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8. 6/26 일본 대마도 시라타케산(백악산白嶽山) 산행기 본문

산행트레킹기

2008. 6/26 일본 대마도 시라타케산(백악산白嶽山) 산행기

새샘 2008. 7. 2. 14:41

산행로: 스모시라타케원생림(주조백악원시림洲藻白嶽原始林)주차장-등산로입구-큰암석-돌신사문-시라타케신사-세이간보(시라타케정상)(519m) 구간 왕복(8.5km, 3시간30분)

 

 

대마도(쓰시마섬)에는 모두 4개의 명산이 알려져 있다.

가장 높은 산은 해발 558.5m 타테라산(용량산龍良山)이고, 다음이 558m인 아리아케산(유명산有明山), 세번째가 오늘 산행할 519m 시라타케산(백악산白嶽山), 마지막으로 미타케산(어악산御嶽山, 490m).

우리나라 산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산이 아리아케산이라고 들었다.

 

대마도 이즈하라항에서 점심을 먹고 전세버스로 시라타케산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 오후 1시 45분.

주변은 전부 밭이고 옆으로 강이 흐른다.

대마도의 거의 모든 안내판에는 한글이 병기되어 있다.

간단한 준비체조 후 복장 점검 후 출발.

 

출발하면서 앞을 바라보니 우리가 오를 시라타케 정상의 마주보고 있는 두 봉우리가 저멀리 보인다.

 

길가에는 약모밀이 꽃을 피우고 있다.

이 풀꽃의 잎과 줄기에서 나는 심한 생선비린내 때문에 어성초라고도 불리며 우리나라에서도 약초로 많이 키우고 있는 풀꽃이다.

 

한참동안 평탄한 숲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변의 울창한 숲은 일본의 대표적 나무인 삼나무와 편백이다.

일본의 산이 오래된 나무로 울창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 때문이라고 한다. 

일제때 우리나라 산의 나무를 대신 공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삼림이 유지된 결과.

편백에서 특히 피톤치드가 많이 나와 삼림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여분을 걸으니 나무 사이에 걸린 한글로 쓰인 작은 현수막이 보인다.

가까이 가서 보니 한국의 명시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의 유명한 시가 적혀 있는게 아닌가!

시는 노천명의 '사슴'.

대마도는 한국 산행객을 위하여 이렇게까지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구나!.

그런데 산행도중 약 500m 거리마다 한국시가 적힌 현수막으로 보고 약간 의아한 생각이 든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의 가이드 여행사가 우리 일행을 위하여 준비한 이벤트의 하나였던 것이었다.

 

출발 1시간 후 평탄한 길은 끝나고 본격적인 시라타케 오름길이 시작되는 삼거리 돌신사문 도착.

정상까지 40분이라는 표지판이 걸려 있다.

이곳의 돌신사문은 오름길에 찍지 못했기 때문에 내림길에서 찍었다.

 

석불을 지나니 정상 바로 아래 로프(가느다란)를 잡고 오르는 깔딱 암벽 도착.

상상한 것처럼 아주 심한 직벽은 아니다.

암벽 바로 위가 정상 봉우리.

 

정상 봉우리 왼쪽 바위를 따라 올라가니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다시 내려와 정상 봉우리 왼쪽을 끼고 도니 반원쯤 돌아서 정상 세이간보(519m)에 도착.

정상에서는 대마도의 남도가 모두 보이는 듯하다.

아마도 이곳에서 바라보는 대마도 경치가 가장 아름다우리라.

섬은 물론 주변 바다도 바로 눈앞이다.

이곳에서의 흔적을 남기지 않을 수 없다.

 

 마주 보고 있는 또 하나의 봉우리인 토간보가 바로 앞에 있다.

토간보는 끝이 뾰족한 삼각뿔의 모습으로 세로로 갈라져 있고 그 틈새로 나무가 자라는 전형적인 여성봉의 모습이고, 내가 서 있는 세이간보는 끝이 둥그스럼한 남성봉의 모습이다.

 

정상 봉우리의 바위틈 사이로 노란 돌양지꽃이 많이 피어 있다.

높은 산의 바위틈에서만 자라는 이 풀꽃은 우리나라 높은 산에서도 많다.

 

내림길의 시라타케산사 왼쪽길로 잠시 들러 시라타케산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는 전망바위에 들렀다.

이곳에서 두 봉우리를 쳐다 보니 하늘에서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이 매혹적이다.

 

오름길과 동일한 코스인 내림길 계곡에서 땀을 닦고 발을 담그면서 휴식을 취한다.

계곡물이 너무 차가워 오랫동안 발을 담구어 놓기가 쉽지 않다.

 

산행을 끝마치고 출발지점에서 다시 한번 시라타케 정상을 돌아 본다.

다시 한번 더 와보기는 쉽지 않겠지....

 

산행 도중 다른 산행객을 만난 적은 딱 한번이었는데, 그것도 이곳에서 산다는 한국인 부부였다.

이 부부도 일본인이 등산하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다나...

 

정상 부근을 제외하고는 거의가 흙길이고, 산행로 양쪽의 울창한 숲이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고 있어 산행에는 그다지 힘들지 않은 편이었다.

다만 정상 근처 오름길 15분 정도는 거의 바람이 없어 땀을 제법 많이 흘려야했다.

하지만 정상을 오르면 시원하고 강렬한 바람이 순식간에 땀을 씻어 주었으며, 모자가 날라가지 않도록 다시한번 꼭꼭 눌러쓰야만 했다.

 

2008. 7. 2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