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8. 5/4 478차 해남 땅끝마을과 완도군 보길도, 격자봉 본문
보길도 여행로: 해남땅끝마을-완도노화도-보길대교-세연정-동천석실과 곡수당으로 갈리는 길(땅끝마을에서 노화도까지는 배로 이동, 노화도부터 버스로 이동)
산행로: 곡수당-격자봉(433)-수리봉(406)-예송리해수욕장(5km, 2시간30분)
산케들: 주선영(현동우), 윤미경(구영호), 현경복(최영수), 강용수, 民軒김기표와 김은희 부부, 道然배기호, 長山손욱호와 이영애 부부, 번둥김종석, 如山장만옥, 새샘박성주(12명)
새벽 4시반. 6명의 산케가 우리나라의 육지 최남단인 해남 땅끝마을(土末)의 해돋이를 보기 위해 나섰다. 산꼭대기에 있는 땅끝전망대까지 걸어갈려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 해변도로를 따라 땅끝탑으로 향한다.
근데 수평선 끝 동쪽 하늘을 바라보니 떠오르는 듯한 태양은 구름에 가려 불그스럼한 색깔만 내 보이고 있어 日出 광경을 보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해변을 따라 環狀으로 나 있는 산책로는 작년 여름 울릉도의 해변도로를 연상케한다.
드디어 한반도 최남단 땅끝임을 알리는(전남 해남군 승지면 갈두리 사자봉 땅끝) 사각뿔 모양의 높이 10m '땅끝탑(토말비)'이 우뚝 서 있는 땅끝에 도착.
탑면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
"水墨처럼 스며가는 情/ 한 가슴 벅찬 마음 먼 발치로
白頭에서 土末까지 손을 흔들게/ 數千年 지켜온 땅끝에 서서
數萬年 지켜갈 땅끝에 서서/ 꽃밭에 바람일듯 손을 흔들게
마음에 묻힌 생각/하늘에 바람에 띄워 보내게"
땅끝탑 바로 뒤 오름길 중간쯤엔 '땅끝희망점'이란 전망대가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시작되는 길 / 중략 / 치유와 회복을 얻고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그대/ 이제부터 희망을 노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빌어봅니다"라는 글에서 희망을 볼 수 있다.
집사람이 다섯 산케의 땅끝 방문을 기념하는 사진을 만들어 준다.
숙소로 돌아오는 도중 수평선 저멀리 마치 해돋이 모습처럼 보이는 불그스레한 하늘을 본다.
땅끝전망대까지 운행하는 모노레일과 땅끝전망대
아침으로 전복죽으로 먹고서 완도군 보길도로 가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한다. 선착장 앞바다에 있는 두 개의 작은 섬 사이로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다. 왼쪽에 떠 있는 배가 우리가 타고갈 완도군 노화도행 '땅끝에서 보길까지'호.
8시 정각 출항한 배는 30분 후 노화도 선착장으로 방향을 잡는다.
노화도 선착장에서 커피와 쥐포와 먹으면서 다음 배로 오는 우리 버스를 기다린다. 노화도와 보길도는 보길대교가 놓여져 있어 차로 이동한다. 노화도에서 다리를 건너기 전 버스 안에서 본 보길대교와 보길도와 노화도 사이의 남해바다.
보길도(甫吉島)는 孤山 尹善道(1587~1671)의 유적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섬이다. 보길도 부용동은 고산이 숨어살던 곳으로 이 곳에 낙서제와 무민당을 지어 생활하면서, 별장으로 곡수당을 그리고 시를 지으면서 놀고 술마시는 곳으로 세연정(洗然亭)이란 정자와 연못을 조성했다.
洗然이란 주변 경관이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 지는 곳이란 뜻으로 1637년에 지어진 곳이다.
세연정 주위를 둘러싸면서 연못이 만들어져 있고 정자 좌우에는 큰 소나무와 팽나무가 서 있다.
세연정을 출발한 버스는 산행조와 관광조로 헤어질 큰길가에 우릴 내려 놓는다.
