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인류의 기원에 관한 몇 가지 전설 본문
그리스의 전설
데우칼리온 Deucalion과 피라 Pyrrha는 청동기시대의 인류를 몰살시킨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단 두 명의 의인義人이다.
신들은 그들에게 새로운 인류를 만드는 의무를 부여한다.
방주를 타고 파르나소스 산 Mount Parnassus 정상에 다다른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자기들의 어깨 너머로 돌을 던진다.
그 돌들은 조각상으로 변하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인류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노래 중에서 어떤 하나를 선택하라고 명령받은 바 있다.
그들은 그리스 영웅들의 이야기를 선택한다.
바로 테세우스 Theseus와 헤라클레스 Herakles와 다른 모든 반신반인들의 이야기다.
그러자 인류가 다시 지상에 나타난다.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죽지만 선택받지 못한 조각상 무리는 부당함을 호소하며 신들에게 재판을 요구한다.
신들은 저울을 이용하여 데우칼리온과 피라가 선택한 이야기의 무게를 달아본 다음, 두 사람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판정한다.
그리하여 그리스 영웅들을 노래하는 인류가 지상의 유일한 인류가 된다.
터키의 전설
인류는 검은 산에서 태어났다.
어떤 동굴 속에 사람 형상을 한 구덩이가 파이고 빗물이 흘러 그 구덩이에 진흙이 쌓인다.
진흙은 9개월 동안 햇살을 받으며 그 구덩이에 머문다.
9개월이 지나자 동굴에서 최초의 인간 <아이 아타 Ay Ata>가 나온다.
멕시코의 전설(17세기)
이것은 고대 신앙과 가톨릭 신앙이 혼합된 전설이다.
하느님이 찰흙은 빚어 사람을 만든 다음 가마에 넣고 굽는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굽는 바람에 사람이 까맣게 타서 나온다.
그러자 하느님은 작업을 망쳤다고 생각하고 그 까만 생산물을 땅으로 던졌는데, 아프리카에 떨어졌다.
하느님은 일을 포기하지 않고 두 번째 사람을 빚어 가마에 넣고 굽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살짝 굽는 바람에 사람이 아주 하얗게 되어 나온다.
또 실패다.
하느님을 그것을 다시 던져 버렸는데, 이번에는 유럽으로 떨어졌다.
하느님은 굽는 데에 만전을 기해서 다시 한 번 해보기로 한다.
이번에는 딱 알맞게 구워져서 사람이 구릿빛이 되어 나온다.
마침내 성공했다!
하느님은 그 사람을 아주 조심스럽게 아메리카에 내려놓는다.
멕시코 사람들은 그렇게 생겨났다.
수우족 인디언의 전설
수우족 Sioux의 전설에 따르면, 인간은 어떤 토끼가 길을 가다가 주운 핏덩이에서 태어났다.
토끼는 핏덩이를 발견하자마자 다리로 툭툭 건드리며 장난치기 시작한다.
그러자 핏덩이가 창자로 변한다.
토끼가 장난질을 계속함에 따라, 창자에서 심장이 자라고 눈이 생겨나더니 마침내 사내 아이 하나가 나타난다.
최초의 인간이 태어난 것이다.
그가 바로 수우족의 조상이다.
아라비아의 전설
아라비아에는 구약 창세기의 변이형이 존재한다.
그곳의 전설에 따르면, 하느님이 사람을 빚는데 파랑, 검정, 하양, 빨강 등 네 가지 색깔을 흙이 필요했다.
하느님은 가브리엘 Gabriel 천사를 보내어 그 흙을 가져오게 했다.
가브리엘 천사가 흙을 가져가려고 몸을 숙이자, 땅이 그에게 말을 걸며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다.
"하느님이 사람을 빚는데 필요한 흙을 가지러 왔다"고 가브리엘 천사가 말하자, 땅이 다시 말했다.
"흙을 가져가게 할 수 없다. 인간은 통제할 수가 없을 것이고 나를 파괴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브리엘 천사는 땅의 말을 하느님에게 전했다.
하느님을 미카엘 Michael 천사를 대신 보냈다.
그러자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땅은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자 하느님을 아즈라엘 Azrael 천사를 보냈다.
죽음의 천사인 아즈라엘은 땅의 주장에 설복당하지 않고 흙을 가져왔다.
결국 인류는 이 죽음의 천사 덕분에 존재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그 대가로 인류는 죽음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하느님은 아즈라엘 천사가 가져온 흙으로 아담을 만들었다.
그런데 아담은 40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내 땅바닥에 누워있기만 했다.
한 천사가 아담이 꼼짝 않고 있는 까닭을 궁금하게 여겼다.
그 천사는 아담의 몸 속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아볼 셈으로 아담의 입 속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서 확인해본즉, 아담이 움직이지 않는 게 당연했다.
아담의 몸속이 텅 비어 있었던 것이다.
천사는 그 사실을 하느님에게 알렸고, 하느님은 아담에게 영혼을 주기로 했다.
그리하여 아담은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느님은 아담이 땅과 자연과 풀나무와 짐승들을 다스릴 수 있게 하기 위해 모든 것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권한을 그에게 주었다[9세기 아리바아 역사가 타바리 Tabari의 기록에 의한 것임].
몽골의 전설
하느님은 땅에 사람 모양의 구덩이를 판 다음, 천둥비가 내리게 했다.
그러자 진흙이 흘러 사람 모양의 구덩이를 채웠다.
비가 그치고 모든 것이 마르고 나자 구덩이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
나바호족 Navajo 인디언의 전설
태초에 반인반수의 존재들이 있었다.
그들은 어리석은 짓을 한 탓에 하늘에서 쫓겨났다.
그들은 세 개의 하늘을 지나 마침내 땅에 다다랐다.
땅의 네 신, 즉 청신靑神, 백신白神, 흑신黑神, 황신黃神이 그들을 보러 왔다.
신들은 손짓발짓으로 그들을 가르치려 했지만, 어리석은 그들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신들은 가르치는 것을 포기했다.
다만, 흑신은 그들이 너무 더럽고 역겨운 냄새가 난다는 것을 일깨우면서,
"다른 신들은 나흘 후에 다시 올 것이다. 몸을 깨끗하게 하고 기다려라.
우리는 인간을 만들기 위한 의식을 거행할 것이다"라고 일러주었다.
신들은 사슴 가죽과 옥수수 두 개(흰 것 하나, 노란 것 하나) 등 여러 가지 물건을 가져왔다.
그들은 마술 의식을 거행했다.
그러자 하얀 옥수수에서 남자가, 노란 옥수수에서 여자가 나왔다.
두 사람은 울타리가 쳐진 땅 안으로 들어가 사랑을 나누고 쌍둥이 다섯 쌍을 낳았다.
반음양인 맏이를 제외한 나머지 자식들은 모두 자식을 낳았고,
다시 그 자식들은 신기루 부족 mirage people 사람들과 결혼하였다.
그 결합에서 현재의 인류가 태어났다.
※출처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열린책들, 2011)
2. 구글 관련 자료
2021. 8. 28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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