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코핀과 스테이시의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 – 6부 혁명의 시대 - 21장 국가란 무엇인가? 영토, 국가, 그리고 시민(1848~1871) 3: 국민국가의 건설 2-빅토리아 시대의 영국과 제2차 개혁법(1867) 본문
코핀과 스테이시의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 – 6부 혁명의 시대 - 21장 국가란 무엇인가? 영토, 국가, 그리고 시민(1848~1871) 3: 국민국가의 건설 2-빅토리아 시대의 영국과 제2차 개혁법(1867)
새샘 2026. 4. 8. 22:27
1848년 혁명의 물결에도 그다지 큰 소란을 겪지 않은 영국 United Kingdom(UK)은 한층 더 기꺼이 중요한 사회적·정치적 개혁 과정을 입안할 능력이 있었다.
그것은 1832년 제1차 개혁법과 더불어 시작되었던 과정을 계속 해나가는 것이었다.
정부는 중간계급 이외의 사람들에게도 선거권을 확대하자는 증대되는 요구에 직면했다.
산업 팽창은 고도로 숙련되고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거의 전적으로 남성) 계층의 증대를 가져왔다.
대부분 건축·토목·섬유 산업에 집중되었던 이들 노동자는 '굶주린 40년대'의 특징이었던 호전적인 급진주의 전통을 외면했다.
대신에 그들은 노령과 실업에 대처하기 위한 보험 기금을 축적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었던 협동적 단체나 노동조합을 통한 집단적인 자조自助(자기의 발전을 위하여 스스로 애씀)를 지지했다.
그들은 교육을 진보를 향한 도구로 보았고, 자신들이나 자신들을 대신해 설립된 기계공들의 학교와 비슷한 기관들을 후원했다.
이들 성공한 노동자는 선거 개혁을 위한 진정한 압력을 행사했다.
일부 사람들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투표권에 찬성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사람들은 선거 개혁을 위한 초기 중간계급의 운동에서 논거를 빌려왔다.
그들은 다름 아닌 독실한 종교적 신념과 애국심을 지닌 사회에서 존경할 만하고 고결한 구성원인 신뢰할 수 있는 노동자들이었다.
그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국가에 충성하면서 중간계급과 마찬가지로 투표권과 피선거권을 받을 만했다.
이들 노동자의 운동에는 자유당의 수많은 중간계급 비국교도 개혁가들이 가담했다.
이 개혁가들의 종교적 믿음(영국 국교회에 반대하는 비국교도들처럼)은 그들을 개혁을 향한 노동자들의 운동에 연계시켰다.
비국교도들은 오랫동안 차별을 받아왔다.
그들은 자유주의자가 재능에 따라 개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공무원과 군대의 직위를 거부당했고, 자신의 신앙을 비난하고 영국 국교회의 신조에 찬동하지 않을 경우 몇세기 동안 영국 최고의 대학인 옥스퍼드 University of Oxford와 케임브리지 University of Cambridge에도 들어갈 수 없었다.
더욱이 비국교도들은 주로 젠트리 Gentry(영국에서 귀족으로서의 지위는 없었으나 가문의 휘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받은 유산 계층)의 자제들이 근무하고 지주 사회의 이해관계에 따라 영국 국교회를 지탱하기 위한 세금을 내는데 분개했다.
비국교도 공동체가 계급 구분을 넘었다는 사실은 자유당 정치와 투표권 개혁을 위한 운동에 지극히 중요한 것이었다.
노동계급의 지도자들과 중간계급의 비국교도들은 새로운 개혁법과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부응하는 하원을 위한 전국적인 운동에서 제휴했다.
그들은 벤저민 디즈레일리 Benjamin Disraeli(1804~1881) 같은 일부 약삭빠른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디즈레일리는 정치적 삶은 '노동 귀족(aristocrats of labor)'을 포함시킴으로써 붕괴되는 것이 아니라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그는 새로이 투표권을 갖게 된 사람들이 보수당에 투표할 것이라는데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리고 1867년 디즈레일리는 자신의 정적들이 제안한 그 어떠한 것보다도 훨씬 더 포괄적인 개혁법안을 의회에 밀어붙였다.
이 1867년의 제2차 개혁법은 도시에서 연간 10파운드 또는 그 이상의 구빈세求貧稅(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내는 세금)나 집세를 내는 모든 남성(일반적으로 숙련 노동자를 뜻한다)과 시골에서 12파운드 또는 그 이상의 지대를 지불하는 차지인借地人(남의 땅을 빌려 쓰는 사람)에게 투표권을 확대함으로써 유권자 수를 배가시키는 것이었다.
