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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

탄은 이정 "묵죽도"와 "풍죽도"

새샘 2021. 2. 5. 21:23

이정, 묵죽도(왼쪽), 1622년, 비단에 수묵, 119.1 ×57.3㎝, 국립중앙박물관, 이정, 풍죽도(오른쪽), 17세기 초반, 비단에 수묵, 127.8×71.4㎝, 간송미술관(출처-출처자료1)

 

조선 중기 화가로서 3번째로 등장하는 사람은 자는 중섭仲燮, 호가 탄은灘隱이정李霆(1554~1626)이다.

세종대왕의 4대손 즉 현손玄孫[손자의 아들=아들의 손자]이니 왕가의 자손으로 석양정石陽正이란 작위도 받았다.

탄은은 한국화 계보에서 묵죽墨竹[대나무를 수묵으로 그린 그림]을 대표하는 화가로 인정받는다.

 

탄은의 그림은 비교적 많이 전하고 있으며, 좋은 그림도 많다.

풍죽風竹[바람에 날리는 대나무 그림], 우죽雨竹[비를 맞는 대나무 그림], 설죽雪竹[눈꽃 핀 대나무 그림], 청죽晴竹[맑은 날 대나무 그림], 고죽枯竹[잎이 많이 떨어져버린 마른 대나무] 등 다들 명품이다.

그 중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1622년 <묵죽도>(위 사진 왼쪽) 작품은 나이가 일흔 가까이 되어 그린 것으로,

이 사람이 그림을 얼마나 잘 그렸는가를 말해주는 대표작이다.

 

탄은의 <풍죽도>는 어몽룡의 <월매도月梅圖>와 함께 오만원권 지폐의 뒷면 배경 그림으로 사용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은 훌륭한 탄은의 대나무 그림이 자꾸 우리나라를 떠나 외국으로 건너가는 것이 많다는 것!

 

탄은에 관한 널리 알려진 이야기 하나는 임진왜란[조일전쟁] 때 왜적에게 오른팔을 잘려서 거의 떨어지게 되었다가 나은 다음부터 신기神氣가 돌아서 그림이 아주 훌륭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탄은 그림은 아주 특색이 있다.

 

탄은의 묵죽은 잎이 기운차고 격조가 있어

탄은의 화풍을 이어 받은 후대의 수운峀雲 류덕장柳德章(1675~1756)보다 훨씬 격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샘 블로그에 실려 있는 탄은의 대나무 그림에 대한 다른 글은 다음과 같다.

2018. 12. 16, "탄은 이정 묵죽도"

2018. 4. 13, "탄은 이정 고죽"

2016. 2. 26, "탄은 이정 풍죽"

2009. 8. 9, "탄은 이정 풍죽도"

 

※출처

1. 이용희 지음, '우리 옛 그림의 아름다움 - 동주 이용희 전집 10'(연암서가, 2018)

2. 오주석 지음,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월간미술, 2009)

 

2021. 2. 5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