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10. 2/7 561차 단양 소백산 산행기 본문

산행트레킹기

2010. 2/7 561차 단양 소백산 산행기

새샘 2010. 2. 8. 23:01

산행로: 단양 어의곡리 주차장-명기리골-소백주 능선삼거리-비로봉(정상, 1439)-천동리 갈림길(1385)-1345봉-천동 쉼터-천동 계곡-소백산 유스호스텔-단양 천동리 다리안 주차장(12km, 5시간)

 
산케들: 重山양준영과 권미경 부부, 번둥김종석, 素山이승무, 智山방효근, 새샘박성주, 法泉정재영(7명)
 
 
오늘은 전문산악회의 정기산행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소백산행이다. 
다섯 산케들이 양재역과 복정역에서 산악회버스에 나눠탄다.
07:50 복정역을 출발한 버스는 북단양IC에서 대구에서 온 중산 부부를 태우고서 10:00 소백산행 기점인 단양 어의곡리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은 산악회버스로 가득찼고, 산행로 입구는 버스에서 내린 백여명의 산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은 산골이라 다소 쌀쌀하기는 하지만  바람 한 점 없는 쾌청한 하늘이 산행객들을 기분좋게 만든다.
소백산의 그 유명한 칼바람을 오늘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0:20 전문산악회의 산행대장을 선두로 산행을 시작한다.
산악회에서는 4시까지는 산행종점까지 내려와야 된단다다. 
산케들은 선두조에서 따른다. 
정상인 비로봉까지의 거리가 5.1킬로 2시간30분 거리다.
우리가 오를 소백 주능선 위로 해가 떠 있는걸 보니 동쪽 방향이다.

 
 아스팔트길을 벗어나 본격적인 산행로로 접어든다.
오름길 입구의 길은 잘 닦여져 있지만, 내린 눈이 얼어 미끄럽다.
길 왼쪽에 서 있는 '여기서부터 소백산 국립공원입니다'라는 큰 안내판이 소백산행이 시작됨을 알려준다.


길 주변의 계곡물은 완전히 꽁꽁 얼어 붙었고,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갖가지 모습의 고드름을 본 산행객들은 탄성을 지른다.
오랫만에 본 고드름에 옛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리라!
얼음길로 이어져 있어 모두들 아이젠을 찬다.

 
 산행시작 40분 후 해발고도 650미터에 도달했으니, 출발지 해발고도는 550미터쯤 되지 않을까 싶다.
정상이 1439미터니까 900미터 이상의 높이를 올라야 되는 것이다.
잣나무 숲길을 지나 일본잎갈나무(낙엽송) 숲길이 이어진다.
엄청 두껍게 얼어붙어 아름답기까지 한 계곡의 얼음에 갑작스런 호기심이 일어 얼음 위에 한번 올라서 본다.

 
따뜻한 남쪽 산을 나타내주는 식물인 조릿대(산죽)의 초록잎이 하얀 얼음에 대비되어 눈에 확 들어온다.


 비로봉을 2.1킬로 남겨둔 지점에 조선 영조때 문신 입재立齋 강재항姜再恒이 소백산을 올라 지었다는 '소백산을 바라보며 望小白山'이라는 제목의 시가 현수막에 인쇄되어 걸려 있어 한번 나직히 읊조린다.
 
높은 곳에 올라 서쪽 고개를 바라보니(등고망서령登高望西嶺)
고개 위에는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네(영상운무심嶺上雲霧深)
아마도 늙은 용이 엎드려 있으면서(의유노룡와疑有老龍臥)
변화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함이네(불망변화심不忘變化心)


해발 1,080미터에서 잣나무 숲을 지나 해발 1,170미터에 오르니, 우리가 갈 방향과는 반대편에 있는 국망봉 주능선 위로 마치 가을 하늘인듯한 맑고 푸른 하늘이 훤히 보인다.


 소백 주능선 바로 아래 오름길은 아직도 온통 흰눈으로 덮혀 있다.
1400고지 주능선 위로 보이는 하늘은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소백 주능선은 큰키나무 하나 없는 평원이다.
강한 칼바람에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주능선의 모든 나무는 제각각 얼음꽃을 한껏 뽐내고 있다
주능선까지의 오름길은 깔딱이 한번 없을 정도로 거의 비슷한 경사로 줄곧 이어져 있어 별로 힘들지 않았다. 
오름길보다 거리가 더 긴 내림길 역시 거의 비슷하리라.


