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홍차·초콜릿·견과·베리 등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건강식품이 대장암 위험 높인다 본문
의사들을 오랫동안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소장암은 매우 드문 반면 암 사망률의 상위권인 대장암[대장직장암 colorectal cancer]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왜 이렇게 대장에서 암이 많이 생기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HU) 의과대학 Hadassah Medical School의 벤-네리아 Yinon Ben-Neriah 교수팀은 암 돌연변이 결과가 항상 인체에 나쁜 결과만을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장과 같은 어떤 미세환경에서는 암 돌연변이 결과 인체가 벌이는 암과의 싸움을 도와 암의 확산을 막기도 한다.
그러나 장 미생물체(장 마이크로바이옴) gut microbiome[장에서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 전체]가 홍차나 핫초코 등에 든 항산화물 성분과 같은 대사산물을 다량 생산하는 경우 이 대사산물이 돌연변이 유전자에게 특별히 좋은 환경이 되어 대장암 발생을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2020년 7월 29일 저명 과학학술지 <네이처 Nature>에 실렸다(아래의 출처 2).
벤-네리아 교수팀은 위장암이 장 미생물체와의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수행했는데, 이는 위장암의 2%만이 소장암이고 나머지 98%가 대장암으로서 터무니없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두 기관의 주요 차이점 중 하나는 바로 장내세균 수의 차이인데, 소장에는 적은 수의 세균만이 있는 반면 대부분의 세균은 대장에서 서식하고 있다.
장 미생물체는 일반적으로 우리 건강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때로는 병을 돕거나 방조하는 등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모든 세포에 있는 TP53이란 유전자는 p53이란 단백질을 만들어 세포의 유전적 돌연변이를 억제함으로써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암억제유전자다.
그러나 p53 단백질이 돌연변이 등으로 손상을 입게 되면 더 이상 세포를 보호하지 못하게되고 오히려 세포에 유해한 쪽으로 전환되어 암 발생과 함께 종양 확산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벤-네리아 교수팀은 생각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연구팀은 생쥐 mouse와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 organoid를 이용하여 실험을 진행했다.
암을 유발하는 p53 돌연변이 단백질[다음부터는 '변이 p53'이라 부름]을 장에 넣어주었더니 놀랍게도 소장(작은창자)에 가까운 대장(큰창자) 초입부인 오름잘록창자(상행결장)와 종양 오가노이드(종양 장기유사체) tumor organoid에서는 변이 p53이 정상 p53으로 전환되었고, 이렇게 전환된 p53은 보통 p53보다 더 좋은 종양억제 기능을 가진 '슈퍼 종양억제단백질 super-suppressor'이었다.
반면 소장에서 먼 대장 말단부인 내림잘록창자(하행결장)에서는 변이 p53이 정상 p53로 전환되지 않았고, 암 유발 성질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암이 확산되었다.
이 실험 결과는 장미생물체가 변이 p53에 대해 지킬과 하이드처럼 좋은 효과와 나쁜 효과를 모두 나타낸 것으로서, 소장에 가까운 대장 초입부에서는 넣어준 변이 p53 전부가 정상 p53으로 전환되어 암세포들을 공격함으로써 더 좋은 종양억제 효과가 나타난 반면 대장 말단부에서는 넣어준 변이 p53에 의해 대장암이 추가 발생되었음을 뜻한다.
이에 더하여 연구팀은 대장 초입부에서는 종양차단물질로, 대장 말단부에서는 종양촉진물질로 작용하는 데는 장미생물이 주된 역할을 한다는 자신들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장에 항생제를 투여하여 장내미생물를 죽이는 실험을 해 보았다.
그 결과 변이 p53은 장에서 더 이상 암 억제 및 촉진 기능을 보이지 않았다.
그럼 대장에서 암이 빨리 확산된 데는 장미생물의 어떤 역할 때문일까?
이에 대한 정밀 분석 결과 그 원인물질은 장미생물체가 생산하는 대사산물인 '항산화물 antioxidant'이었는데, 항산화물은 홍차 black tea, 핫초코 hot chocolate, 견과류 nut, 베리류 berry 같은 항산화식품에 고농도로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한 강력한 증거는 생쥐에게 항산화제가 풍부한 먹이를 먹였을 때 생쥐의 장미생물체가 p53의 암 발생 기능을 촉진시켰다는 것이다.
이 발견은 특히 대장암은 가족력이 많다는 점과 연관된 것으로, 어릴 때 음식물 섭취로 형성되는 장미생물체는 가족끼리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적으로 새로운 영역으로서, 장미생물체가 암 돌연변이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과연 어느 정도까지인지 심지어 암의 성질까지도 바꿀 수 있는지 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앞으로는 대장암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장내미생물 검사 빈도를 늘리면서, 먹는 음식과 항산화제 그리고 다른 요인 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출처 1. Medical Press, JULY 29, 2020, "홍차, 초콜릿, 베리와 같이 항산화물이 풍부한 식품이 특정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새로운 연구 Antioxidant-rich foods like black tea, chocolate, and berries may increase risk for certain cancers, new study finds"
2. Kadosh, E. et al., "장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체)이 p53 돌연변이 단백질의 종양억제 기능을 종양발생 기능으로 바꾼다 The gut microbiome switches mutant p53 from tumour-suprressive to oncogenic", Nature 2020-07-29 DOI: 10.1038/s41586-020-2541-0
3. 한국경제TV 인터넷판 2020. 08. 01 "이스라엘 대학 연구팀 '초콜릿·베리·홍차가 대장암 위험 높인다'"
2020. 8. 1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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