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0년 이후 서울에서 발굴된 유적들 23: 종로구 지역3-청진동, 종각역, 통의동 본문
<2000년 이후 발굴조사 목록-종로구 지역3: 청진동, 종각역, 통의동 유적>
청진동淸進洞으로 대표되는 종로구 청진지구의 도시환경정비사업 부지에 대한 발굴조사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꾸준히 실시되었다.
먼저, 청진동 166번지 일대인 청진6지구에 대한 발굴조사가 2004년에 있었다.
조사지역은 조선시대 시전市廛(시사市肆: 조선 시대에, 지금의 종로를 중심으로 설치한 상설 시장. 관아에서 임대하여 주고, 특정 상품에 대한 독점 판매권과 난전을 금지하는 특권을 주는 대신 관아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을 바칠 의무를 부과하였다)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며, 최근까지도 종로와 그 뒤쪽 피맛避馬길(피맛골) 주변에 1~8층 높이의 상가들이 늘어선 상업지역이다.
발굴 결과, 시전행랑市廛行廊(시전 건물의 대문간에 붙어 있는 방)으로 보이는 조선시대 건물 터와 시전행랑 배후 건물 터로 추정되는 건물 터가 각각 확인되었다.
이 가운데 조선 초기 시전행랑 유구는 문화재청에서 이전복원을 지시하여 지금은 서울역사박물관 야외에 전시되어 있다.
출토 유물은 자기 종류가 4,500점으로 가장 많았고, 도기 종류 600여 점, 기와와 벽돌 종류 800여 점, 주화 및 청동제 반상기 등 금속 유물이 640여 점, 그밖에 나막신, 근대 건축물의 타일, 붉은벽돌(적벽돌) 등 모두 7,500여 점의 다양한 유물들이 조사지역 전역에서 출토되었다.
지금 이 지역에는 르메이에르 Le Meilleur 종로타운 빌딩이 들어서 있다.
청진지구에 대한 발굴조사는 계속 이어진다.
2009년 3월부터 2010년 10월까지는 청진동 235-1번지 일대인 청진1지구, 청진동 267번지 일대인 청진2~3지구, 청진동 188번지 일대인 청진5지구, 청진동 119-1번지 일대인 청진12~16지구에 대한 발굴조사가, 2010년 5월부터 2011년 10월까지는 청진동 149번지 일대인 청진8지구에 대한 발굴조사가, 그리고 2014년에는 공평公平동 139번지 일대인 청진17지구에 대한 발굴조사가 각각 실시되었다.
이들 지역 역시 조선시대 시전행랑 터와 일반 집터, 그리고 근현대 건물 터 등이 확인되었다.
이 가운데 청진2~3지구에는 현재 광화문D타워가 들어서 있는데, 건물 앞쪽에 시전행랑 유구를 그대로 전시해 놓아 시민들이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청진지구 발굴과 관련하여 청진동 255-5번지 일대의 광화문역 개선사업 부지에 대한 조사가 2013년과 2015년에 실시되었다.
조사 결과, 현대건물의 기초 때문에 대부분이 파괴된 상태였지만 기초 아래쪽에서 건물 터 관련 유구들이 층층이 확인되었고, 조선시대 자기 조각과 기와 조각 등이 출토되었다.
전체적으로 조사된 유구 형태는 가까이 있는 청진1지구 및 청진2~3지구의 유구와 거의 같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청진지구와 관련하여 종로1가 54번지 일대 종각역 개선사업 부지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역시 시전행랑 등 건물 터 5동, 배수로 4기, 석축石築(돌로 쌓아 만든 옹벽) 1기, 도로 유구 등이 확인되었다.
특히 15세기와 16세기 문화층에서는 약 20m 구간에 걸쳐서시전행랑 건물 터가 조사되었으며, 불에 타다 남은 기둥, 마루 부재部材(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여러 가지 재료) 등이 잘 남아 있었다.
이 가운데 16세기 시전행랑 유구는 앞으로 이전복원하기로 했다.
2014년에는 청진8지구와 청진12~16지구를 연결하는 지하보행로 부지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다른 청진지구와 마찬가지로 조선시대 시전행랑을 비롯한 건물 터 5동, 도로 등 조선 전체 시기와 일제강점기까지 다양한 유구가 확인되었다.
이처럼 청진지구로 대표되는 종로통 지역의 발굴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조선시대 건물 터와 도로 등이 남아 있었다.
