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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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간 인생의 두 절친을 기리며

새샘 2020. 9. 22. 22:50

<검은 리본(출처-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A%B2%80%EC%9D%80_%EB%A6%AC%EB%B3%B8)>

 

최근 3개월 동안 한 달 간격으로 새샘 인생의 절친 둘이 먼저 저 세상으로 갔다.

오래전에 부모님과 동생을 떠나 보낸 이후 가장 가슴 아픈 이별이었다. 

한 절친은 고교 동기동창이자 가족이었고, 다른 절친은 대학 동기동창으로 졸업 후에도 가장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 사이였다.

 

한 절친은 1년 이상 병고에 시달리며 병원에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긴 했었지만,

다른 절친의 갑작스런 부음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다. 

 

두 절친이 떠나는 길이었던 장례식장-발인-추모공원-안장 과정을 쭉 지켜보았다.

지켜보면서 다시는 이 세상에서 볼 수 없겠다는 슬픔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더욱 허해지는 건 왜일까?

 

병원에서 눈을 감고 평안한 모습을 하고 있는 한 절친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언제 가도 한번 가는 인생이니 먼저 갔다고 너무 슬퍼하지 말고, 저 세상에서 좋은 자리 잡아놓고 기다리게나!"

하지만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하여 얼굴도 보지 못한 다른 절친에게는 아무런 말도 하질 못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하여 두 절친 모두에게 말을 전하고 싶어진 것이다.

 

"자네 둘과 함께 청소년 시절과 청장년 시절을 즐겁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던 건 내 인생의 커다란 행운이었네.

  나를 항상 아껴주고 좋아해주고 격려해주고 칭찬해주고 도와주던 자네들이 먼저 떠나 아쉽기 그지없지만,

  이 역시 내 인생의 한 부분이려니 하면서 내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겠네.

  그래서 자네들이 떠난 후부터 허해진 마음을 지금처럼 글을 읽고 쓰면서 다시 채워보도록 하겠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죽음에 관한 말은 '죽음이 우리 모두에게 미소 짓고 다가오면 Death smiles at us all, 

  남자가 할 수 있는 건 미소로 답하는 것이다 all a man can do is smile back.'이라네.

  자네들 곁으로 갈 땐 나도 미소 지으면서 갈테니 반갑게 맞아주게나.

 

  자네 둘은 서로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대학 때부터 서로 알고 있었으니 그 곳에서 만나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네.

  나도 머지 않아 자네들을 그 곳에서 만나게 될테니 좋은 자리 잡아놓고 기다려주게나.

  그때까지 자네들을 내 기억 속에 꼭 붙잡아 둘 것임을 약속한다네, 사랑하는 두 절친이여!"

 

2020. 9. 22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