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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재 김득신 "추계유금도"

새샘 2022. 4. 20. 18:50

김득신, 추계유금도 두번 째 폭, 비단에 담채, 125.0X60.4cm, 국립진주박물관(사진 출처-https://blog.daum.net/bsj2005/4316756)

개성 김씨 집안 화가인 긍재兢齋 김득신金得臣(1754~1822)은 복헌 김응환의 조카이다.

김득신은 그 당시 단원 김홍도와 고송유수관 이인문에 따라가는 그림 잘 그리는 사람으로 평판이 있었다.

특히 속화(풍속화)로서 유명했다.

긍재의 화첩 그림이  꽤 남아 있기 때문에 그의 그림 특징이 잘 알려져 있다.

긍재가 그린 산수화는 비교적 적은 편인데, 가을 계곡에서 짐승들이 노는 모습을 그린 <추계유금도秋谿遊禽圖>는  꽤 좋은 그림이다.

 

긍재는 속화로서 유명했지만 새나 짐승을 그린 영모翎毛도 잘 했다.계

일제시대 보았던 영모첩 하나는 대략 30여 장이 되는 그림으로 엮은 화첩인데, 긍재가 영모에 능했다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의 영모는 단원과 비슷한 점이 있어 단원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8언절구 화제를 둘로 나누어 두 폭 그림에 넣어 만든 대련對聯 그림  <추계유금도秋谿遊禽圖>산수화가 아닌 영모화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김홍도의 짙은 영향을 반영하는 영모 그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영모화라고는 하나 새와 동물은 작게 등장하고 오히려 배경의 산수가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는 이 그림은 김득신 산수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나무 표현, 바위 처리, 화면 구성 등에서 김홍도와의 친연성을 강하게 보여준다.

 첫 폭에 등장하는 동물은 쌍을 이룬 꿩과 토끼이며, 두번 째 폭에는 강가의 고니, 오리 등의 물새가, 나무 위에는 제비나 갈까마귀들이 무리 지어 앉아 있고, 산골짜기 하늘 위에는 철새 떼가 S자를 그리며 날아가고 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화면구성과 새와 짐승들과 배경의 조화 등이 뛰어난 작품이다.

 

화제로서 다음과 같은 조선 후기 문인인 이재학의 8언절구 시가 곁들여져 멋을 더 하고 있다.

 

-첫 폭 화제-

폭여하사 瀑餘夏瀉  (폭포는 여름의 남은 더위를 씻어 내리고)

풍입추감 楓入秋酣  (단풍은 가을 들어 무르익네)

일석기가 日夕氣佳  (해 질 무렵 아름다운 기운은)

정진유남 淨盡遊嵐  (더없이 깨끗해져 산 아지랑이 되어 노네)

치토하지 雉兎何知  (꿩과 토끼가 어찌 알리)

천자임암 擅玆林巖  (숲과 바위를 멋대로 설치네)

 

-위 그림인 둘째 폭 화제-

유의추곡  有猗秋谷  (잔 물결 이는 가을 계곡)

가저기실 可咀其實  (그 열매는 먹음직스럽네)

연아쟁집 鷰鴉爭集  (제비 갈까마귀 앞다퉈 모여)

군상이필 群翔以匹  (떼 지어 날아 짝을 이루네 )

휼피천아 遹彼天鵝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고니야)

서원라필 庶遠羅畢  (바라건대 그물을 멀리하렴)

 

※출처

1. 이용희 지음, '우리 옛 그림의 아름다움 - 동주 이용희 전집 10'(연암서가, 2018)

2. 공유마당 https://gongu.copyright.or.kr/gongu/wrt/wrt/view.do?wrtSn=11993155&menuNo=200018

3. 디지털진주문화대전, http://jinju.grandculture.net/jinju/toc/GC00402362

4. https://blog.daum.net/53chang/8718614

5. 구글 관련 자료

 

2022. 4. 20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