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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샘(淸泉)
메치니코프와 생명 연장의 꿈 본문
우리에게 요구르트 yogurt로 익숙한 일리야 메치니코프 Ilya Mechnikov(1845~1916)는 자존감이 매우 높은 학생이었다.
언제나 '나는 남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다녔으며, 공부를 즐기지 않다가도 벼락치기로 시험에서 1등을 하기도 했다.
뛰어난 학생이었던 그는 몸이 약해 병원 신세를 많이 졌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봐주던 아가씨와 결혼했는데 그 아가씨 또한 몸이 약해 결핵으로 사망했다.
크게 상심한 메치니코프는 첫 번째 자살을 기도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 뒤 러시아의 한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다가 억울하게 쫓겨나면서 두 번째 자살을 시도했다.
이번에도 실패하고 말았지만 두 번의 자살 시도는 그에게 오히려 삶의 중요성을 배우는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
1880년대 초 메치니코프는 몸을 추스르기 위해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으로 이사했다.
그는 쉬면서 파스퇴르와 코흐를 참조해 미생물을 연구해볼 생각이었다.
메치니코프는 불가사리 애벌레를 관찰했는데, 이것은 몸이 투명해 생명체 내부의 세포를 관찰하기가 매우 좋았다.
이렇게 적절한 실험 대상을 선택하는 것은 연구자의 실력이자 행운임에 틀림없다.
1882년 어느 날, 그는 애벌레 몸속을 돌아다니는 이상한 세포들을 발견하고 '떠돌이세포(자유세포) wandering cell'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떠돌이세포의 역할을 알기 위해 애벌레 주변에 붉은 색소 가루를 뿌렸더니 떠돌이세포들이 색소 입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 그것들을 냠냠 먹어치우는 것이 아닌가!
신기하게 생각한 메치니코프는 불가사리 애벌레의 몸에 작은 가시를 찔러 넣어 상처를 입혔다.
그러자 마찬가지로 떠돌이세포들이 가시 쪽으로 몰려들었는데 그 광경은 마치 떠돌이세포들이 일부러 애벌레의 상처 쪽으로 이동해 외부에서 침입한 가시 조각을 먹어치우는 것만 같았다.
과학자에게는 이런 상상력이 필요하다.
영국 의학자 윌리엄 애디슨 William Addison은 1843년 상처에 염증이 생겼을 때 보이는 고름은 바로 혈관 밖으로 빠져나온 백혈구임을 확인했는데, 메치니코프는 그것과 자신의 불가사리 관찰 소견을 연결했다.
불가사리 애벌레의 가시 주변으로 떠돌이세포들이 몰려드는 것과 사람의 상처에 몰려드는 백혈구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면 불가사리의 떠돌이세포들이 외부의 공격자인 가시를 제거하는 것처럼 사람의 백혈구도 외부 침략자를 제거해 우리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이 아닐까?
평생 연구해도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아이디어를 직관적으로 뽑아내는 능력이 뛰어난 메치니코프였다.
이런 점 때문에 그는 운이 좋은 과학자로 평가되기도 한다.
메치니코프는 자신의 발견을 의학계에 발표했다.
그가 발견한 떠돌이세포는 '세균을 포획해 잡아먹는 세포'라는 뜻으로 '포식세포 phagocyte'라 불렀다.
메치니코프의 발견으로 면역에 대한 두 가지 이론이 서로 대립하게 되었다.
하나는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 Robert Koch-Institute(RKI)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체액면역體液免疫 humoral immunity'으로 몸속의 액체를 말하는 혈액, 림프, 뇌척수액과 같은 체액 안에 면역에 중요한 물질이 들어 있으며, 이 물질이 우리 몸을 외부에서 침입한 미생물로부터 보호해준다는 이론이다.
체액면역을 주장한 대표적인 의학자는 독일의 파울 에를리히 Paul Ehrlich(1854~1915)다.
에를리히는 자신의 곁사슬 sidechain 이론을 통해 인체 안으로 독소가 침입하면 백혈구에서 곁사슬(뒤에 '항체'로 밝혀짐)이 만들어지고, 항체들이 체액을 통해 이동하면서 독소를 물리친다고 주장했다.