1832년의 제1차 개혁법의 경우처럼 이 법은 남부의 농촌 지역을 희생시켜 북부의 대도시들이 의원 선출권을 장악하게 함으로써 의석을 재분배했다.
제2차 개혁법을 통하여 책임 있는 노동계급은 이제 국정에 참여할 자격을 갖게 된 것이다.
제2차 개혁법은 여성에 관해서는 침묵했다.
그러나 유력한 소수파는 자유주의는 여성의 투표권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초기 개혁운동 특히 반곡물법 동맹과 노예제 폐지 운동에 여성이 대거 참여했던 것을 경험 삼아 여성 참정권 운동을 촉발시켰다.
이들의 운동은 영국에서 개인의 자유에 대해 가장 탁월하고 헌신적이며 영향력 있는 옹호자인 존 스튜어트 밀 John Stuart Mill(1806~1873)에게서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밀의 부친은 공리주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 Jeremy Bentham(1748~1832)과 긴밀한 관계였고, 젊은 시절의 밀은 자신이 확고한 공리주의자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밀은 계속해서 인간의 자유에 관한 한층 더 폭넓은 개념을 발전시켰다.
1859년 밀은 많은 사람들이 국가와 '다수의 폭정'에 직면한 개인의 자유에 대한 고전적인 옹호론이라고 생각한 ≪자유론 On Liberty≫을 저술했다.
같은 기간 동안 그는 자신의 연인이면서 나중에 부인이 되는 해리엇 테일러 Harriet Taylor(1807~1858)와 함께 여성의 정치적 권리, 혼인법, 이혼 따위에 관한 논문을 공동 저술했다.
테일러는 당시 불행한 결혼 생활의 덫에 걸려 있었고 이혼을 하기 위해서는 의회에서 법이 통과되어야 했다.
따라서 밀과 테일러의 관계는 그들의 정치관에 개인적 추문을 일정 부분 추가시켰던 것으로 동시대인들은 그것을 상당히 명예롭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해리엇이 사망하고 난 뒤에 출간된 밀의 ≪여성의 종속 The Subjection of Women≫(1869)은 거의 아무도 예측조차 할 수 없는 것을 주장했다.
그것은 여성이 남성과 같은 반열에 있는 개인으로 간주되어야 하고 여성의 자유는 일정 부분 사회적 진보라는 것이었다.
≪여성의 종속≫은 국제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자유론≫과 더불어 서구 자유주의의 명확한 전거典據(말이나 문장의 근거가 되는 문헌상의 출처)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밀의 주장은 승리하지 못했다.
오로지 호전적인 여성 참정권 운동과 제1차 세계대전의 위기가 여성에게 투표권을 가져다주었다.
1867년의 제2차 개혁법이 통과된 1860년대와 이어진 시대는 영국 자유주의의 절정기를 나타낸다.
정치 참여에의 문을 열어줌으로써 자유주의는 정치 제도와 사회생활이 평화적으로 재구성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자유주의는 밑으로부터 상당한 압력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영국에서도 자유주의 지도자들은 이 문들이 의문의 여지없이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여성 참정권에 대한 자유주의 지도자의 반대는 남성과 여성의 본성에 대한 관점을 잘 드러내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들은 여성의 개인성(투표, 교육, 또는 임금 벌이 따위로 표현되는)이 가정생활을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의 참정권에 대한 그들의 반대는 또한 투표에 대한 생각을 반영했다.
즉, 투표를 한다는 것은 특정 사회집단이 행한 기여에 대한 보답과 사회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특정 사회집단에게만 부여되는 소정의 특권이었다.
재산이 있는 남성은 법의 지배와 대의제 정부를 옹호할 수 있었겠지만, 진정한 민주적 정치의 전망을 저해했고 고압적인 법과 질서의 정치를 피하지 않았다.
투표권의 확대는 새로운 야망을 가진 새로운 유권자들을 창출했고 19세기 마지막 사반세기에 사회주의와 노동 정치에의 길을 열어주었다.
자유주의 내의 긴장은 여전히 남아 있었고 장차 갈등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출처
1. 주디스 코핀 Judith G. Coffin·로버트 스테이시 Robert C. Stacey 지음, 손세호 옮김,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 (하): 근대 유럽에서 지구화에 이르기까지, Western Civilizations 16th ed., 소나무,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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