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네이처'가 분석한 코로나19의 미래 본문
저명 과학학술지 '네이처 Nature'는 <팬데믹의 미래 The Pandemic's Future>라는 제목의 코로나19(COVID-19) 특집 기사를 2020년 8월 6일자로 실었다.
이 특집 기사에는 올 2020년 발표 논문 17편과 2007년 발표 논문 1편 등 모두 18편의 관련 논문을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2021년부터 일어날 수 있는 코로나19의 예상 시나리오가 실려 있다.
코로나19 예상 시나리오
"코로나19 팬데믹에 접어든 지 1년 반이 되는 2021년 6월, 전 세계에 걸쳐 느린 속도로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되고 있어 간헐적인 봉쇄[이동제한과 집합금지]가 우리의 '새로운 일상 new normal'이 되었다.
면역 지속력이 6개월인 승인 백신은 국제계약 체결 문제로 인해 공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2억 5천만 명, 사망자 수는 175만 명에 달한다."
전 세계 역학자(유행병학자)들이 추정한 코로나19 미래는 그 정도와 시간에 따른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다음 두 가지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즉 코로나19는 우리 곁에서 계속 머문다는 것과, 코로나19의 미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지속력, 계절 변화가 바이러스 확산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국가 및 개인의 방역대책- 는 불확실성 투성이라는 것이다.
홍콩대학교의 한 전문가는 코로나19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사회적인 교류 재개가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가와 우리가 취하는 방역 대책의 수준이라고 말한다.
즉 봉쇄 대책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른다면 코로나19 확산을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발되는 백신의 면역 지속력이 1년 이내라면 코로나19 감염은 2025년 이후까지도 해마다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코로나19 현황
2020년 8월 9일 현재 코로나19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2천만 여명에 가깝고, 사망자 수는 7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감염자 수는 발표된 통계의 10배 이상이고, 사망자 수는 1.5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전 세계의 팬데믹 발생은 국가별 방역 대책에 따라 현재 두 가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첫 번째는 낮은 확진자 수가 유지되는 양상인데, 이는 기간과 정도는 다르지만 봉쇄정책을 시행하는 국가들 즉 중국, 뉴질랜드, 르완다 등으로서 확진자 발생 정도를 지켜보면서 봉쇄를 완화하고 있다. 확진자 격리를 엄격하게 시행하는 우리 대한한국도 첫 번째 양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봉쇄정책을 빨리 풀거나 전국적인 봉쇄정책을 시행하지 않아 확진자 수가 빨리 증가하는 국가들로서 미국과 브라질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두 번째 양상 국가들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현재 확진자 수 55만 명으로 세계 5위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8월이나 9월이면 정점이 되어 확진자 수 1백만 명, 11월 초에는 누적 환자 수가 1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였다.
개인의 행동 변화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
하지만 봉쇄가 완화되면서 희망적인 뉴스도 있는데, 다름 아닌 손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개인의 행동 변화가 지속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고 있으며, 그 효과는 강력한 봉쇄정책을 능가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봉쇄정책 해제후 예상보다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던 53개 국을 대상으로 한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Imperial College London 연구진의 분석 결과이다.
또한 브라질 상파울루 소재 안헴비 모룸비 대학교 Anhembi Morumbi University 연구팀은 일상에서 50~65%의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를 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80일마다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경우 향후 2년 동안은 감염자 급증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였다.
따라서 연구팀은 사람들의 기존 접촉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사나 백신 없이 이런 개인의 행동 변화만으로도 질병 전파를 이렇게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멕시코의 국립자치대학교 National Autonomous University 연구팀은 봉쇄와 개인위생의 균형 trade-off에 대해서 분석해 보았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봉쇄와 더불어 인구의 70%가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했으므로 5월 말과 6월 초에 확진자 수가 정점에 이른 다음부터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래서 멕시코 정부는 6월 1일 봉쇄를 해제했으나 확진자 수는 감소하지 않았고, 주간 사망자 수는 이전과 같은 높은 수준으로 여전히 유지되었다.