다른 하나의 흐름은 메치니코프에 의해 시작된 '세포면역細胞免疫 cellular immunity'으로 포식세포라는 면역세포가 우리 몸에 침입한 미생물로부터 지켜준다는 이론이다.
메치니코프가 프랑스의 파스퇴르 연구소 Pasteur Institute로 옮긴 뒤 자신의 이론을 본격적으로 펼쳤기 때문에 면역 이론은 독일과 프랑스의 명예를 건 국가 대항전 성격을 띠었다.
결국 두 이론 다 맞는 것으로 밝혀져 에를리히와 메치니코프는 1908년 공동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메치니코프는 파스퇴르 연구소에서의 생활이 꽤나 만족스러웠던 모양이다.
두 번이나 자실을 시도했던 그는 이제 오래 살고 싶어졌다.
1900년대를 넘어가면서 메치니코프는 노화老化 aging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시기에 그는 불가리아 지방의 100세 장수 마을을 찾아 마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유산균乳酸菌(젖산균) lactic acid bacteria을 소개받았다.
그 유산균은 불가리아에서만 자라는 채소에서 얻은 독특한 것으로 이름이 '불가리아균(락토바실러스 불가리쿠스 Lactobacillus vulgaicus'이었다.
메치니코프는 불가리아균이 젖산을 만들어 창자 속 독성균을 제거하고 노화를 방지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학계에 발표했다.
노벨상 수상 의학자가 추천한 놀라운 소식에 전 세계에 유산균 열풍이 불었다.
이처럼 건강 유지에 도움을 주는 장내 유익 세균을 프로바이오틱스 probiotics라고 한다.
메치니코프는 20년 동안 좋은 유산균을 장기간 복용하면서도 일찍 죽는 바람에 자신의 유산균 이론이 조롱당할까 싶어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71세의 나이에 동맥경화증으로 사망한 뒤에도 그의 장내미생물 연구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미생물에 대한 인간의 반격 중간 정리
미생물이 공격에 무력하게 당하기만 했던 인류는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했다.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 Edward Jenner는 우두라는 소의 피부병을 앓은 사람들이 천연두를 앓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일부러 우두를 접종함으로써 무시무시한 천연두를 예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인류 최초의 예방접종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우두가 어떤 원리로 천연두를 예방하는지는 아직 알지 못했다.
그것을 알아낸 이는 프랑스의 파스퇴르 Pasteur였다.
파스퇴르는 인간의 오랜 믿음이었던 자연발생설을 부정하는 실험을 통해 질병을 극복하려면 미생물을 제압해야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또한 미생물을 상온에 노출시켜 약하게 만들어 접종하면 그 미생물의 공격을 쉽게 이겨낼 수 있는 면역이 생긴다는 것도 알아냈다.
파스퇴르의 이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영국의 리스터 Lister는 수술 부위에 미생물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소독법을 개발했다.
리스터의 소독법은 과학적인 이론을 확실히 이해한 상태에서 환자의 생명을 구한 인류의 첫 번째 시도라는 점에서 대단한 의미가 있다.
백신을 만들려면 어떤 미생물이 어떤 질병을 일으키는지 알아야 했는데, 독일의 코흐 Koch는 이에 막대한 공헌을 한 의학자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코흐의 4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통과한 미생물만이 질병의 원인체임을 명확히 했다.
백신을 만드는 과정에서 치료제도 만들어졌다.
독일의 베링 Behring은 면역을 갖게된 동물의 혈청을 '항독소'라는 이름으로 인간에게 주사해 디프테리아 질환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다른 방향의 치료제도 개발되었다.
독일의 에를리히 Ehrlich는 인체의 특정 세포만 염색하는 염료에 화학약품을 결합시켜 매독을 치료하는 '살바르산 Salvarsan'을 만들었다.
화학 공정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약물을 만든 첫 번째 시도였다.
에를리히는 또한 본인의 '곁사슬 이론'을 통해 항체 개념을 처음 꺼냈고, 메치니코프가 주장한 세포면역 이론과 경쟁했다.,
하지만 두 이론은 모두 맞는 것이었으며, 그 후 많은 의학자들이 인체에서 일어나는 면역작용들을 하나둘 밝혀내었다.
비로소 본격적인 미생물과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다음은 항생제 역사 이야기로 이어진다.
※출처
1. 김은중, '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반니, 2022)
2. 구글 관련 자료
2025. 2. 28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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