막연히 서울의 도시화 과정에서 조선시대 유적들은 이미 많이 파괴되었을 것이라는 우리들의 편견은 완전히 빗나갔다.
조선 전기인 15세기, 16세기 종로 시장거리인 시전 건물들이 현대 도로 밑에 고스란히 모습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이 유적들을 통해 그동안 궁궐문화 중심의 조선시대 이해에서 당시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이해하는 좋은 물질자료로서 앞으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통의동通義洞 지역에 대한 조사는 2006년 통의동 67-1번지 주택 신축부지에 대한 발굴조사부터 확인된다.
통의동 일대는 경복궁의 문화재보호구역 범위 안에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 영조의 잠저潛邸(왕이 되기 이전에 살던 집)였던 창의궁彰義宮이 위치한 지역이기 때문에 관련 유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이런 이유로 이후 통의동 지역에 대한 많은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창의궁과 관련된 시설로 추정되는 적심(건물 붕괴를 막기 위해 주춧돌 밑에 자갈 등으로 까는 바닥다짐 시설) 1기와 근래의 건물 기단으로 추정되는 석렬 1기가 확인되었다.
통의동 61-1번지에 대한 발굴조사도 2006년 실시되었다.
발굴 결과, 석렬과 기단 석렬, 적심이 남아 있는 조선시대 건물 터 2기가 조사되었다.
특히 2호 건물 터 안에서는 목재구조물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조사된 건물 터가 창의궁과 관련되어 있는지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통의동 35-69번지 일대 근린생활시설 신축 부지에 대한 발굴조사도 2006년 이루어졌다.
이 발굴로 잔존 상태가 좋은 주춧돌 12기와 적심 1기가 확인되었다.
유물로는 봉황문 막새기와를 비롯한 여러 기와 종류, 자기 및 토기 종류, 벽돌 등이었는데, 이들은 일반 사대부의 집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것이어서 창의궁 관련 유물일 것으로 발굴단은 추정했다.
2008년의 통의동 35-2번지에 대한 발굴조사에서는 장대석들이 확인되었는데, 남쪽과 동쪽으로 연장되고 있었고, 통의동 35-43번지에 대한 발굴조사에서는 건물 터의 기단부로 추정되는 유구가 확인되었는데, 발굴단은 창의궁 관련 유구일 것으로 보았다.
2009년에는 통의동 35-41번지에 대한 발굴조사가 있었다.
확인된 적심 5개의 규모로 보아 창의궁 터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통의동 35-32번지 일대 신축건물 부지에 대한 발굴조사는 2011년에 이루어졌는데, 조선 중기 건물 터 2동, 온돌 2기, 진단구鎭壇具(건물 등을 지을 때 나쁜 기운이 근접하지 못하도록 땅에 묻는 물건) 5기, 조선 후기 건물 터 관련 석렬 및 적심 유구, 조선 후기~일제강점기 건물 터 2동 등 잔존 상태가 좋은 건물 터를 확인했다.
2013년에는 통의동 2-1번지 근린생활시설 부지에 대한 발굴이 실시되었다.
조사 지역은 조선시대 김정희 집터로 추정되는 지역으로서 경복궁과 창의궁이 매우 가까운 곳이다.
발굴 결과 , 조선시대 적심과 기단시설 등 건물 터 4동이 확인되었다.
통의동 20-5번지의 근린생활시설 부지에 대한 발굴도 2013년에 있었다.
조사 지역은 경복궁 서쪽 문인 영추문에서 서쪽으로 약 100m 가량 떨어진 곳이며, 여기서 석렬 8기와 적심 1기, 그리고 용도를 알 수 없는 석재 1매를 확인했다.
2015년에는 통의동 28-1번지의 근린생활시설 신축 부지에 대한 발굴이 이루어졌다.
이 발굴에서는 조선 전기 적심 15기와 조선 후기 적심 12기, 구덩이 1기가 확인되었다.
이처럼 통의동 지역은 대부분 소규모 주택과 근린생활시설 부지에 대한 발굴로서, 서울시의 4대문 안 문화유적 보존방안에 따른 조치로 경복궁과 창의궁 터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특징이 있다.
※출처
1. 서울역사편찬원, '서울의 발굴현장'(역사공간, 2017)
2. 구글 관련 자료
2023. 1. 27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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