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세계 거석문화2: 영국 스톤헨지와 에이브베리 거석, 프랑스 카르나크 열석 본문
거석문화巨石文化란 큰 바위들(거석 megalith)을 다루어서 석상이나 무덤 따위의 거석기념물 megalithic monument을 만들던 선사시대의 문화를 말하며, 주로 후기 신석기시대인 서기전 5000년경부터 청동기시대[서기전 3000~1050년]에 많이 만들어졌다,
세계적인 거석기념물에는 우리나라의 고인돌을 비롯하여,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오벨리스크, 영국의 스톤헨지와 에이브베리 거석, 프랑스의 카르나크 열석, 칠레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그리고 볼리비아의 티와나쿠의 석문과 석상 등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지난 번에 올렸던 우리나라 고인돌, 이집트 피라밋과 오벨리스크에 이어 두 번째 거석문화 글은 유럽 대륙을 대표하는 영국 스톤헨지와 에이브베리 거석, 그리고 프랑스의 카르나크 열석에 대한 것이다.
1. 영국 스톤헨지
영국 솔즈베리 Salisbury 평원의 스톤헨지 Stonehenge는 '공중에 매달린 바윗돌 stones supported in the air'이란 뜻을 가진 고대 앵글로색슨어이다.
돌을 위미하는 '스탄 stan'과 돌쩌귀[경첩 hinge: 문짝을 문설주에 달아 여닫는 데 쓰는 두 개의 쇠붙이. 암짝은 문설주에, 수짝은 문짝에 박아 맞추어 꽂는다]를 의미하는 '헹그 hencg'라는 고대 영어 단어에서 유래한 말인 스톤헨지는, 헨리 시대보다 수백 년 앞서 영국을 정복한 색슨족이 이름 붙인 것.
헨지란 말이 붙은 것은 문의 역할을 하는 두 개의 큰 선돌(입석立石) standing stone 위에 큰 돌을 수평으로 눕혀 돌쩌귀(경첩)처럼 올려놓아 서로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이 4미터, 무게 25~30톤의 거대한 돌(거석巨石)들이 말굽 모양(U자 형) horseshoe과 원형 circle으로 늘어놓인 환상열석環狀列石 stone circle 스톤헨지는 1901년 윌리엄 가울랜드 William Gowland 교수에 의해 발굴된 이후, 이 돌들이 지닌 신비를 밝히기 위한 노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유적은 인간이 만들어 낸 신비한 창조물 중 하나이다.
1995년 에이브버리 박물관의 연구팀은 그 동안의 발굴을 근거로 서기전 3300년에서 서기전 1100년 사이에 세 단계에 걸쳐 건설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첫 단계는 서기전 3300년 무렵이었고 이 때 힐스톤 Heel Stone(높이 4.7m, 무게 30톤)이 설치되었을 것으로 추측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서기전 2200~2000년 무렵으로서 지금은 구멍만 남아 있는 자리에 무게가 4톤이 넘는 청석靑石 Bluestone[스톤헨지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가지고 온 외래外來 돌]으로 된 열석이 원형으로 세워졌다고 추정하며, 지금처럼 불완전한 원형구조는 빙하작용의 결과로 짐작하고 있다.
세 번째 단계는 서기전 2000~1100년 까지의 기간으로서 이 기간동안 3개의 시기로 구분되어 건설되었다.
세 번째 단계의 3개의 시기 중 마지막 제3시기인 서기전 1100년 경 청석이 사르센석 sarsen stone[잉글랜드 중남부에서 나는 사암沙巖[모래에 점토가 섞여 뭉쳐서 단단히 굳어진 암석]으로 만든 삼석탑(트릴리손 trilithon)[두 개의 선돌 위에 돌 하나를 가로로 눕혀 올려놓은 모양의 3개의 돌로 만든 탑] 사이에 원형으로 배치된 지금 모습이 완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톤헨지의 돌 배열을 살펴보자.
선돌이 서 있던 구덩이들이 두 겹으로 고리 circle 모양의 환상열석을 이루며,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 두 줄의 말굽 horseshoe 모양의 열석을 이룬다.
열석 가운데 큰 돌은 '사르센석 sarsen stone'이라 불리는 사암이고, 상대적으로 작은 돌들은 '청석 bluestone'이라는 이름의 돌이다.