비로봉을 400미터 앞에 두고서 연화봉을 배경으로 산케들의 첫 기념촬영을 하고서,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을 향한다.
비로봉毘盧峰(1,439) 꼭대기에 보이는 것은 인파 뿐!
하기야 비로봉 정상까지의 오름길은 산행객들이 거의 한줄로 서서 올라왔으니...

 
비로봉 표석과 함께 기념사진 박는게 쉽지 않다.
5분 정도 줄서 기다린 끝에 촬영에 성공!.

그것도 초치기로 말이다.


 소백산에서 유명한 것은 비로봉의 주목 자생지와 연화봉의 천문관측소 정도다.
비로봉에서 남쪽의 연화봉을 바라본다.
연화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는 모두 3개.
사진 오른쪽의 앞쪽 가장 높은 봉우리가 제1연화봉(1,394), 왼쪽 봉우리는 연화봉(1,383), 두 봉우리 사이에서 멀리 있고 구조물인 천문관측소가 있는 봉우리가 제2연화봉(1,357)이다. 


 비로봉에서 우리가 올라왔던 주능선 길을 돌아본 다음 내려갈 길도 쳐다본다.


 비로봉에서 간식 먹으면서 휴식을 취할 장소를 찾는데, 이미 많은 산행객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 쉽지가 않다. 
자리 잡기 전 먼저 길옆 얼음꽃과 함께 기념촬영.


 바로 길옆 눈밭에 자리를 잡는다.
준비한 간식을 꺼내고보니 아뿔싸!
정상주를 준비 못한 것이다.

모두들 물병으로 건배.
안동댁이 준비해 온 오뎅탕이 일품이다.
산행 대장이 우릴 보고 후미조라면서 4시까지 도착하려면 10분 후에는 출발해야 한다고 일러준다.
20분 정도의 극히 짧은 휴식을 마치고 출발 전 다 함께 다시 한번 기념촬영.

 
 비로봉 주목 군락 사진을 담으려고 했는데, 주목 군락지는 산행로에서 제법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울타리가 있어 산행로에서 잘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전망대마다 산행객들이 빽빽이 자리펴고 휴식을 즐기고 있어 접근이 불가능하여 촬영을 포기한다.
 천동 계곡 내림길로 접어드는 갈림길에서 연화봉 쪽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

 
 천동 계곡 갈림목에서 얼마 내려 가지 않아 뜻밖에도 큰 주목朱木을 만난다.
주목은 수형이 아름다운 원추형으로서 조경수로 흔히 심는 나무다.
줄기 껍질 색이 붉은색이라서 주목이란 이름이 붙었다.
백산과 발왕산 등 우리나라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늘푸른바늘잎나무로서 국내에만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


 내림길은 오름길보다 눈도 더 많고 얼음길도 더 많아 아이젠은 필수!


천동 쉼터를 지나니 일본잎갈나무숲이 이어지고, 눈과 얼음에 덮힌 천동계곡길을 따라 내려간다.
위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았던 물소리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들리는 걸 보니 봄이 멀지 않은 듯.


 천동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소백산교를 지난다.
소백산교 주위의 산과 바위 모습이 범상치 않다.


 소백산교 바로 아래가 다리안 폭포橋內瀑布다.
이 폭포를 보려면 입구 골짜기에 놓여 있던 구름다리를 건너야만 했기 때문에 다리 안쪽에 있는 폭포라는 뜻으로 이름이 붙었다는 설명이다.
작은 삼단폭포이고, 지금은 흐르는 물 대신 꽁꽁 언 얼음폭포의 모습만 구경할 수 있을 뿐이다.

 
소백산 유스호스텔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함으로써 오늘의 소백산행은 막을 내린다.
12킬로를 5시간 걸렸으니, 산케들의 평균 산행속도인 시간당 2킬로보다 훨씬 빠른 걸음으로 걸은 것이다.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 식사장소가 있는 고수동굴 주차장으로 향한다.
식당으로 들어서서 미리 차려져 있던 식탁에 앉는다.
메뉴는 동물성 하나 없는 100% 식물성이다.
두부된장찌게에 나물류와 김치, 도라지 등등등...
배도 고프고 음식도 맛있어 동동주를 곁들어 모두들 기분좋게 먹고마신다.

 
5시10분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 버스는 7시30분 서울 양재역 도착.
양재역 횟집에서 뒤풀이를 하면서 낙동정맥을 마치고 올라온 도연과 경암을 맞아 함께 즐긴다.
 
2010. 2. 8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