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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13 - 너도밤나무

새샘 2024. 7. 15. 23:31

참나무과 너도밤나무속에 속하는 갈잎큰키나무인 너도밤나무밤나무와는 종이 다르지만 생김새가 비슷하여 "나는 밤나무, 너도 밤나무?"라고 했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학명은 파구스 멀티네르비스 Fagus multinervis(또는 파구스 엥글레리이나  Fagus engleriana), 영어는 Korean beech(한국 너도밤나무), 중국어 한자는 산모거山模欅이다.

우리나라에는 울릉도에서만 자라지만 세계적으로 온대 지방의 대표 나무이며 목재로서 쓰임이 많다.

세모꼴의 작은 도토리가 달린다.

 

너도밤나무 잎(사진 출처-출처자료1)

 

너도밤나무 열매(사진 출처-https://treebegin.tistory.com/72)

 

너도밤나무가 있는가 하면 나도밤나무도 있다.

모두 사람의 사랑을 받는 밤나무가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너도밤나무는 겨울이 되면 잎이 떨어지는데 열매가 세모꼴이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나무 모양이 단정하고 단풍이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풍치수風致樹(마을의 경치를 위해서 또는 바람을 막거나 마을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심는 나무)로 높게 평가된다.

너도밤나무에는 여러 가지 품종이 있고, 목재의 쓸모 또한 많다.

 

너도밤나무는 번영과 행운, 또 결혼한 사람을 상징하는 나무다.

일본과 유럽에는 너도밤나무가 매우 많으며, 경제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한다.

 

 

○울릉도와 너도밤나무

 

(위)울릉군 서면 태하리에 있는 솔송나무, 섬잣나무, 너도밤나무 군락지와 (아래)너도밤나무숲(사진 출처-출처자료1)

 

울릉도 성인봉 꼭대기에는 너도밤나무 원시림이 있어 보호받고 있다.

한반도 대륙에는 이 나무가 없고 울릉도와 일본에 많다는 사실은 생물학자들의 비상한 관심거리가 되었는데, 한반도 대륙에서도 화석만이 발견될 뿐이다.

 

예전에는 한반도와 울릉도, 그리고 일본이 큰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 뒤 지각 변동으로 울릉도만 남겨놓고 그 둘레의 땅이 모조리 함몰되어 동해가 만들어졌다는 학설이 있다.

한반도 본토에 있었던 너도밤나무는 기상 이변으로 전멸되고, 울릉도와 일본에 있던 너도밤나무만 남았다는 것이다.

물론 울릉도와 일본에 있던 너도밤나무는 같은 종은 아니었지만, 서로 앞서고 뒤서고 해서 생겨난 친척이었다.

 

이와 반대되는 학설도 있다.

즉 울릉도에 뱀과 개구리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울릉도는 대륙이 아니라 원래 화산도였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과거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었더라면 울릉도에도 뱀과 개구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현재 울릉도에 있는 여러 나무들은 일본이나 한반도에서 건너왔다고 본다.

중국 대륙의 벼멸구가 바람에 날려 한반도로 왔다는 것과 일본 해안에 두었던 통나무가 폭풍우로 울릉도로 표류해온 것을 생각하면, 나무의 열매 또한 얼마든지 건너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울릉도의 식물이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이냐(함몰설陷沒說), 그렇지 않으면 다른 대륙에서 건너간 것이냐(화산설)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추론에 지나지 않을 뿐 확증을 가지고 말하기는 어렵다.

 

 

○귀한 모습의 너도밤나무

 

울릉도의 너도밤나무(사진 출처-출처자료1)


한 국가의 삼림을 하나의 대표 수종으로 이름 지어 부를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를 참나무 숲 지역이라고 한다든가, 또 일본을 너도밤나무 지역으로 말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참나무는 위세가 당당하고, 느릅나무는 우아하며, 물푸레나무는 한아閑雅하고(조용하고 품위 있는), 너도밤나무는 귀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너도밤나무는 고립목孤立木(무리 지어 자라지 않고 한 그루씩 독립적으로 자라는 나무)으로서도 훌륭한 아름다움을 보이지만, 여러 그루 나무가 모이면 뛰어난 집단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너도밤나무는 가을에 열매를 따서 땅속에 묻어두었다가 이른봄에 일찍 뿌리면 싹이 잘 튼다.

따라서 한반도 본토에 이 나무를 더 많이 심어볼 필요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출처
1. 임경빈 저, 이경준·박상진 편, 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1,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9.
2.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3. 구글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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