중앙에 보이는 건 제단석 Altar stone으로 무게가 6톤이나 나가는 초록색 사암인데, 발굴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하다가 오늘날 이 돌이 환상열석의 무게 중심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환상열석 중앙에서 77미터 떨어진 바깥에 홀로 서 있는 큰 돌은 높이 4.7미터(땅속에 묻힌 부분이 1.2미터로서 총 길이 5.9미터)에 무게 35톤에 이르는 거대한 돌 힐스톤 Heel Stone이다.
스톤헨지의 발견 초기 고대 켈트족 Celts이 종교 의식에 쓰려고 만든 것으로 여겨졌다가, 이후 스톤헨지 입구와 환상열석이 향하는 방향이 하지 및 동지의 해돋이·해넘이 방향과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작물과 파종, 수확 시기를 알려주는 계절 시계라는 설이 널리 퍼졌다.
이 밖에도 무덤이라는 설과 질병을 치료하려는 환자들의 순례지라는 설 등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그 정확한 용도는 밝혀지지 않고있다.
'스톤헨지의 궁수 Stonehenge Archer'라고 불리는 사내의 유골이 스톤헨지에서 발견되었는데, 그가 차고 있던 손목 보호대와 소지하고 있던 화살, 그리고 함께 발견된 규석을 근거로 추론한 결과 유골이 궁수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방사성탄소 연대측정법으로 이 사내는 서기전 2300년에 사망했고 사망 당시 서른 살로 추정되었다.
최근 자력계 측정을 통해 스톤헨지를 이룬 환상열석들이 하늘로 나선을 그리며 올라가는 지자기장地磁氣場을 형성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혈액 속에 들어 있는 철 특히 귓속의 자철석에 영향을 미친다.
돌에 새겨진 뱀 무늬 형상은 여러 이집트 신전에서도 발견되는데, 샤먼들이 다스리는 땅의 기운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서기 100년부터 로마인들이 로마 제국에 반기를 드는 자들의 집결지였던 이곳을 파괴해 버리려고 했고, 이후에도 수많은 왕들과 사제들이 여기를 '악마적 장소'로 여겨 파묻어 버리거나 없애 버리려고 했다.
2. 영국 에이브베리 거석
'스톤헨지, 에이브베리 및 연관 유적 Stonehenge, Averbury and Associated Sites'이란 이름으로 유네스크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에이브베리 거석 Averbury Megalith은 스톤헨지만큼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규모나 건조 연대에서는 오히려 스톤헨지를 앞선다.
스톤헨지에서 북쪽으로 27킬로미터 위치에 있는 에이브베리의 환상열석은 세계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크다.
서기전 3000년대 중반으로 신석기시대와 초기 청동기시대에 걸쳐 형성된 에이브베리 거석 유적은 해발 160미터의 낮은 능선에 자리하고 있다.
유적의 경계가 되는 헨지 henge[둑 안쪽에 도랑이 설치된 형태]의 둘레는 1.3킬로미터에 달하며, 헨지 안쪽에는 다듬지 않은 선돌 180개가 안팎으로 2개의 원(바깥 원을 이룬 선돌 수는 약 100개)을 이루면서 서 있다.
에이브베리 유적에는 동서남북의 네 방향으로 난 길이 나 있으며, 이 가운데 남쪽 길에만 선돌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에이브베리 환상열석의 정확한 용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톤헨지와 마찬가지로 종교 의식이나 조상 숭배의 목적으로 만들었다는 견해가 많다.
환상열석 주변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선사시대 무덤으로 서기전 2400년 무렵에 만든 실베리 힐 Silbury Hill 흙무덤이 있으며, 높이 39.5미터의 이 고분은 50만 톤의 분粉흙 chalk(백악白堊, 백토白土: 백악계에서 나는 백색이나 담황색의 부드러운 석회질 암석으로, 유공충이나 그 밖의 조개류의 유해가 쌓여서 이루어짐)으로 조성되었다.
3. 프랑스 카르나크 열석
프랑스 북서부 브루타뉴 Bretagne 남부 해안 근처에 있는 카르나크 열석 Carnac stones(Carnac alignments)은 다양한 형태의 거석들이 아주 많이 조밀하게 들어선 유적지로서, 세계에서 가장 거석 수가 많은 단일 유적지다.
