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이토록 재밌는 면역 이야기 5: 선천면역과 적응면역 본문

미생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변 병원체의 공격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생명체가 방어 능력을 획득해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을 때까지 각종 미생물들이 얌전히 기다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적인 면역력을 갖춘 상태로 태어난 생명체만이 살아남아 지금까지 후손을 이어올 수 있었다.
따라서 지구상에 현존하는 모든 생명체는 기본적인 면역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타고난 면역을 선천면역 innate immunity 또는 자연면역 natural immunity이라고 한다.
국경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병사에게 가장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일까?
보초병이 침입자의 이름이나 얼굴까지 파악하는데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될 것이다.
군복이나 외부 장식, 또는 직감을 통해 적군으로 판단되면 보초병은 곧바로 맞서야 한다.
면역계에서 보초병 역할을 하는 선천면역세포들도 마찬가지다.
선천면역세포는 우리 몸에 침입하는 병원체를 발견하면 다소 부정확하더라도 즉시 반응한다.
그들은 병원체가 갖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을 숙지하고 있어 여러 종류의 항원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확성이 부족한 만큼 공격력은 다소 약하다.
또한 선천면역세포는 기억력이 없기 때문에 같은 병원체를 나중에 다시 만나더라도 더 빠르고 강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아쉬운 면도 있다.

선천면역과 대비되는 것으로 병원체에 맞섰던 경험을 통해 쌓아가는 적응면역 adaptive immunity 또는 후천면역 acquried immunity이 있다.
적응면역은 병원체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한 뒤 정확한 공격을 하기 때문에 선천면역보다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방어를 할 수 있다.
선천면역세포가 보초병이라면, 적응면역세포는 적군의 얼굴과 특징 그리고 약점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고 그 부위를 타격하기 때문에 저격병에 비유할 수 있다.
또한 적응면역세포는 한번 자신과 싸웠던 침입자를 잊지 않고 모두 기억할 수 있다.
그래서 같은 병원체가 재침입하면 그때는 매우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한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A라는 항원에 대해 만들어진 적응면역세포는 오로지 A 항원에만 반응할 수 있어 그 옆에 있는 B, C 항원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또한 즉시 발동되는 선천면역과 달리, 처음 만나는 병원체에 대응하기까지 3~5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적응면역의 단점이다.
※출처
1. 김은중, '이토록 재밌는 면역 이야기'(반니, 2023)
2. 구글 관련 자료
2026. 5. 12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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