연구팀은 이런 예상을 벗어난 결과는 정부가 봉쇄를 해제하기 직전에 있었던 두 번의 국경일로서 이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검사, 격리, 접촉자 추적의 효과
코로나19가 감소되고 있는 나라에서 가장 좋은 확산 방지 대책은 우리나라와 홍콩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검사, 확진자 격리에 이어 역학조사로 접촉자를 추적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확히 어떤 정도까지 접촉자 추적과 격리를 해야 효과가 있느냐는 것이다.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 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LSHTM)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빨리 그리고 광범위하게 즉 며칠 이내에 80%의 접촉자를 조사해야 창궐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주 수천 건의 새로 발생하는 확진자와 씨름하고 있는 지역에서 접촉자의 80%를 추적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뿐 아니라 더 나쁜 상황은 아무리 많은 확진자를 찾아낸다하더라도 과소평가될 우려가 높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예측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MIT)가 86개 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코로나19 실제 확진자 수는 공식 발표된 숫자의 12배, 실제 사망자 수는 공식 발표된 숫자의 1.5배로 추정되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재발을 막기 위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노력을 상황이 다시 조금 더 위험해지는 겨울철까지 가능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어떻게 될까?
여름이 모든 지역의 바이러스를 한결같이 막지 못한다는 것은 이제 분명하지만, 온대지방의 따뜻한 날씨는 바이러스 차단을 보다 쉽게 만들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20020년 하반기에 추위가 다가오는 지역의 경우 코로나19의 전파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한다.
많은 종류의 호흡기 바이러스들 -인플루엔자(독감), 다른 사람코로나바이러스 ,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은 겨울철 유행을 가져오는 계절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 SARS-CoV-2 역시 동일한 겨울철 유행 양상을 보일 것이다.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Yale School of Medicine의 한 면역학 교수는 겨울에 SARS-CoV-2의 감염률과 환자 발생이 증가되는 등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차고 건조한 겨울 공기가 호흡기바이러스의 안정성과 전파력을 높이며, 건조한 공기를 마시면 우리 호흡기 면역방어체계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날씨가 추워지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바이러스의 비말 전파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고 스위스 바젤대학교 University of Basel의 한 생물학자가 언급한다.
그는 시뮬레이션 결과 계절 변동성이 바이러스 확산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하반기에 겨울을 맞는 북반구는 바이러스 봉쇄가 더 어려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앞으로 SARS-CoV-2는 겨울이면 유행되는 파동성 주기를 나타낼 수 있다.
코로나19를 앓았던 성인은 인플루엔자처럼 감염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얼마나 빨리 사라지느냐에 따라 감염 여부가 결정된다.
게다가 가을과 겨울에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 및 RSV와 동시에 유행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 이 바이러스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다른 사람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SARS-CoV-2에 대한 면역력이 생길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SARS-CoV-2 및 이와 비슷한 사스바이러스(SARS-CoV)의 세포 배양 실험 결과 어느 한 쪽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결합하기는 했지만, 항체와 결합된 바이러스가 불활성화되거나 중화되지는 않았다.
팬데믹을 종식시키는 두 가지 방법은 전 세계에 확산된 바이러스를 전부 제거하는 것 -하지만 바이러스가 너무나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기 때문에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과 또 하나는 감염이나 백신을 통해 사람들이 충분한 면역력을 갖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인 면역력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55~80% 국민이 모두 항체를 갖는 집단면역이어야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행하게도 초기 조사는 이런 정도의 면역력을 갖게 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이 대항 항체를 만드는 정도를 알아보는 항체검사에서 일부 사람들만 감염되었고, 질병 모델링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유럽 11개 국을 대상으로 한 모델링 결과 5월 4일 현재 코로나19 감염률은 3~4%에 불과했다.
15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던 미국에서 질병통제예방센터(US CDC)가 실시한 항체검사 결과 전국에서 채취한 수천 개의 혈청 검체 중 항체가 검출된 것은 1~6.9%에 불과했다.
2021년부터의 코로나19 향방은?
내년도 팬데믹의 향방은 백신 사용 여부와 백신의 면역 지속력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홍역과 회색질척수염(소아마비)과 같은 많은 백신들은 몇 십 년 동안 면역력이 지속되는가 하면, 백일해와 인플루엔자 등의 백신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도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일부 바이러스는 감염되면 영구적인 면역이 촉진되는 반면, 감염되더라도 면역이 일시적으로 유지되는 바이러스도 있다.