관광조는 북쪽 산 중턱의 동천석실로, 산행조는 반대방향인 남쪽의 격자봉으로 향할 것이다.
북쪽 산 중턱에 동천석실이 보인다. 이곳은 부용동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경관이 아름다운 곳으로 고산이 특히 사랑하여 부용동 제일 명승으로 칭했다고 전해진다. 洞天石室은 여러 형태의 자연적인 바위들 틈에 지은 집으로서 바위 사이로 하늘로 통하는 산중의 방이란 의미.
관광조와 헤어진 산케들은 산행 시작점인 곡수당 방향으로 향한다. 보길도 섬나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곳곳에 있는 큰 동백나무 숲을 지나간다.
곡수당에서 산행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풀꽃을 발견.
흰민들레와 민들레. 도시의 민들레는 99% 이상이 서양민들레다.
민들레와 서양민들레를 구별하는 키포인트는 꽃봉오리 뒤를 감싸고 있는 비늘 모양의 총포 모양이다. 총포가 뒤로 젖혀져 있으면 서양민들레, 총포가 젖혀져 있지 않고 꽃봉오리 뒤를 그대로 감싸고 있으면 민들레 즉 토종민들레인 것이다.
격자봉으로의 오름길 양쪽에도 빽빽하게 동백나무가 우거져 있다.
계속되는 오름길임에도 흐린 날씨에 하늘이 잘 안 보일 정도로 우거진 나무, 그리고 선선하게 부는 봄바람 덕분에 모두들 별로 힘든 기색이 아니다. 1시간을 걸어 오르니 바로 앞에 하늘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능선 갈림길에 도착한 모양이다. 이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야 격자봉이다.
누룩바위
누룩바위에서 보길도 최고봉인 격자봉(433m)까지는 400m 정도로 짧은 거리다.
격자봉에서 만든 출석부.
격자봉에서 보길도 2번째 높은 봉우리인 수리봉까지는 900m. 400m 전방에서 바라본 수리봉.
수리봉(406m)이다. 수리봉에는 사람들이 한두개씩 얹어 놓아 만들어진 작은 돌탑이 2개 있다.
수리봉에서 하산지점인 예송리와 그 앞 남해바다에는 양식장과 작은 섬들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다도해.
수리봉부터 내림길이 시작된다. 예송리까지는 계속 내리막길.
내림길에서 육지 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작고 아담한 노란 꽃송이 다섯개가 예쁘게 핀 난초꽃이 눈에 번쩍 띤다. 땅끝까지 온 보람이 있다. 이름은 금난초.
12시30분 하산지점인 예송리 도착. 10시에 산행을 시작했으니 2시간반이 걸렸다.
예송리상록수림에는 따뜻한 남쪽지방에서만 자라는 늘푸른작은키나무인 굴거리가 10월에 열린 까만 열매를 여태 매달고 있다.
지금부터 귀경길이 시작된다. 우선 점심을 먹으러 보길도 세연정 식당으로 향한다. 점심은 전복회를 곁들인 생선회, 그리고 매운탕이다. 전복회는 양식장에서 키운 것이지만 다른 생선은 모두 자연산이란다.
유감스럽게도 먹는데 너무 정신이 팔려 먹는 사진 찍는걸 까 먹었다.
풍족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끝낸 다음 노화도선착장으로 가서 땅끝마을로 향하는 3시배를 탄다.
땅끝마을행 선상에서 한컷.
땅끝마을 선착장 근처에 도달하니 아침 출발때 보았던 해돋이 조망의 두 섬 사이로 땅끝전망대가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 즐거움인 저녁식사를 위해 고창 선운사 입구의 풍천장어구이집에 도착. 물론 복분자주를 곁들어 말이다.
서울에 도착하니 날이 바뀌어 새벽 1시가 훨씬 넘었다.
1박2일의 해남과 보길도 여행내내 맛과 멋, 그리고 우정과 즐거움이 넘쳐 흘렀다.
2008. 5. 6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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