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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구의 화음

새샘 2022. 4. 18. 16:20

피타고라스 학파의 음향학(사진 출처-https://www.lsgalilei.org/lavori/Hypertesto/Musica_Pitagora.htm)

 

음악은 수학과 가장 오랜 친구 가운데 하나이다.

예로부터 수학자들은 하모니 harmony 즉 조화調和를 중요시하였고,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 Platon(영어 Plato)이 아테네 교외에 설립한 교육기관 아카데메이아 Academeia[오늘날 학원이나 학교를 뜻하는 아카데미 academy의 효시]에서 채택한 필수과목을 뜻하는 '마테마타 methemata'[수학 mathematics의 어원]에는 음악이 한 과목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피타고라스 Pythagoras사람의 마음과 몸을 잘 조율된 현 string의 진동에 비유하면서, 마음과 몸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에만 사람은 제 구실을 완벽하게 한다고 하였다.

 

'천구天球의 화음和音'이란 제목은 피타고라스학파들이 항상 이야기하던 우주의 조화를 뜻하기도 하고, 단테 Dante의 ≪신곡 La divina commedia≫에 나타나는 천구들의 음악적 조화를 뜻하기도 하며, 또 케플러 Kepler가 쓴 ≪세상의 조화 Harmonices Mundi≫라는 책의 정신을 뜻하기도 한다.

 

오늘날 서양음악에서 7음계 '도레미파솔라시'는 어떻게 정해진 것일까?

타고라스 당시에는 주로 현의 길이로 음의 높고 낮음을 설명하였으나, 갈릴레오 Galileo Galilei는 음의 높고 낮음은 현이 시간당 진동하는 수, 즉 주파수周波數 frequency를 의미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팽팽하게 당기는 힘인 장력張力 tension과 사용하는 재질이 같은 현에서는 현의 길이와 주파수는 서로 반비례한다.

그러므로 긴 현은 진동이 느리고 낮은 소리가 나며, 짧은 현은 진동이 빠르고 높은 소리가 난다.

마치 참새가 높은 소리로 지저귀지만, 곰이나 코끼리가 내는 소리는 훨씬 저음인 것처럼.

 

악기의 진동은 주변의 공기 분자에 따라 진동하게 되고, 그 분자의 진동은 다시 그 주위의 공기 분자들을 진동시킨다.

이 진동은 멀리 사람의 귀까지 전달되어, 고막이 같이 진동하게 된다.

고막의 진동은 달팽기관을 통해 '정화'됨으로써 뇌에 자극을 준다.

결국 우리가 듣는 것은 진동, 즉 수를 듣는 것이다.

 

자연의 현상인 주파수를 사람의 귀를 통한 뇌 또는 마음의 감정으로 받아들인 것을 음고音高 pitch(음높이: 음 하나하나의 높고 낮은 정도)라고 부른다.

우리가 노래를 즐길 때에는 음의 '절대 높이'보다도 '음고의 차' 즉 음정이 音程[높이가 다른 두 음 사이의 간격]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마치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노래가 특정한 음조音調[소리의 높낮이와 강약, 빠르고 느린 것 따위의 정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자연스럽게 같이 높이를 맞추어 노래하고, 설령 다른 음조에 맞추어 노래한다 하더라고 그 노래를 다른 노래라고 보지 않는 것처럼,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절대 음 자체보다 음들의 차이인 음정이라 할 수 있다.

 

피타고라스는 더 나아가서 서로 다른 음정이라 하더라도 '같은 종류'의 음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그것은 바로 한 옥타브 octave 음정인 두 음을 말한다.

우리가 노래를 한 옥타브를 낮추거나 높여 부를 때도 여전히 노래를 잘 맞추어 부른다고 생각하지, 틀리게 부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인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도 한 옥타브 정도 차이지만[남성의 말 소리는 110헤르츠(Hz)인 A2 정도이고, 여성의 말 소리는 220Hz(A3) 정도], 같이 부르면 매우 조화롭게 들린다.

 

그러면 '완전화음' 즉 옥타브란 무슨 뜻일까?

국어사전에는 '어떤 음에서 완전 8도의 거리에 있는 음'을 말하며, '물리학적으로는 진동수가 두 배가 되는 음정'이라 정의하고 있다.

 

현악기는 현의 길이에 따라 음의 높낮이가 달라지는 것을 피타고라스는 잘 알았고, 한 옥타브란 바로 길이의 비가 1:2인 현이 내는 소리의 차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므로 두 옥타브의 음정은 길이의 비가 1:4인 현이 내는 음의 차이를 뜻하고, 세 옥타브 음정은 1:8을 뜻하므로,

1, 2, 4, 8. 16, 32, 64··········등이 모두 같은 종류의 음을 나타내는 한 가족이라는 것이다.

 

옥타브의 라틴어 옥타 octa는 8을 뜻하는데, 한 옥타브는 도에서 레미파솔라시를 거쳐 다시 높은 도음까지를 뜻한다.

오늘날의 셈법에 따르면 낮은 도와 높은 도 사이에는 여덟 계단이 아니고 일곱 계단이지만, 옛날에는 이런 혼란이 흔히 있었다.

 

 

피아노 건반과 음계(사진 출처-출처자료1)

 

음악에 대한 피타고라스학파의 또 다른 발견은 '화음'이 바로 '자연수의 비'를 뜻한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으뜸인 것[같은 음고류를 나타내는 1:2를 제외하면]은 음양陰陽(여女와 남男)의 비인 2:3이다.

 

길이의 비가 3:2(또는 주파수의 비가 2:3)인 현이 내는 소리의 차를 '완전5도'라고 부르는데, 이는 피아노의 도음 C4과 솔음 G4 사이의 간격이고, 이 간격은 파음 F4와 높은 도음 C5 사이의 간격과 같다.

 

이때 솔음 G4와 높은 도음 C5을 내는 현의 길이의 비는 4:3임을 알 수 있다.

이 두 음의 차이를 '완전4도'라고 하며, 이는 도음 C4과 파음 F4 사이의 간격과 같다.

 

그러므로 도음 C4와 파음 F4 사이의 소리 차인 완전4도와 파음 F4와 높은 도음 C5 사이의 소리 차인 완전5도를 합하면 한 옥타브가 되는 것이다.

 

즉 (완전4도) + (완전5도) = (한 옥타브)

 

※출처

1. 김홍종 지음, '문명, 수학의 필하모니'(효형출판, 2009).

2. 구글 관련 자료

 

2022. 4. 18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