북미의 태평양 북서부 지역의 기록적인 폭염과 독일의 대홍수가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와 직접 연관되었음을 밝혔고, 이 연구 결과는 기후 변화 연구 목록에 추가되었다.
9. 아프가니스탄 연구자들이 새 정권에 맞섬 Afghanistan’s researchers grappled with a new regime
2021년 8월 15일 탈레반 Taliban이 수도 카불 Kabul을 점령하고 마지막 미군이 철수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했다.
1996년에서 2001년 사이 집권 세력인 근본주의자 무리가 저질렀던 인권 침해을 기억하는 많은 아프간인들—특히 여성들과 미국 지원 정부와의 관련자들—은 탈레반의 귀환에 절망에 빠졌다.
아프가니스탄 학계는 자신들의 국제적 인맥,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 여성들에 대한 교육 의지 등의 이유로 자신들의 안전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들은 하고 있던 연구 과제의 미래와 새 정권 아래에서 학문의 자유를 잃지 않을까 걱정했다.
탈레반이 장악한 지 3개월 이상이 지난 지금 국제사회가 아직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의 대학과 연구기관은 거의 문을 닫은 상태다.
현재 많은 연구자들이 탈레반의 가치를 못 느끼거나 탈레반의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10. 기념비적 기후정상회담은 의문이 남는 합의로 종료 Landmark climate summit ended with a pact — and scepticism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United Nations Climate Change Conference of the Parties(COP26)에 참가한 정치인들은 온실기체 배출량을 제한하기 위한 새로운 선언을 발표했으며, 11월 초 며칠 동안의 협상을 거쳐 기후변화에 따른 최악의 영향을 피하기 위한 추가 감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 기후협약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UNFCCC, FCCC)에 가입한 세계 196개 정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수준 대비 45퍼센트 감축하는 글래스고 기후 협약 Glasgow Climate Pact에 서명했다.
정상회의 초기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은 삼림을 벌채하지 않고 메탄 배출량을 줄이며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큰 약속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모든 연구자들은 이런 약속들이 온전히 이행된다 하더라도 기온은 여전히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2.4도 높은 온도에 이를 것이라고 하였고, 각국 정부가 앞으로 협약 이행 과정에서 따르게 될 수많은 도전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 연구자도 많다.
※자료 출처
1. Naure News 14 December 2121, The Science news that shaped 2021: Nature's picks'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3734-6)
2.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22. 1. 13) '네이처 선정, 2021년 지난해 10대 과학기술 이슈', BioINwatch: 22-4.
3. 구글 관련 자료
2022. 1. 28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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