하버드대학교 HarvardUniversity의 한 연구팀은 2025년까지의 SARS-CoV-2에 의한 코로나19 총 발생률을 위 그림에서 보이는 시나리오처럼 면역력 지속기간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 연구팀은 SARS-CoV-2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되는 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완치 환자에 대한 연구에서 감염된 후 40일 가까이 중화항체가 유지되었다는 보고가 있는가 하면, 몇 주 또는 몇 달이 지나면 항체가 점점 사라진다는 보고도 있다.
만약 코로나19가 SARS와 같은 양상을 따른다면 항체는 5개월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그 후 2~3년에 걸쳐 느린 속도로 감소될 것이다.
물론 항체 생산만이 면역의 전부는 아니며, 기억 B 세포와 기억 T 세포도 침입할 바이러스에 대항하여 우리 몸을 보호한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University of Minnesota의 한 전문가는 면역에 대한 정확한 대답을 얻을려고 장기간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적하면서 그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하버드대학교의 한 전문가는 만약 백신이 없거나 면역력이 지속되지 않는 환경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면 유행은 정기적으로 광범위하게 반복되면서 풍토병(지역유행병, 엔데믹 endemic)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남아공의 스텔렌부스 대학교 Stellenbosch University의 한 전문가는 코로나19가 풍토병이 된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사건이며,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인 말라리아로 인해 해마다 40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사실에서 이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한 전문가는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는 예방 가능한 질병이 만연하는 여러 나라에서 지금 나타나면서 이미 수많은 사망자가 생기고 있다고 덧붙인다.
면역 지속력이 다른 두 종류 코로나바이러스 OC43과 HKU1과 비슷하게 40주 정도의 단기간인 경우에는 사람들은 재감염되면서 해마다 코로나19 유행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위 그림의 첫 번째 그림).
미네소타대학교 University of Minnesota의 한 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는 과거 8번의 인플루엔자 팬데믹 추세를 기준으로 했을 때 코로나19는 최소한 앞으로 18~24개월 동안 고점과 저점을 오가면서 점차 감소되거나 또는 뚜렷한 양상 없이 지속적으로 느린 전파가 일어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의 전파 양상과는 다르기 때문에 미네소타대학교의 보고서는 가정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전례가 없었던 사건인 것이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SARS-CoV-2에 대한 면역력이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인데, 이 경우 전 세계에 걸쳐 유행된 후에는 백신 없이도 바이러스는 저절로 소멸되어 2021년까지 코로나19는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면역력이 중간인 2년 정도 지속된다면 바이러스는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2024년 말쯤 재유행될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하였다(위 그림의 두 번째 그림).
그러나 연구팀의 이런 예상에는 효과적인 백신 개발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고 멕시코의 국립자치대학교의 한 모델링 전문가가 지적한다.
WHO는 현재 26종의 백신이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을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2종은 임상 2상, 6종은 임상 3상 시험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비록 개발된 백신의 보호작용이 불완전하다 해도 질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어 입원은 피할 수 있다고 한다.
현 상황으로 볼 때 성공적인 백신 개발과 공급에는 몇 달이 걸릴 것이다.
코로나19에 의해 전 세계가 받는 영향 정도는 모두 같지는 않을 것이다.
전염병 후기 단계에 접어들면 고령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불균형적으로 감염자가 더 많이 발생하는 사례가 나타난다고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의 모델링 전문가는 언급하고 있다.
이는 어린이와 20세 미만의 청년들의 전염병에 걸릴 확률은 고령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남아공의 스텔렌보스 대학교의 모델링 전문가는 팬데믹을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모든 나라, 도시, 지역사회가 알아야 할 한 가지 사실은 우리는 아직도 이 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으며, 보다 좋은 자료를 얻을 때까지는 많은 불확실성이 그대로 지속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출처 1. News Feature, 팬데믹의 장래 THE PANDEMIC'S FUTURE, Nature Vol. 584: 22-25, 6 August 2020.
2. 한겨레 인터넷판 2020. 08. 09. '논문 18편을 통해 본 코로나19의 미래'.
3. 코로나19 현황은 https://coronaboard.kr.
2020. 8. 9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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