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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뇌형 인간, 우뇌형 인간

새샘 2026. 4. 15. 13:32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들보(초록색)(출처-출처자료1)

 

좌뇌와 우뇌의 균형 문제에 대해 알아보자.

과거 의학자들은 좌우 뇌가 똑같이 생겼기 때문에 당연히 양쪽 뇌의 기능이 같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1800년대 들어 바뀌게 된다.

왼쪽 이마엽의 언어 표현을 담당하는 브로카 영역 Broca's area을 발견한 폴 브로카 Paul Perre Broca(1824~1880)는 언어 기능이 왼쪽 뇌에만 있는 것을 확인하고 양쪽 뇌는 서로 기능이 다르며, 이것이 인간의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야기는 조금 엉뚱하게 진전되었다.

언어 중추가 좌뇌에만 있다는 사실만으로 좌뇌가 뛰어난 뇌, 우뇌는 열등한 뇌처럼 인식된 것이다.

그리고 생각이 꼬리를 물어 좌뇌와 연결된 오른손잡이는 뛰어난 사람, 우뇌와 연결된 왼손잡이는 열등한 사람이라는 사고방식으로 확대되었다.

이런 이유로 예전 어른들은 자녀가 왼손을 쓰려 하면 혼내면서까지 오른손잡이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뛰어난 좌뇌, 열등한 우뇌란 없다.

그저 전문 분야가 다른 것이다.

이를 연구했던 미국 신경외과 의사 로저 스페리 Roger Wolcott Sperry(1913~1994)의 실험을 살펴보자.

 

좌뇌형 인간과 우뇌형 인간, 요즘 이런 말을 자주 사용한다.

좌뇌, 우뇌를 구분해 특징지을 수 있다는 것은 양쪽 뇌의 기능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한다.

양쪽 뇌의 기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구조물을 '뇌들보(뇌량腦梁) corpus callosum'라 한다.

뇌전증腦電症(간질) epilepsy이 심한 경우 강한 뇌신경 자극을 억제하기 위해 뇌들보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는데, 이것을 '뇌들보 절제술 corpus callosotomy'이라 한다.

뇌들보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좌뇌와 우뇌가 분리되는 셈이다.

스페리는 뇌들보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실험하던 중 특별한 현상을 발견했다.

 

 

좌뇌와 우뇌의 기능(출처-출처자료1)

 

스페리의 실험을 이해하기 쉽게 결론부터 살펴보자.

좌뇌와 우뇌는 전문화된 분야가 서로 다르다.

일단 좌뇌는 '분석적'이며 언어, 논리, 수학적 사고를 담당한다.

그래서 좌뇌가 발달한 사람은 언어와 수학 과목에 강점을 보인다.

이와 달리 우뇌는 '정서적'이기 때문에 직관, 이미지, 음악적 사고를 담당한다.

그래서 우뇌가 발달한 사람은 예술 분야에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이런 차이로 누군가 모래사장에 조약돌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놓았다면 좌뇌가 발달한 사람은 부분적인 '조약돌'에 집중하고, 우뇌가 발달한 사람은 전체적인 '하트' 모양에 집중하게 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좌뇌와 우뇌의 기능을 섞어 사용하기 때문에 양쪽 뇌의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다.

하나 더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우뇌는 몸의 왼쪽을 지배하고, 좌뇌는 몸의 오른쪽을 지배한다.

따라서 우뇌는 왼쪽 눈과 왼쪽 손에 연결되어 있고, 좌뇌는 오른쪽 눈과 오른쪽 손과 연결되어 있다.

 

 

(왼)왼쪽 눈을 가린 경우와 (오른)오른쪽 눈을 가린 경우(출처-출처자료1)


1950년대 초 스페리는 뇌들보 절제술을 받아 양쪽 뇌의 연결 통로가 없어진 환자들에게 특별한 실험을 진행했다.

위 왼쪽 그림처럼 환자들의 왼쪽 눈을 가리고 오른쪽 눈으로만 자동차 그림을 보도록 했다.

왼쪽 눈을 가렸다는 것은 우뇌를 가리고 좌뇌만 사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오른쪽 눈(좌뇌)으로만 자동차 그림을 본 환자는 무엇을 보았느냐는 질문에 '자동차를 보았다'고 대답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언어를 담당하는 뇌가 좌뇌이기 때문에 본 것을 언어로 표현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달랐다.

위 오른쪽 그림처럼 환자들의 오른쪽 눈을 가리고(좌뇌의 작동을 막고) 왼쪽 눈으로만(우뇌의 작동만으로만) 자동차 그림을 보게 하자 환자는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환자는 자동차 이미지 자체는 인식했을까?

단지 언어 정보만 없어진 것일까?

위 환자에게 여러 가지 다양한 사물 그림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더니 환자는 자동차 그림을 골랐다.

하지만 환자는 자신이 왜 자동차 그림을 골랐는지 알지 못했다.

환자는 자신이 자동차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우뇌가 뒤늦게 논리적인 설명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스페리는 양쪽 뇌의 기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분할뇌(분리뇌) split-brain' 현상이라 이름 지었다.

이러한 업적으로 스페리는 198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출처
1. 김은중, '이토록 재
밌는 의학 이야기'(반니,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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