거석의 종류는 선돌 menhir, 선들이 열 지어 서 있는 열석 alignments, 고인돌(지석묘支石墓) dolmen, 고분古墳 tumuli 등이 대표적이다.
거석 수는 높이 6.5미터, 무게 300톤 가량의 돌 포함 3천 개 이상이며, 6킬로미터에 달하는 선돌 길이에 유적 총면적은 40헥타르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거석 유적지다.
카르나크 열석은 서기전 4500~3300년의 중석기시대 Mesolithic[서기전 8000~2700년의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 사이의 시기로서 일반적으로 신석기시대 Neolithic에 포함]에 농업목축인들이 아닌 수렵채집인인 사냥꾼들이 만든 것이란 주장들이 많다.
카르나크 열석은 크게 세 종류—메넥 열석, 케흐마리오 열석, 케흘레스칸 열석—로 구분할 수 있다.
서쪽의 메넥 열석 Ménec alignments은 길이 1,167미터, 너비 100미터의 면적에 1,169개의 선돌이 11열로 늘어서 있다.
중앙의 케흐마리오 열석 Kermario alignments은 선돌이 부채꼴 모양으로 늘어서 있고, 1,029개의 선돌이 길이 10열을 이루며, 길이는 1,120미터이다.
동쪽의 케흘레스칸 열석 Kerlescan alignments은 594개의 선돌이 13열을 이루며 길이는 860미터이다.
카르나크 열석의 용도와 의미에 대해서는 스톤헨지나 에이브베리 거석과 같이 아직 확실하게 밝져지지 않고 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견해는 열석들이 성스러운 장소나 중요 매장지를 가리키거나 부각시키는 표시라는 것이다.
한편으론 평행한 돌들의 선이 높은 곳에 있는 특정 지점을 향한다는 것과 열석의 방향이 해가 뜨는 방향을 따라간다는 견해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런 거석문화들은 수천 년 전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뭔가를 기록한 메시지라는 것!
카르나크 열석 유적에는 50개 이상의 고인돌도 산재되어 있다.
우리나라에 많은 바둑판식 고인돌이 대부분이지만 독특하면서도 희귀한 형태의 고인돌도 있다.
서기전 4600년경에 만들어져 약 3천 년 동안 사용되었다는 케르카도 고인돌 Kercardo dolmen은 원뿔모양 돌무덤으로 덮혀 있는 형태로서 고인돌 안으로 들어가는 6.5미터 길이의 통로가 나 있다.
고인돌의 크기는 너비 25~30미터에 높이 4미터이고, 돌무덤 위에 작은 선돌이 하나 서 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고인돌 바깥 4미터 둘레에 4개의 작은 선돌이 둥글게 서 있던 자리가 있다.
고인돌 안에서 도끼, 화살촉, 동물 및 사람 이빨, 진주, 사기그릇 조각, 푸른 연옥 보석 등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내벽에는 거석벽화의 일종인 구불구불한 뱀 무늬가, 그리고 천장에는 사람 크기의 이중 도끼가 새겨져 있었다.
고대 문화에서 날이 두 개 달린 이중 도끼는 신이 가진 번개 능력을 상징한다.
※출처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죽음2'(열린책들, 2019)
2. 조선일보 2022. 3. 30 기사, '[숨어 있는 세계사] 불가사의 건축물...정교한 고대 공법 숨어있어요'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3/29/2022032902788.html
3.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유네스코와 유산, 스톤헨지와 에이브베리 거석 유적 https://heritage.unesco.or.kr/%EC%8A%A4%ED%86%A4%ED%97%A8%EC%A7%80%EC%99%80-%EC%97%90%EC%9D%B4%EB%B8%8C%EB%B2%A0%EB%A6%AC-%EA%B1%B0%EC%84%9D-%EC%9C%A0%EC%A0%81/
4.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Avebury(에이브베리 거석)
5.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hl2xli&logNo=221330086192(에이브베리 거석)
6.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Carnac_stones(카르나크 열석)
7. http://www.mdilbo.com/detail/swOMvU/608558?viewmode=pc(카르나크 열석)
8. 구글 관련 자료
2022. 4. 13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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